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601001055800051042.jpg
서수원칠보체육관 내부. /경인일보db

프로농구단 KT 소닉붐이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6월9일자 인터넷보도=kt 소닉붐, 수원 칠보에 정착… 경기도농구協 "지역인재 배출 등용문 돼줄 것 기대")하면서 수원시는 야구·축구·배구·농구 프로 스포츠단 6개 연고지가 됐다.

수원시는 이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 도시에 4개 프로스포츠 구단이 있는 것은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수원시가 유일한 까닭(6월16일자 10면보도=수원시, 4대 프로스포츠단 보유… 사계절 내내 관전잼 특명, '프로 어벤져스' 시민활력 상륙)이다.

그간 프로스포츠단 유치에 힘써온 염태영 수원시장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염 시장은 "수원시민들이 활기차고 역동적인 스포츠를 즐기실 수 있게 됐다"며 "프로농구 구단 유치가 지역경제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취재후는 수원 KT 소닉붐이 수원으로 오게 된 역사와 남은 과제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수원 KT 소닉붐이 수원시로 오기까지
수원 KT 소닉붐의 역사는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실업농구단 선수들만을 의류기업인 나산그룹에서 품으면서 광주 나산 플라망스로 창단했다. 창단 당시 정규리그 5위를 기록하며 6강 진출에도 성공했지만, 모기업 부도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이후 1999-2000 시즌을 앞두고 인터넷쇼핑몰 업체였던 골드뱅크가 구단을 인수하면서 연고지를 전남 여수로 옮겼고, 팀 이름을 코리아텐더로 바꿨다. 연고지 이전도 잠시 성적 부진 등으로 위기를 맞은 구단은 2003년 부산광역시로 연고지 이전을 결정했다. 당시 프로농구단이 부산시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2003년 11월 KTF가 팀을 인수해, 부산 KTF 매직윙스로 2004년을 맞이했다. 2009년엔 KTF가 KT와 상호합병을 하면서 농구단 이름도 KT 소닉붐으로 변경했다.

KT 소닉붐의 수원 연고 이전설은 2014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수원 KT WIZ의 홈구장인 수원 KT 위즈 파크에 KT 스포츠 사무실이 자리 잡으면서다. 또 수원 호매실지구에 서수원칠보체육관이 개관하면서 염태영 수원시장이 프로농구단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마저 내비치며 이전설은 더해져 갔다.

잠잠하던 이전설은 KBL의 '연고지 정착 권고'를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KBL은 구단 측에 2023년까지 연고지 내에 선수단 숙소·구단 사무국 모두 위치해야 한다고 통보한 것이다.

부산시와 연습체육관 관련 갈등을 겪었던 KT 소닉붐은 농구단의 연고지를 수원으로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KBL에 제출했다. 수원시 장안구엔 지난 2010년 100억원을 들여 개장한 KT 스포츠단의 클럽하우스인 KT 빅토리움이 위치해 있다. 이곳은 선수단 숙소와 연습체육관도 함께 있다. 지난 9일 KBL 이사회가 연고지 이전을 승인하며 수원 KT 소닉붐이 됐다.

수원에 프로농구단이 생기는 건 20년 만이다. 프로농구 원년에 수원 삼성 썬더스가 수원을 연고로 창단됐으나, 2001년 연고지를 이전한 뒤 프로농구단은 없었던 것. 이번 수원 KT 소닉붐이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수원에서도 농구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2021061501000607500029101.jpg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2021~22시즌 경기는 수원에서 열리지만… 갈 길이 '멀다'
연고지 이전이 공식화하면서 오는 10월부터 수원 KT 소닉붐의 경기가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다. 서수원칠보체육관은 2012년 착공해 2016년 2월 개장한 따끈따끈한 신축 체육관이다. 좌석은 고정 2천700여석, 가변 1천300여석 규모다.

프로농구 경기를 위한 리모델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벤치 공간이 협소하단 단점도 있거니와, 홈 구장인 만큼 일부 인테리어나 외관 등 일부를 바꿀 필요가 있는 것. 현재는 준공 당시 모습 그대로다. 아마추어 경기 등을 진행하기엔 문제가 없지만, 프로경기를 위해선 일부 개선이 필요한 셈이다. 그래도 지난 2018년 여자프로농구 OK저축은행 읏샷(현 부산 BNK 썸)이 1시즌 동안 임시 홈구장으로 쓰기도 해 프로농구 경기를 하기엔 문제가 없다는 평가도 있다.

'체육관 사용료'도 주요 관심사다.

수원시는 지난 2013년 '수원시 체육시설 관리 운영 조례'를 개정해 수원 연고프로팀의 경기에선 관람수입에 의한 사용료를 포함한 금액을 100분의 80까지 감면할 수 있게 열어줬다. 조례에 따르면 서수원칠보체육관 체육경기 전용 사용료는 야간경기 기준 평일 13만2천원, 주말·공휴일 17만2천원 선이다.

평일 10만원, 주말·공휴일 15만원 선인 종합운동장 야구장 사용료와 비슷하다. 다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냉·난방, 조명, 전기, 음향, 샤워실, 전광판 사용료는 모두 별도로 책정돼 앞으로의 협의가 중요하다.

교통 접근성도 살펴봐야 한다. 수원 호매실지구는 현재진행형인 개발지구인 만큼 교통도 해마다 개선되고 있다. 서수원칠보체육관 주변도 마찬가지다. 입지는 수원 외곽이지만, 교통 접근성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인근엔 '가온마을 4단지·서수원칠보체육관' 버스정류장이 있어 농구경기를 관람하러 온 팬들은 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1호선역을 기준으로 성균관대역·화서역·수원역 모두 이곳을 향하는 버스 노선이 있어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서울에서 오더라도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광역버스 노선이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다.

남은 과제는 많지만, 아직 수원시와 KT 소닉붐 간 공식 협의는 없었다.

연고지 이전 결정이 난 뒤 1차례 만나긴 했지만, 인사 차원이었고 실무 협의나 일정 등을 논한 적은 없다.

수원 KT 소닉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수원시와 논의한 건 없다"며 "다음 시즌에 맞춰서 차질없이 경기 일정 소화할 수 있도록 수원시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수원시 관계자도 "1차례 만나긴 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내용을 논의한 건 없다"며 "시민들이 프로 농구경기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