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마음의 고향… 독무대, 감회 새로워"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서 3관왕 '유망주'
드뷔시 '전주곡' 외 다채로운 연주 선봬

"10년 전 경기아트센터 무대에 처음 섰을 때 '이렇게 큰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 곳에서 리사이틀을 하게 돼 기쁩니다."
피아니스트 선율이 10월 1일부터 6일까지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리는 '2024 대한민국 피아노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 무대로 관객을 만난다. 그는 지난해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 3위, 비제우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를 하고, 올 7월에는 미국 3대 피아노 경연대회인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에서 우승을 포함해 3관왕을 차지하며 유망한 젊은 음악가로서 면모를 보여줬다.
선율은 경기아트센터와 인연이 깊다. 어린 시절을 수원에서 보낸 그는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우게 된 공연 중 하나로 2009년 경기도문화의전당(현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수원시향과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를 꼽았다.
이후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2013년에 경기문화의전당 피스 & 피아노 페스티벌의 디스커버리 콘서트에서 연주하게 됐고, 2021년에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들로 꾸린 '파이브 포 파이브'에서 마시모 자네티가 이끄는 경기필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보였다.

경기아트센터를 놀러 가듯 많이 찾았다는 선율은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선율이 이번 리사이틀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드뷔시의 '전주곡' 중 8곡과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의 3개의 악장',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8번'이다.
프로코피예프의 곡은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그를 우승으로 이끈 곡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학교 때 처음 들었던 이 곡의 첫인상은 선율에게 그리 좋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콩쿠르 곡을 짜면서 제대로 듣게 됐다고 한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고 암보가 까다로웠지만, 호기롭게 도전하는 과정에서 곡이 더욱 좋아졌다. 드뷔시의 전주곡 8곡도 콩쿠르 곡으로 획기적인 시도를 해보자는 스승의 조언에 전체 24곡 중 선별한 것이다.
선율은 많이 연주되지 않은 좋은 곡들을 찾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 이번 리사이틀에도 프랑스와 러시아 작곡가의 곡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이 반영됐지만,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레퍼토리이자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곡들을 들려주고 싶은 의도도 컸다.
선율은 "유명한 곡들을 치면 확실히 좋다. 그리고 여러 연주자의 레코딩을 통해 어느 정도 길을 알 수 있다"면서도 "반면 다른 데서 많이 연주하지 않는 곡들은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현재 파리 에콜노르말 음악원에서 피아니스트 올리비에 가르동을 사사하고 있는 선율은 여전히 음악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하는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며 닮고 싶다고 했다.
음악적으로는 어느 한 시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이다. 그는 "청중들이 선호하는 곡은 있지만, 시대만큼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음악들을 즐겁게 부족함 없이 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더불어 경기아트센터가 마음의 고향이라고 말한 선율은 수원에서 하는 첫 리사이틀 무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일 자신 있고 좋아하는 곡들로 채웠습니다. 물론 많이 부족하겠지만, 한 번의 연주도 소중하고 즐거운 기회라 다 같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율의 리사이틀은 10월 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