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론'에 직면한 여성가족부가 지난 15일 카드뉴스·보도자료를 통해 여성가족부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주로 화제가 된 건 '여성가족부는 여성만을 위한 조직이다?'에서 '아니'라고 한 6번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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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에 대한 오해, 사실은 이렇습니다! /여성가족부 제공

여성가족부는 근거로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들고 나섰다. 그간 혜택을 본 이들이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다는 것이다. 세부 통계로 여성가족부는 '15~19년 기준 국가직·지방직 공무원의 추가 채용인원, 즉 수혜인원 총 1천591명 중 남성이 1천204명으로 75.7%에 달한다는 걸 내세웠다.

이를 두고 의아함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고위직은 여성이 더 많고, 지방직·9급 위주로 남성이 좀 더 많았다는 말도 나온다.

정말 그런지 확인해봤다.
국가·지방 구분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국가직 공무원에서는 여성이,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지방직 공무원에서는 남성이 혜택을 더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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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직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자료/인사혁신처

국가직

제도 도입 당시부터 2019년까지 국가직 공무원에서는 여성이 혜택을 더 봤다. 여성이 348명, 남성이 211명 혜택을 본 것이다.

연도별로는 차이가 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는 여성이 133명으로 남성의 17명에 비해 압도적이다.

이런 경향은 2014년까지 이어지다 역전됐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여성이 76명 혜택을 볼 때, 남성은 19명에 그쳤다.

2015년부터는 남성이 176명 혜택을 봤을 때, 여성은 139명이 수혜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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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직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자료/인사혁신처

지방직

총 숫자에선 남성이 1천898명으로 1천317명의 여성보다 더 많이 혜택을 봤다.

다만 연도별로는 차이가 있다. 2009년까진 국가직과 같이 여성이 933명으로 남성 582명보다 더 많았다.

2010년부터는 남성이 앞서나갔다. 2010년 14명을 시작으로 2019년 192명까지 1천316명의 남성이 추가합격했다.

여성은 2010년 10명에서 2019년 35명까지 384명이 혜택을 봤다.


급수별
급수별로는 '7급' 이상은 여성이, 8·9급은 남성이 혜택을 더 봤다.
7급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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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이상 국가직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자료/인사혁신처


7급 이상 국가직에선 여성이 더 많이 혜택을 봤다.

2010년에서 2019년까지 남성이 29명이 추가 합격할 때, 여성은 96명이 혜택을 봤다.

이중 5급에선 남성이 8명, 여성이 21명 추가 합격했다. 7급은 남성 21명, 여성 7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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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이상 지방직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자료/인사혁신처

7급 이상 지방직에서도 여성이 더 많이 추가 합격했다.

2010년에서 2019년까지 남성이 7명 추가 합격할 때 여성은 36명 혜택을 봤다.

8급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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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국가직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자료/인사혁신처


9급 국가직에선 남성이 더 많이 추가 합격했다.

2010년에서 2019년까지 여성은 111명 추가 합격했다. 같은 기간 남성은 163명 혜택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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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급 지방직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자료/인사혁신처
8·9급 지방직에선 남성이 압도적이다.

2010년에서 2019년까지 남성은 1천309명, 여성은 348명 추가 합격했다.

합격자 비율
합격자 비율은 국가직 9급은 2014년부터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졌고, 5·7급은 계속 여성이 남성보다 적다.

지방직에서는 8·9급에선 여성이 더 많고, 7급에선 여성이 차츰 많아져 2019년엔 50%에 근접했다.
2010년 이후 국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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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직 7급 이상 합격자. 자료/인사혁신처


먼저 국가직 5급에선 여성 합격자 비율이 40%대를 유지 중이다. 2010년 여성 163명이 합격해 44.2%를 기록했고, 2019년엔 148명이 합격해 39.3%로 나타났다.

남성은 2010년 206명이 합격해 55.8%를, 2019년엔 229명이 합격, 60.7%를 기록했다.

