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마음·생명 지키는 일… 자부심·기쁨 갖게돼"
아침 등굣길 생명존중 캠페인 펼쳐
정부 생명사랑 프로젝트 중학교 유일
삼성생명 지원 등 전문 훈련 과정도
안양 부안중학교(교장·박점숙) 학생들의 등굣길. 현관에서 커다란 팻말을 든 학생들이 등교하는 친구와 선배들을 맞는다.
'앞으로 함께 할 네가 필요해', '소중한 당신을 지켜주세요'.
학생들은 친구들에게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다.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볼펜에는 '너 지금 괜찮니?'라고 새겨져 있다. 등교하는 학생들도 이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함께 활짝 웃는다. 아침 등굣길은 이렇게 사랑과 웃음으로 채워진다.
부안중학교 동아리 '생명 사랑 라이키(Life-Key)'는 우울하거나 고민이 있는 학생들을 곁에서 지켜주는 든든한 지킴이다.
생명 사랑 라이키는 삼성금융네트웍스·한국생명의전화·교육부가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생명사랑 라이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지난해 3곳의 학교들로 첫 출발을 했는데, 부안중학교는 중학교로는 유일하게 선정돼 첫 활동을 시작했다.
부안중 라이키는 올해 각 반마다 2명씩 총 12명의 1학년 학생들(윤서연(회장), 이채령(부회장), 정수빈, 김서원, 양하윤, 이나겸, 정세아, 고현우, 채정호, 김예은, 이지은, 이예나)로 구성됐다. 이들은 삼성생명과 대학생 멘토들의 지원을 받으며 전문적인 마음·생명 지킴이 훈련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7월11일에는 그동안 받은 마음·생명 지킴이 훈련을 바탕으로 각 교실들을 찾아 '마음보호지킴이 훈련'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달 6일에는 국회자살예방포럼 출범식에 초청 받아 국회의원들을 만나는 뜻깊은 자리를 갖기도 했다. 라이키 학생들은 자살 예방을 위해 국회가 더욱 노력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퍼포먼스를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어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2일에는 등굣길 생명존중 캠페인을 펼치고, 각 교실을 찾아 '마음 훈련'을 지원하는 활동도 펼쳤다.
윤서연 부안중 라이키 회장은 "친구들의 마음과 생명을 지키는 의미있는 활동이어서 12명의 라이키들 모두 자부심과 기쁨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부모님과 친구들도 라이키 활동을 응원해주고 있어 더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미연 지도교사(전문상담사)는 "라이키 학생들이 열심히 훈련을 소화하면서 마음보호훈련 강의 완성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을 볼 때 대견하고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마음보호훈련 강의에 학급 학생들이 잘 호응하는 것을 보며 생명지킴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안양/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