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생꽃게 사와보니 다리 절반 떨어져' 글 논란

상인들, 원산지 미표시 등 척결 '자정 노력' 나서
'제23회 축제' 관광객 45만명 방문 등 성공적 끝내

올해 초 '무게 속이는 영상' 올라와 또다시 오명
어시장, 과도한 호객 처벌·불공정 영구퇴출 의결
소래 드론 라이트쇼 등 부정적 이미지 회복 기대

매년 축제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축제를 준비하는 이들은 이 행사를 '신뢰 회복과 지역 관광 활성화의 계기'로 삼겠다고 하고, 시민들은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반신반의하며 행사장을 찾는다.

인천 남동구 대표 행사이자 수도권 최대 수산물 축제인 '소래포구축제' 얘기다.

소래포구 이슈앤스토리
지난해 9월 열린 '제23회 소래포구 축제'에서 시민들이 맨손 대하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남동구 제공

■ 수도권 대표 해양생태축제


인천 소래포구축제는 올해로 24년의 역사를 지닌 수도권 대표 해양생태축제다. 새우와 꽃게, 광어, 도다리 등 각종 신선한 수산물을 구매하고 맛볼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즐기는 꽃게낚시, 맨손 대하잡기 등 소래포구의 자원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매년 선보이고 있다.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각종 축하공연은 덤이다.

소래포구축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주관하는 'K-컬처 관광이벤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한국 방문의 해'(2023~2024) 기간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지역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선정하는 매력적인 한국문화 체험 콘텐츠다. 매년 4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소래포구 축제의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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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가 지난 12일 소래포구 어시장 일대에서 상행위 개선을 위한 관계부서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남동구 제공

■ 반복되는 논란과 상인들의 자정 노력


소래포구축제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한동안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하다가, 지난 2022년부터 방문객들을 직접 맞이하는 대면 축제로 돌아왔다. 하지만 매년 축제가 열릴 때마다 '바가지 가격' '과도한 호객행위' 등 논란이 뒤따랐다.

특히 지난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래포구에서 살아있는 꽃게를 구매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다리가 절반 이상 떨어진 죽은 꽃게만 담겨 있었다"는 글이 올라와 큰 비판을 받았다.

상인들은 곧바로 자정 의지를 보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인천수협 소래어촌계, 소래포구전통어시장, 소래영남어시장 등은 추락한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찾고자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지난해 6월 '고객 신뢰를 위한 자정노력에 최선을 다한다' '원산지 미표시, 호객행위, 비위생, 섞어 팔기, 바가지요금을 척결하기 위한 교육과 품질관리 협의를 지속한다' '자정대회를 순회 개최하며 상설화한다' 등 3가지 내용이 담긴 공동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열린 '제23회 소래포구축제'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먹거리 존' 상인들은 남동구가 시민들에게 약속한 '착한 가격 캠페인(1만원 이하)'을 지켰고, 가격 정찰제와 원산지 표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검사 결과 등으로 투명성을 더했다.

남동구도 수산물 안전관리 강화, 축제기간 주차장 무료 개방, 소래포구 어시장 계량기 수시 점검 등 공정한 상거래 질서 확립과 원활한 축제 진행에 힘썼다. 덕분에 지난해 축제에는 총 45만명이 방문하는 등 각종 오명을 벗는 듯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 회복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채 과제로 남았다. 올해 초 소래포구를 찾았던 한 유튜버가 바가지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또 남동구가 지난 3월부터 매주 현장점검을 벌인 결과, 실제와 다른 무게가 표시되는 저울 61개를 적발하는 등 일부 상인들의 바가지 상술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구는 불량 저울 61개를 비롯해 총 150건의 행정처분을 내리는 등 조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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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열린 '제23회 소래포구 축제'에 마련된 물고기 조명 터널에서 방문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동구 제공

■ 과제 안고 막 올리는 '제24회 소래포구축제'

소래포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다양한 생태자원을 담은 '제24회 소래포구축제'가 27일부터 29일까지 소래포구 일대에서 열린다. 남동구는 이번 축제를 기존 '먹거리형' 행사에서 벗어나 소래포구의 자연환경과 생태자원을 융합한 '생태자원형' 행사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맞게 올해 소래포구축제의 중심 주제도 '소래포구 생태자원'이다.

올해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소래 갯벌 머드 놀이터'와 '소래 염전 소금 놀이터'가 준비된다. 또 저어새 사진 전시, 해양생물 캐릭터 풍선 만들기, 아크릴 조명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부스도 마련된다.

소래포구의 상징물을 드론으로 표현하는 '소래 드론 라이트쇼', 소래포구 앞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소래 해상 불꽃쇼', 시민들이 참여하는 '버스킹 소래왕 선발대회' 등도 기대를 모은다. 가수 박정현, 홍진영, 울랄라세션 등의 축하공연도 준비돼 있다.

소래포구 상인들도 무너진 신뢰를 되찾기 위한 자정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소래포구종합어시장은 최근 총회를 열고 과도한 호객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 규격 바구니 사용 규정, 그 외 불공정 상행위에 대한 영구퇴출 등의 안건을 의결했고, 상인 교육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소래포구전통어시장도 올해 수차례에 걸쳐 상인 교육을 실시하고, 불친절한 상행위 근절을 위한 수시 방송과 자체 점검 등에 힘쓰고 있다.

박종효 남동구청장은 "9월 본격적인 꽃게철 시작과 축제를 맞아 많은 손님이 소래포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축제가 소래포구의 풍경과 생태자원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이번 기회에 상인들의 적극적인 자정 노력으로 소래포구 어시장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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