수혜 지역에는 막대한 땅값상승
40억대 혈세 투입 '엇박자 행정'
주민 반발… 市 "재개설 어렵다"
화성시 향남읍 평리 일대 도시계획도로 '향남소로 2-8호선'의 일부 개설·폐도를 놓고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도로가 개설된 지역은 민가가 없고 공직자 가족 소유 땅이 대부분 포함된 곳인 반면, 폐도된 지역엔 하루 1천여 대 이상의 차량이 진출입하는 곳으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주민들이 사용하지 않는 지역에 토지주 건의를 받아 도로를 개설하고, 많은 시민들이 찾는 지역은 개설하지 않는 엇박자 행정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 위치도 참조
18일 화성시와 해당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1997년 12월께 향남읍 평리 주변에 발안도시계획 재정비를 추진하면서 향남소로 2-8호선(총연장 368m) 도시계획도로 개설에 대한 결정고시를 했다.
이후 시는 2018년 시 공무원 가족소유 토지가 포함된 지역인 상부지역 115m 구간은 개설했지만, 하부지역 253m 구간은 교통영향이 미미하고 20년 이상의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라며 2019년 폐도시켰다.
폐도된 노선엔 3개의 대형건물(발안중앙빌딩·화성중앙종합병원·영암문화재단)이 있어 하루평균 1천여 대 이상의 차량이 회차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되지 않아 대형건물에서 곧바로 큰 도로 진입 시 빈번한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주민들은 교통사고 예방과 화재 시 탈출구 마련을 위해 폐도된 도시계획도로의 재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폐도된 도로의 재개설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폐도를 앞두고 2016년 향남읍 평리 81-139번지 일원 토지 소유자의 도시계획도로 조기개설 건의가 들어와 주민 참여형으로 일부구간인 115m만 개설했다는 것이다. 해당지역엔 시 직원 가족 소유토지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개설로 막대한 땅값 상승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설된 도로는 연결도로가 없어 5년간 방치됐다. 이후 2023년 도시계획도로 1-9호선과 1-10호선이 개설되면서 재포장을 거쳐 도로기능은 살아났지만 지금도 주택이 없어 이용객이 전무한 실정이다.
주민참여형 도로란 이름으로 개설비 40억원대(보상·공사)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해당 노선은 주민참여형(보상전 토지사용승낙)을 통해 선 공사인 기반시설 확충으로 지역개발 및 주민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착공한 것"이라며 "폐도된 지역은 20년 이상 장기 미집행된 시설에 대한 법령에 따라 자동실효로 해제됐다"고 해명했다.
화성/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