국가직 7급은 합격자 총 수는 늘었지만, 여성 합격자 비율은 40% 아래를 유지 중이다. 2010년 여성 155명이 합격해 34.2%를, 2019년엔 여성 308명이 합격해 38.1%를 기록했다.

남성은 2010년 298명이 합격해 65.8%를, 2019년 501명이 합격해 61.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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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직 9급 합격자. 자료/인사혁신처

국가직 9급은 여성 비율이 더 높아졌다. 2010년 여성 682명이 합격해 41.5%를 기록했지만, 2019년엔 2천907명이 합격해 57.4%로 뛰었다. 남성은 2010년 962명이 합격해 58.5%를, 2019년 2천160명이 합격해 32.6%에 그쳤다.

2010년 이후 지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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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지방직 합격자. 자료/인사혁신처


지방직 7급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지만, 최근 들어 비율이 비슷해졌다. 2010년 여성 합격자는 78명으로 38.6%였고, 2019년엔 398명으로 49.7%까지 올랐다.

남성은 2010년 124명으로 61.4%에서, 2019년 403명으로 50.3%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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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급지방직합격자. 자료/인사혁신처

지방직 8·9급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2010년 여성합격자는 2천117명으로 52.2%를, 2019년엔 1만2천451명으로 58.5%를 차지했다.

남성은 2010년 1천939명 47.8%에서 2019년 8천840명으로 31.5%에 그쳤다.

번외) 양성평등채용목표제 역사

 

양성평등채용목표제는 자체는 지난 2002년 12월 도입돼 2003년 시행됐다. 논의 자체는 더 오래됐는데, 1989년 공무원 성별제한모집 철폐가 시작이었다. 이후 공직에 여성 공무원이 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1995년 12월 국가직 여성공무원 채용목표제가, 이듬해인 1996년 3월 지방직 여성공무원 채용목표제가 각각 도입됐다. 이후 2002·2003년 이름이 바뀌어 현재에 이른다.

제도 자체의 기준은 '30%' 이상이다. 시험실시단계별로 남·여 모두 선발 예정 인원의 30% 이상 되도록 일정 합격선 내에서 선발예정인원을 초과해 합격시키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5·7·9급 국가공무원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7·8·9급 지방직공무원 선발시험 중 5명 이상인 시험이다. 단, 교정·보호직렬은 예외다.

여성공무원 숫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은 '여성관리자 임용확대 5개년 계획'으로 이어졌다. 4급 이상 여성관리자를 늘리는 게 주요 목표다. 2006년 12월 1차 계획에 이어 지난 2017년엔 4차 계획까지 나왔다. 2019년 6월엔 공공기관에도 확대됐다.
종합

세부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가직에선 여성이, 지방직에선 남성이 더 혜택을 많이 봤다. 또 상대적으로 낮고 많이 뽑는 8·9급에선 남성이, 7급 이상에선 여성이 혜택을 많이 봤다.

통계로 살펴보면 남·녀 모두 혜택을 받는 부분이 있다. 다만,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생긴 목적이 '여성 관리자'를 더 늘리는 것이라는 걸 고려해 보면, 현 양성평등채용목표제는 그 목적을 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온전히 여성을 위한 정책이란 결론을 짓기엔 모호한 부분이 있다. 낮은 직급에선 남성도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

결국 결론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로 볼 수 있다. 정확히는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가 옳은 답에 가깝다.

전체 지원자 성별 차이, 시험별 난이도 차이 등도 공개된 바가 없어 단순 절대 수나, 비율로 판단하기에 무리인 부분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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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별 양성평등 채용제 적용에 따른 추가합격자 현황. /인사혁신처 제공

 

 

→ 바쁜 독자를 위한 요약

8·9급에선 남성이 혜택을 더 많이 봄.
7급 이상 고위직에서 여성이 혜택을 더 많이 봄
뽑는 절대 숫자가 8·9급이 더 많아서 총 숫자에선 남성이 앞섬.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