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요 원인으로 2030 젊은층 꼽았다가 '트위터 글' 수정 해프닝
누적 확진자 50대>20대>40대>30대순… 큰 차이 없어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게 골자다. 퇴근하면 외부 활동을 하지 말고, 곧바로 집으로 향하라는 의미로 사실상 외출금지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거리두기 격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도입됐다. 지난 7일부터 1천212명, 1천275명, 1천316명, 1천320명 등 연일 1천명대를 훌쩍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확진자 중 전염률이 높은 변이바이러스까지 나왔다.
하지만 주요 확산 원인으로 20·30세대를 지목하면서 청년층이 억울함을 호소(6월30일자 인터넷보도=수도권 코로나19 급증에 '20·30' 거론… 청년층 부글부글)하고 있다. 세대별로 두루두루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특정 세대를 부각하는 건 너무하다는 취지다.
이번 주 취재후는 코로나19 방역을 둘러싼 일련의 갈등을 다뤄본다.
코로나19 확진자는 7월 들어 폭증세다. 지난 7일 처음으로 1천200명대를 넘어선 이후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10일엔 1천320명이 나오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번 폭증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난 7일부터 각각 990명, 994명, 963명, 1천21명이 수도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 지자체별로는 10일 기준 서울이 501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경기도 441명, 인천이 79명 나왔다.
정부는 주요 원인으로 20·30 젊은 층을 꼽았다. 수도권에서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유흥시설과 학원 등을 고리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언급은 지난달 30일 온라인 정례브리핑에서 나왔다. 당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0대와 30대를 필두로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청·장년층들의 감염이 많이 늘어나고, 환자 수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은 하루 확진자가 794명으로 전날보다 200여명 늘어나며 대유행 조짐을 처음 보였다.
다만 연령별 확진자를 살펴보면 의아함이 든다. 20대는 195명, 30대는 141명, 40대는 168명, 50대는 138명이다. 20·30대 336명, 40·50대 306명으로 불과 30명 차이다. 직전일인 29일과 비교해도 20대가 139명에서 195명으로 1.4배, 30대가 115명에서 141명으로 1.2배 늘었을 때 40대는 96명에서 168명으로 1.75배, 50대는 94명에서 138명으로 1.4배 늘었다. 단순 숫자로 비교해도 20·30세대가 하루 새 82명(254명→336명) 늘 때, 40·50대는 116명(190명→ 306명)으로 증가했다.
확진자가 폭증한 7일을 살펴봐도 차이는 크지 않다. 20·30은 550명, 40·50대는 420명으로 130명 차이가 끝이다. 9일은 20·30대 561명, 40·50대 457명으로 114명 차이다. 물론 20·30대가 더 늘어난 건 맞지만, 40·50대도 확진자 폭증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7일엔 정부 트위터 글과 이미지가 일부 수정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 공식 트위터 계정엔 지난 7일 '수도권 지역 거리두기를 14일까지 연장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트윗 내용 중엔 '무증상 감염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감염 확산의 고리를 미리 차단할 수 있도록 수도권 20~30대 시민 여러분께서는 증상 없더라도 적극적인 검사 참여 요청드립니다.'란 문구가 있었는데, 이 문구가 나중에 '당분간 모임과 회식을 자제해주시고, 증상이 없더라도 진단검사에 협조해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드립니다.'고 돌연 수정됐다.
함께 첨부된 이미지 컷에서도 '20~30대 분들께 요청드립니다' 란 문구만 빠졌다가 가장 최근엔 '증상이 없더라도 진단검사 받아주세요, 당분간 모임·회식 자제해주세요'라는 문구도 빠졌다. 젋은 층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잇따른 논란에도 정부는 이번 대유행이 20·30대 확진자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라디오 방송에서 "젊은이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층)활동량이 늘면서 전파가 되는 상황은 맞다"고 말했다. 또 하루·이틀이 아닌 경향성은 20·30대가 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도 말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앞서 6월 넷째 주(20~26일) 확진자 분석 결과 20대 신규 확진자가 총 636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50대 630명, 40대 602명, 30대 554명 등이 이었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20대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불공정한 잣대'란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특히 백신 접종에서 가장 마지막 순번으로 두곤 확산의 책임까지 지우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크다.
