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평균 '25.4명'보다 낮은 수원시
35.3명 - 17.7명 구별로 2배 격차
원인 제각각, 예방사업 특화해야
일본과 핀란드는 한때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였다. 동시에 자살률을 큰 폭으로 낮춘 경험이 있는 국가다. 일본의 자살률은 1999년 23.4명에서 2017년 14.9명으로 줄었다. 핀란드 역시 같은 기간 23.1명에서 14.6명으로 낮췄다.
두 국가의 자살률이 감소한 이유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지역사회의 참여다. 정부는 이미 다양한 자살예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획일적인 자살예방사업은 모든 지역에서 똑같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이 존재하지 않듯, 같은 목적의 사업도 각 지역의 사정을 고려해 달리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 역할은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몫이다.
■ 구마다 동마다 다른 자살률
수원시의 2019년 자살률(인구 10만명 당 사망자 수)은 25.2명이었다. 경기도(25.4명)와 전국(26.9명) 자살률보다 낮다. 그런데 수원시 자살률을 구별로 나눠보면 평균에 가려진 숫자가 드러난다.
수원시 4개 구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A구는 35.3명, 가장 낮은 D구는 17.7명이었다. 같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은 거의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이 차이는 각 구의 상이한 특성에서 나온다. 구도심인 A구는 상대적으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인구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신도심인 D구와 비교해 소득 수준도 낮다.
최근에는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기존에 구축되어 있던 지역공동체가 무너진 사정도 있다. 구를 동 단위로까지 세분화하면 구의 특성이라고 일반화할 수 없는 세세한 요인들이 나타난다.
한 동네에서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이에 영향을 받은 또 다른 누군가가 잇달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관찰된다고 한다.
'다년간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대규모아파트단지 건설, 거주민 이주, 신규유입 인구 증가현상 높아짐에 따라 지역공동체 감소, 빈부격차 심화현상 등이 나타남. 이로 인해 잔여 원주민 비율이 높은 A구의 자살률이 5년 동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2021년 수원시 자살예방시행계획)
수원시는 이와 같이 자살과 관련한 지역적 특성을 분석하고 있다. 각 지역 사정에 알맞은 자살예방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백민정 수원시자살예방센터 상임팀장은 "센터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노인복지관과 지역 마트, 지구대, 파출소 등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협조해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하는 등 자살예방사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그래프 참조·3면에 계속([경인 WIDE-자살률, 지역을 보다·(2)]국가 정책에 '아이디어' 더해…'지역맞춤 예방사업' 발굴)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중앙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http://www.spckorea.or.kr/)와 경기도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https://www.mentalhealth.or.kr/)에서 거주지 인근 자살예방센터 전화번호와 주소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