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경기도·인천지역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이 기사를 클릭했다면 조금은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보통의 사람들이 오랜 기간 일군 귀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소상공인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백년가게란? - 중소벤처기업부가 100년 이상 존속을 돕고자 지정한 30년 이상 업력(국민 추천은 20년 이상)의 소상공인 및 소·중소기업.
경기도·인천지역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이 기사를 클릭했다면 조금은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보통의 사람들이 오랜 기간 일군 귀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소상공인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백년가게란? - 중소벤처기업부가 100년 이상 존속을 돕고자 지정한 30년 이상 업력(국민 추천은 20년 이상)의 소상공인 및 소·중소기업.
#'제2의 고향' 수원서 문 연 고깃집
코로나19는 '삶의 맛'을 무척 단조롭게 만들었습니다.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에서 기쁨과 즐거움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분노와 슬픔만이 남은 듯합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처럼 고된 하루를 위로해줄 일상의 소소한 행복조차 욕심이 되어버린 요즘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가게는 지난 1991년 수원시 장안구 거북시장 안에 문을 연 '진천 생고기'입니다. 온전히 하루를 살아낸 사람들에게 지난 30년 세월 동안 '삼겹살에 소주 한잔'의 즐거움을 제공한 곳입니다.
코로나19는 '삶의 맛'을 무척 단조롭게 만들었습니다.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에서 기쁨과 즐거움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분노와 슬픔만이 남은 듯합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처럼 고된 하루를 위로해줄 일상의 소소한 행복조차 욕심이 되어버린 요즘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가게는 지난 1991년 수원시 장안구 거북시장 안에 문을 연 '진천 생고기'입니다. 온전히 하루를 살아낸 사람들에게 지난 30년 세월 동안 '삼겹살에 소주 한잔'의 즐거움을 제공한 곳입니다.
진천 생고기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가게입니다. 진천(충북) 출신 진수진 대표와 부산이 고향인 그의 아내 김은순 대표가 '제2의 고향' 수원에서 고깃집을 연지도 어느덧 30년이 넘었습니다. 이 곳이 개업 초기에 좀 더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가 참 재밌습니다. 주변에 장사가 아주 잘 되는 고깃집이 있었는데, 손님들이 넘쳐나다 보니 한 발 늦은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근처 진천 생고기로 유입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지 그런 운으로만 30년 넘게 가게를 이어갈 순 없었겠지요. 주어진 기회를 잡기 위한 부부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신선한 고기를 갖다가 손님이 보는 곳에서 직접 썰어줍니다. 고기 가지고 장난치지 않음을 보여주고 신뢰를 주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네요."(진수진)
"고기든 채소든 재료를 속이지 않고 좋은 걸 쓰니까 손님들이 알아준다고 생각해요. 반찬도 매장에서 파는 걸 쓰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는 직접 손으로 하니까 아직 가게를 이어나갈 수 있는 불씨를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김은순)
#부부가 '제2의 인생'을 사는 까닭
이들 부부의 첫인상은 '금슬이 참 좋아 보인다'였습니다. 차분한 성품의 진 대표와 밝은 에너지를 가진 김 대표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오랜 기간 가게를 일궈왔을 겁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역경의 순간은 찾아왔습니다. 같은 고향 사람임을 내세우면서 접근한 사람에게 큰 돈을 사기당한 것입니다. 10년 넘게 지난 지금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언제 받을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어 답답할 노릇입니다. 어린 자식들의 고생까지 얹어진 돈이라는 생각에 더욱 억울함을 느꼈습니다. 어린 딸을 근처 슈퍼에 맡기거나 가게 한편에 눕혀놓고 장사를 하면서 힘들게 모은 돈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들 부부는 두 손을 꼭 잡고 칠흑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습니다.