수원에 거주하는 최모(23)씨는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을 수가 없어 불만인 애들이 많다"며 "(언론기사보니) 이번 확산 책임을 우리한테 돌리고 있던데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토로했다. 용인에 거주하는 이모(27)씨도 "지킬 것 다 지키고, 공부도 자취방에서 홀로 하면서 방역수칙 지키려고 노력하는데 이러니 허탈하다"며 "특정 연령이 아니라, 정부에서 먼저 거리두기 완화하겠다고 나선 게 더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반발 목소리가 거세다. 온라인 커뮤니티 'MLBPARK Bullpen'에 올라온 '금일자 정부 2030 갈라치기 근황'이란 글엔 86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곳에서 네티즌들은 "회식은 2030만 하냐", "2030 백신 못맞춘건 모르겠고 그냥 2030이 돌아다녀서 잘못이라는건가…", "제일 후순위로 미뤄놓고 엉뚱한 소리한다" 등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커뮤니티 'theqoo'의 '이거보면 40대도 비슷한데 왜 2030 갈라치기를 하지'란 제목의 글에서도 글쓴이는 "30대·40대·50대가 비율 비슷하고, 오히려 30대보다 40대가 좀 더 크게 증가했는데, 왜 2030 탓을 하나. 사회활동 많고, 백신 못 맞은 세대들이 결국 다 걸리는 것"이라고 적었다.
실제 백신접종자 수는 20대가 가장 낮다. 만 18~29세 올해 상반기 백신 1차 접종자는 79만6천911명이다. 30대는 136만9천228명, 40대는 111만1천60명, 50대는 104만7천488명, 60대는 593만8천606명이다.
누적 확진 통계도 의아함을 더하다.
20대 누적 확진자는 10일 기준 2만6천559명이다. 30대는 2만3천755명, 40대는 2만6천41명, 50대는 3만367명이다. 누적으로 보면 50대, 20대, 40대, 30대 순이다. 차이도 50대를 제외하곤,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치명률도 2030이 압도적으로 낮다.
20·30대 사망자는 지금까지 총 11명이다. 치명률도 20대 0.01, 30대 0.03에 불과하다. 40대 15명 사망, 50대 73명 사망, 60대 245명 사망, 70대 583명 사망, 80대 이상 1천109명 사망한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물론, 확진자가 급증하면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에 번질 수 있어 위험하다는 우려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백신 접종이 고령층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증 책임을 찾기보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현실적인 대안은 해외사례를 참조하면 된다.
유로2020에서 보이는 유럽국가의 응원행태에선 '마스크'를 찾을 수 없다. 영국 확진자는 3만명까지 나오고 있지만, 오는 19일부터 마스크를 벗고 봉쇄를 풀기로 했다. 영국당국은 "백신 접종으로 사망률도 독감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설명을 내놨다.
백신 접종률이 60%를 넘은 싱가포르는 앞으로 백신접종을 더하게 되면 봉쇄를 하지 않고, 감염자 추적과 확진자 수 집계를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내기도 했다. 독감처럼 위중한 환자만 관리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결국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접종 완료와 관리가 코로나19 종식으로 향하는 첫 발이라고 볼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많은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가 완료되는 시점을 종식의 시작이라 여긴다"며 "50대가 그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50대의 사망율은 0.3%에 불과하지만 중증화율은 1.5%이고, 50대에서 큰 폭으로 유행하게 되면 중환자가 늘어 사회적 위험이 될 수 있다"며 "1회 접종이 아닌, 2회 접종까지 끝나야 90%대 이상의 중증화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식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종식시점을 당겨야 하는데, 돌아가는 조치가 일부 보인다"며 "고등학교 3학년 접종이 표적이다. 고3과 수능은 특별하지만, 아직 시점이 남은 만큼 이 물량을 50대와 기저질환자에게 배정한다면 더 종식시점을 앞당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백신 수급에 맞춰 백신 접종 일정을 구상하고 있다.
7월 말~8월 중에 50대 접종을 진행하고, 8월 중순 이후 40대 이하 접종을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12일부터 50대 백신접종 사전예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17일까지 엿새 간 이뤄지며, 대상자는 약 352만4천여명이다. 이들은 모더나 백신을 맞는다. 하지만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보건당국은 "50대 연령층에 대한 예방접종 규모 및 일정은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며, 확정되는 대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7~9월 입영 예정인 병사, 부사관 후보생 등은 희망자에 한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는다.
교육·보육 종사자 중 38만 명도 화이자 백신을 먼저 맞는다. 어린이집·유치원 및 초등학교 1∼2학년 교직원과 돌봄인력 등이 대상이며 13일부터 접종한다. 사전 예약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