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 2010년 '60.5명' → 2019년 '32.3명'… 특화사업 괄목성과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생명지킴이 네트워크' 구축 큰 예방효과
철저히 지역으로 눈돌린 가평군, 정부·타지자체 눈여겨 볼 필요

코로나19 시국에 우울감을 느끼는 인구가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자살률이 특히 높은 한국사회의 정신건강 문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평균 자살률을 2배가량 웃돈다. 2019년에는 하루 평균 37.8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자살 문제에 있어 한국은 코로나 이전에도 매일 비상이었던 셈이다.
이제는 자살이 '사회적 문제'라는 사실에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살예방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경인일보는 이번 기획을 통해 자살예방사업의 주체로서 중앙정부가 아닌 '지역사회'의 역할을 조명하고자 한다. 실제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지역의 관점에서 자살예방사업을 살펴보고, 자살률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 편집자주
2019년 경기도에서는 모두 3천310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하루 평균 9명이다.
경기도의 자살률(인구 10만명 당 사망자 수)은 25.4명이었다.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한 시·군은 연천군(45.8명)으로, 포천시(43.9명), 양평군(38.1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자살률이 가장 낮았던 시·군은 파주시(20.0명)였고, 고양시(20.2명), 군포시(20.4명) 등이 하위권이었다.
지금부터 살펴볼 가평군의 2019년 자살률은 32.3명이었다. 경기도 내 군 단위 지역과 비교하면 분명 낮은 수치이긴 하나, 비교 대상을 경기도 전체로 확대할 경우 상위권에 속하는 숫자다.
가평군의 사례를 조금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과거 지표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2010년 가평군의 자살률은 60.5명으로, 경기도 시·군 중 가장 높았을 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 자살률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가평군에 이어 높았던 양평군의 자살률이 49.4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당시 가평군의 자살 문제는 분명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랬던 가평군은 10년 새 자살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전국을 통틀어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다.
가평군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역을 중심으로 섬세하게 특화한 사업 방식이 자리해 있다. 특히 가평군은 타 지역보다 훨씬 조건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각 지역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생명지킴이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자살 예방에 큰 효과를 거둬냈다.
철저하게 지역으로 눈을 돌려 사업을 풀어간 가평군의 노력은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전국 모든 지자체가 눈여겨 살펴볼 만하다. → 3면에 계속([경인 WIDE-자살률, 지역을 보다·(1)]고위험군 발굴하는 마을 리더들…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중앙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http://www.spckorea.or.kr/)와 경기도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https://www.mentalhealth.or.kr/)에서 거주지 인근 자살예방센터 전화번호와 주소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