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즐길거리 가득한 생태하천 이야기 

 

6개 지방하천·23개 소하천 핏줄처럼 연결
황톳길·해바라기 군락 등 '핫플'로 인기
중랑천 발물쉼터, 주말 버스킹 공연 열려

도시하천 28㎞ 구간 걷고 싶은 길로 조성
스트로브 잣나무길 등 특색있는 명소 발굴
"하천서 계절별로 달라지는 자연 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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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벼농사를 짓기도 하고, 때론 공연장이 되기도 한다. 청보리, 수레국화, 메밀꽃, 해바라기 등 사시사철에 맞는 아름다운 군락지를 보면서 휴식을 즐길 수도 있고, 아침 저녁 운동과 산책을 할 수 있어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바로 의정부시의 하천 이야기다. → 위치도 참조

의정부시는 어느 동네에 살든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물이 있는 배산임수(背山臨水)를 경험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 도시다. 원도봉산·수락산·천보산·부용산·사패산·홍복산 등 크고 작은 산들이 도시를 감싸고 있으며, 중랑천·부용천·민락천·백석천·회룡천·호원천 등 6개 지방하천과 23개의 소하천이 핏줄처럼 도시 곳곳을 지난다.

의정부가 보유한 천혜의 자연환경 중에서 시민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하천이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둔치를 따라 걷기만 해도 마음의 위안이 되고, 건강해지는 하천은 의정부의 자랑이자 큰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민선 8기 의정부시정은 이런 하천의 가치를 살리고, 시민들이 더욱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과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의정부 생태하천
의정부 부용천 옆 신곡새빛정원에 해바라기가 만개해있다. /의정부시 제공

■ 맨발로 황톳길 걷고, 익어가는 벼를 보는 의정부 하천

최근 의정부시에서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는 명소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하천 옆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민락천 황토건강길과 부용천 신곡새빛정원(해바라기 군락지), 발물쉼터와 중랑천 벼농사 체험장 등 각각의 명소들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시민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먼저 민락천 제1인도교~궁촌교를 잇는 700m 구간에 조성된 민락천 황토건강길은 맨발걷기 열풍에 맞춰 맨발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곳이다. 황톳길을 맨발로 걸을 때 발끝으로 느껴지는 시원하고 부드러운 촉감은 중독성이 있어 '한 번도 안 걸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걸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온다. 황톳길을 걷고 흙이 묻은 발은 민락천 징검다리에 앉아 개울물에 씻는 것이 이곳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고 한다.

노란 해바라기 군락이 장관을 이뤄 SNS에서 포토스팟이자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신곡새빛정원도 부용천을 걷다보면 만날 수 있다. 의정부시는 과거 쓰레기산으로 불렸던 이곳을 정비해 정원으로 만들었는데, 계절별로 피는 꽃밭 풍경에 갈수록 방문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가을에 만개하는 해바라기 군락은 신곡새빛정원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저녁 노을이 질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시는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더욱 이곳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천을 따라 대왕참나무흙길과 소공원, 쉼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중랑천 호암교 인근에 위치한 '발물쉼터'는 커다란 버드나무 아래 쾌적한 휴식처로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다. 발 아래 물이 흐르는 휴식처라는 뜻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에 앉아있으면 졸졸졸 중랑천이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데, 자연을 느끼는 힐링공간으로 이만한 곳이 없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용자가 많아지는 주말 발물쉼터에선 수시로 버스킹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열리는 공연에 호평이 이어지자, 시는 겨울에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대형 천막을 설치해 '난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시민이 직접 모를 심은 벼농사 체험장도 중랑천 볼거리 중 하나다. 체험장의 벼들은 곧 추수를 앞두고 있는데, 시는 마찬가지로 벼베기도 시민들과 함께 나설 예정이다. 하천 한편에 마련된 벼농사 체험장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겐 생태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성인과 노령층에겐 추억을 회상하는 매개체로 역할을 한다.

의정부 생태하천
의정부 중랑천 둔치에 마련된 발물쉼터에서 시민들이 공연하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 "하천을 걷고 싶고, 머물고 싶은 힐링 공간으로"

의정부시가 어려운 재정상황 속에서도 하천 공간 조성에 열중하는 데에는 김동근 시장의 남다른 철학이 녹아있다. 시장이 되기 전부터 의정부 곳곳을 걸어다니며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하면 더 괜찮은 도시를 전할 수 있을까', '현 세대가 의정부를 더 맘껏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는 그는 의정부가 보유한 자연환경을 활용해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의정부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문밖을 나서면 바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도시. 자동차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고,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생태도시를 구현하면 자연스럽게 인구가 모이고 경제가 활성화한다는 것이 김 시장의 소신이다.

이런 배경에서 의정부에서 시민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 하천이고, 문화와 상권을 연계하기도 가장 좋은 통로도 의정부를 관통하는 하천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시가 하천 정책에 공을 들이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시는 앞으로도 시민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하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도시하천 28㎞ 구간을 대상으로 '걷고 싶은 길' 조성을 계속하면서, 스트로브 잣나무길·도심 속 담수욕장·음악정원·생활환경숲 등 다양하고 특색있는 명소를 발굴하고 조성해나갈 예정이다. 경기도와 함께 경기북부 일맥삼통하천길조성사업, 경기북부 저탄소 수변공원화사업, 맨발길 조성사업 등도 추진한다.

김동근 시장은 "의정부의 모든 하천을 시민이 걷고 싶고, 머물고 싶은 안전한 힐링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시민들이 하천에서 계절별로 달라지는 자연을 누리고 삶의 활력과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또 그것이 의정부의 자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 생태하천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민락천 건강황톳길을 시민들과 걷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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