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산본, 마감 하루 앞두고 첫 접수 단지 나와

단독 추진, 세대 수 적어도 동의율 90% 안팎

“안 되리란 생각 해본 적 없어… 화합이 동력”

군포 산본 13구역 동백우성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26일 오후 2시 군포시청 앞에서 주민 동의서 등 선도지구 신청 접수를 위한 각종 서류들을 들고 있다. 2024.9.26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군포 산본 13구역 동백우성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26일 오후 2시 군포시청 앞에서 주민 동의서 등 선도지구 신청 접수를 위한 각종 서류들을 들고 있다. 2024.9.26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1기 신도시 재정비 선도지구 신청이 27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군포 산본에서도 26일 1호 신청 구역이 나왔다.

산본 재정비 선도지구 1호 신청 구역은 13구역 동백우성아파트다. 여러 단지가 통합된 구역이 아닌 개별 단지로 구성된 구역이다. 같은 13단지에 속한 개나리주공아파트가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라, 해당 구역은 동백우성아파트 1곳으로만 구성됐다. 금정역과 가까워 향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정차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624세대로 규모는 다른 구역에 비해 작은 편이라 통합 재건축·세대 수 항목에선 통합 재건축 추진 구역에 비해 불리한 측면이 있지만 선도지구 선정의 최대 관건인 주민 동의율이 산본 내 다른 구역에 비해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호 산본 13구역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이 26일 오후 군포시청에서 신청 접수서를 작성하고 있다. 13구역은 산본 특별정비예정구역 중 1번으로 선도지구 신청을 마쳤다. 2024.9.26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윤태호 산본 13구역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이 26일 오후 군포시청에서 신청 접수서를 작성하고 있다. 13구역은 산본 특별정비예정구역 중 1번으로 선도지구 신청을 마쳤다. 2024.9.26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이날 오후 2시 군포시청을 찾은 13구역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1호로 접수를 마쳤다. 정확한 동의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90% 안팎으로 설명했다. 13구역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측은 “한 장이라도 더 동의서를 받아 마지막 날인 27일 접수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혹시라도 부족한 서류가 있어 접수를 마치지 못하는 일 등을 대비해 하루 여유를 두고 접수하게 됐다”며 “1호로 접수하리라는 생각은 못했지만, 어느 구역 못지 않게 열심히 준비했다. 반드시 선도지구에 선정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윤태호 13구역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과의 인터뷰

산본신도시 재정비 선도지구 신청 접수를 마친 윤태호 13구역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9.26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산본신도시 재정비 선도지구 신청 접수를 마친 윤태호 13구역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9.26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산본 특별정비예정구역 중 1번으로 선도지구 신청 접수를 마쳤다. 소감은.

“처음엔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다.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더욱 더 쉽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소유주들 입장에선 자기 재산을 걸어야하는 일이니까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함께 뛰어줬던 재건축추진준비위원들, 부담감을 안고도 선뜻 동의해준 소유주들, 협조를 아끼지 않아 준 관리사무소 등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최선을 다했고, 이젠 하늘의 뜻인 것 같다.”

-선도지구 선정과 관련, 13구역의 경쟁력을 자랑한다면.

“지리적으로는 금정역이 가까워 향후 GTX 이용이 편하고 바로 앞에 공원도 있다. 제대로 재건축하면 산본의 랜드마크격인 아파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자부한다. 주민들의 기대감이 크고, 그만큼 재건축에 적극적이다. 지난 7월에 선도지구 관련 주민 설명회를 했는데 200명가량이 참석했을 정도였다. 재건축추진준비위원들 다수가 지난 2021년 리모델링을 추진했을 당시부터 오랜 기간 함께 했던 분들이어서 호흡도 잘 맞았다. 선도지구로 선정된다고 해도 성공적으로 재건축하려면 주민들과의 화합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구역의 경쟁력이 크다고 본다. 물론 저희 구역은 통합 재건축 추진 구역도 아니고 세대 수가 적어 불리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결국 주민 동의율이 가장 중요하니, 좌고우면하지 않고 동의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처음 추진했을 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선도지구에 선정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동의율을 높이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떤 전략을 세웠나.

“접근 방식을 다각화했다. 13구역 뿐 아니라 다른 구역도 마찬가지로 소유주들의 연령대가 높다. 이런 특성상 재정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어느 구역을 막론하고 있다. 재건축추진준비위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각 세대주들이 말하는 요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연구했다. ‘지인 찬스’ 전략이 특히 효과가 컸다. 처음 만나는 준비위원들이 동의서를 요구하면 거부 반응을 보여도, 평소 알고 지내던 이웃이 얘기하면 훨씬 너그럽게 반응하더라. 미거주 소유주들에 대해선 접근이 어려웠다. 그래서 임차인 분들에게 도움을 거듭 요청했다. 관리사무소 협조를 얻어 제가 틈틈이 동의서 제출을 독려하는 안내 방송도 했다. 그럼에도 자기 재산을 걸고 동의서며 신분증을 타인에게 제출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세상이 워낙 흉흉하니까 동의서가 어떻게 쓰일지 불안해하는 분들도 없진 않았다. 결국 믿음을 주는 게 중요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마음 한 뜻으로 화합하는 모습, 재건축추진준비위원들이 하루도 쉬지 않고 내 일처럼 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게 주민들에게도 믿음을 줬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