"우리가 남들 놀 때, 그러지도 못하고 죽으나 사나 가게에 매달리면서 번 돈인데, 이런 큰돈을 날렸을 때는 말도 못했죠. 그래도 애들이 있고, 아내와 같이 어려움을 겪고 견뎌냈어요."(진수진)
"둘이 손을 꼭 잡았어요. 죽어가는 목숨에다 투자해 살아나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거라고. 젊으니까 다시 살 수 있다고."(김은순)
이들 부부의 첫인상은 '금슬이 참 좋아 보인다'였습니다. 차분한 성품의 진 대표와 밝은 에너지를 가진 김 대표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오랜 기간 가게를 일궈왔을 겁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역경의 순간은 찾아왔습니다. 같은 고향 사람임을 내세우면서 접근한 사람에게 큰 돈을 사기당한 것입니다. 10년 넘게 지난 지금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데다, 언제 받을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어 답답할 노릇입니다. 어린 자식들의 고생까지 얹어진 돈이라는 생각에 더욱 억울함을 느꼈습니다. 어린 딸을 근처 슈퍼에 맡기거나 가게 한편에 눕혀놓고 장사를 하면서 힘들게 모은 돈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들 부부는 두 손을 꼭 잡고 칠흑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습니다.
"우리가 남들 놀 때, 그러지도 못하고 죽으나 사나 가게에 매달리면서 번 돈인데, 이런 큰돈을 날렸을 때는 말도 못했죠. 그래도 애들이 있고, 아내와 같이 어려움을 겪고 견뎌냈어요."(진수진)
"둘이 손을 꼭 잡았어요. 죽어가는 목숨에다 투자해 살아나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거라고. 젊으니까 다시 살 수 있다고."(김은순)
#매일 아침 가게 문을 열게 하는 힘
진천 생고기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단골손님들은 이들 부부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게의 문을 열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은순 대표의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경기도청 공무원들은 진천 생고기의 주요 고객층입니다. 공직에 있을 때 자주 방문하다, 퇴임 이후 옛 생각이 나서 이곳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 중에는 '폐암'에 걸린 아픈 몸을 이끌고 아내와 함께 찾아온 손님도 있었습니다.
"'옛날에 진천집에서 먹던 고기 맛이 생각나서 왔다'고 하는데, 가슴이 엄청 뭉클했어요. 가게를 이쯤에서 접어야 하나 라는 고민이 드는 시점이었는데, 그 분을 보니까 잊지 않고 찾아주신다는 게 너무 감사했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장사를 해야 할 거 같아요."(김은순)
진천 생고기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단골손님들은 이들 부부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게의 문을 열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은순 대표의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경기도청 공무원들은 진천 생고기의 주요 고객층입니다. 공직에 있을 때 자주 방문하다, 퇴임 이후 옛 생각이 나서 이곳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 중에는 '폐암'에 걸린 아픈 몸을 이끌고 아내와 함께 찾아온 손님도 있었습니다.
"'옛날에 진천집에서 먹던 고기 맛이 생각나서 왔다'고 하는데, 가슴이 엄청 뭉클했어요. 가게를 이쯤에서 접어야 하나 라는 고민이 드는 시점이었는데, 그 분을 보니까 잊지 않고 찾아주신다는 게 너무 감사했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장사를 해야 할 거 같아요."(김은순)
물론 헤쳐 가야 할 어려움도 많습니다. 거북시장의 유동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엎친 데 덮친다고 코로나 여파로 매출이 3분의 2가량 감소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백년가게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은 이들 부부에게 새로운 자극이자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조금 인내를 갖고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더라고요. 장모님께서 늘 하신 말씀이 '진 서방 밥이나 먹고 살겠나'였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뭐가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변함없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신선한 고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보답하겠습니다."(진수진)
"모두가 대박을 원하는데, 대박보다 평범함 속에 일상의 소소한 행복도 좋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성공에 비중을 크게 두면 정작 소중한 것을 잃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앞으로도 정직하게 이 자리를 지키려고 해요."(김은순)
*진천 생고기 위치: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934번길 25. 메뉴: 육회, 안창살, 등심, 차돌박이, 갈매기살, 항정살, 삼겹살 등(소고기·돼지고기 국내산).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조금 인내를 갖고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더라고요. 장모님께서 늘 하신 말씀이 '진 서방 밥이나 먹고 살겠나'였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뭐가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변함없이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신선한 고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보답하겠습니다."(진수진)
"모두가 대박을 원하는데, 대박보다 평범함 속에 일상의 소소한 행복도 좋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성공에 비중을 크게 두면 정작 소중한 것을 잃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앞으로도 정직하게 이 자리를 지키려고 해요."(김은순)
*진천 생고기 위치: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934번길 25. 메뉴: 육회, 안창살, 등심, 차돌박이, 갈매기살, 항정살, 삼겹살 등(소고기·돼지고기 국내산).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