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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연합뉴스

이번 달부터 다음 달 초 크래프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대어급 IPO(기업공개) 일정이 몰려들며 장외주식 시장 열기까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장외주식 시장은 아직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하지 않은 비상장 주식 거래를 말합니다. 상장 절차에서 얻을 수 있는 공모주는 수가 한정되는데 비상장 주식은 원하는 수 만큼 거래가 가능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유망 종목의 비상장 주식을 미리 싼 값에 사뒀다가 향후 상장 시기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거예요. 다만 크래프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처럼 이미 청약 일정을 코앞에 둔 공모주의 경우 가격 상승 요인이 이미 반영돼 상장 초기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입니다. 비상장 주식을 미리 사둔다고 해서 나중에 상장 직후 무조건 수익을 기대할 거라 보장하기 어렵다는 거죠.


오늘은 아직 장외주식 시장 거래 경험이 없는 분들을 위해 최근 관심을 끄는 크래프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종목을 예로 들어 장외주식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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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C 시장 /연합뉴스


■ 청약 앞둔 종목, 단기적 수익 어려울 수도

올해 마지막 대어급 IPO로 꼽히는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의 코스피 상장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공모주 일반청약 일정이 각각 7월 26~27일(카카오뱅크), 8월 2~3일(크래프톤), 8월 4~5일(카카오페이)이고, 상장은 8월 5일, 10일, 12일입니다.

이중 크래프톤은 중복청약 가능 기준이 되는 증권신고서 제출 기한(6월 20일) 전에 증권신고서를 내 중복청약이 가능하지만,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그렇지 않은 상태라 단일 증권사를 통한 청약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현재 상장 시 예상 시가총액이 30조를 넘길 거란 얘기까지 나오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장외주식 시장 열기가 뜨겁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 상단을 3만9천원으로 정했는데, 장외주식 시장에선 이미 8만4천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으니까요.

거래량 또한 가장 높은 수준이에요.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30분 기준 카카오뱅크 장외주식 거래 관련 게시글 수가 3만877개에 달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장외주식 시장에서는 중고거래 사이트처럼 게시글을 통해 매수·매입자가 서로 협의하고 거래를 하기 때문에 게시글 수가 많은 만큼 거래량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문제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공모주 청약을 눈 앞에 둔 종목은 카카오뱅크를 예로 들어 공모가 3배에 달할 정도로 가격이 이미 올라 향후 상장 하더라도 단기적 수익은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에요.

카카오뱅크는 지난 달만 해도 장외주식 시장에서 9만 원대 가격으로 거래되다 최근 8만 원대로 하락했고, 크래프톤도 공모가 상단 49만8천 원을 이미 넘어선 57만5천원에 가격이 형성된 데다 이마저 더 하락하는 상태입니다. 이날 기준으로도 0.86% 떨어졌습니다.

결론적으론 두 종목 모두 지금 장외 주식을 매입해서는 단기적 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상장 첫 날 따상을 기록하더라도 1주당 10만1천원 수준이기 때문에 현재 장외주식 시세인 8만4천원을 뺀 만큼 수익밖에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가, 최근 공모주 청약이 과열돼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따상에 실패하는 전례를 보여 이마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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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증권플러스 비상장 주식시장 인기 종목 상위에 속하는 종목. 카카오뱅크가 상장 전 공모가 상단으로 정한 3만9천원의 3배에 가까운 8만4천원 수준에 거래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증권플러스비상장 캡쳐


■ 유망 종목 선정해 장기적 투자 노려야

그럼에도 최근 주식 투자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공모주 청약에 관심을 갖는 개인 투자자도 증가하면서 장외주식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7일 장외주식(K-OTC) 시장 시가총액이 22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말 대비 5조493억원(29.6%) 증가한 수치이며 2014년 11월(42조811억원) 이후 최대 규모이기도 합니다.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으로만 봐도 전년 동기(43억1천만원) 대비 21억6천만원(50%) 증가한 64억7천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면 장외 주식시장에선 어떤 투자 전략을 가져야 할까요. 아직 관련 이슈나 상장 계획이 알려지지 않은 종목 중 유망 종목을 분석해 장기적 투자를 노린다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장외 주식시장은 말 그대로 비상장 주식인 만큼 종목에 대한 정보가 적고 변동성이 높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일단 비상장 주식은 같은 종목임에도 개인 협의로 최종 거래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매매가격 간의 간격이 크고, 상장 주식에 비해 거래량이 적다 보니 유동성이 낮아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주식을 취득하거나 처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소량의 매매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변동될 수 있어요.

또 비상장 주식은 해당 종목 기업의 공시가 이뤄지지 않아, 증자·감자·액면분할·소각·양도제한 등 주식 권리변동 관련 정보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아직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망한 종목을 분석해 사전에 투자할 경우 향후 상장 시 큰 수익을 노릴 수 있지만, 그를 위한 정보 접근성과 거래량이 적은 데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한 투자에 나서야하겠습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