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면 가열로 갑자기 바람 부는 '스콜' 비 동반하나 기온 하락 없음
소나기는 대기불안정으로 내리는 비… 기온 소폭 하락
우리나라 제주도는 아열대 기후지만 수도권은 '글쎄'
최근 평균 기온은 상승세… 지구온난화 막을 대안 마련해야
하루가 멀다 하고 수도권 곳곳에 많은 양의 국지성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맑고 습한 날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쏟아지는 소나기에 동남아시아 지역의 '스콜'이 우리나라에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다.
정말 그런지 알아봤다.
> 스콜?
스콜이란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해 수 분 동안 지속하다 멈추는 현상을 뜻한다.
세계기상기구에선 풍속이 초속 11m 이상이면서 풍속 증가가 초속 8m 이상으로 1분 이상 지속하는 현상으로 정의한다. 스콜은 강수를 동반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비를 동반하더라도 벼락같은 비가 쏟아내다 수 분 만에 다시 맑은 날씨로 바뀌게 된다. 일반적으로 스콜은 습한 지역에서 지표면이 계속 가열돼 뜨거운 공기가 대류에 의해 상승하면서 발생한다. 대기 상층에 차가운 공기가 없어 비가 내리더라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 소나기?
소나기는 낮 동안 달궈진 지표면에서 발생한 강한 상승기류가 상층 비교적 찬 공기와 만나면서 비교적 좁은 지역에 갑작스레 내리는 비를 뜻한다. 대기 상·하층의 온도 차가 커지면 천둥·번개·우박이 동반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선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있는 여름철 소나기가 잦다. 북쪽에서 내려온 상층 건조한 한기와 지표면 뜨거운 열기가 만나면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열섬현상으로 더 뜨거워진 도심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지만, 어디에서 나타날지 예측하긴 매우 어렵다.
특징은 비가 한차례 내리고 나면 온도가 소폭 내려간다는 점이다. 겨울철과 같이 매우 찬 공기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공기가 지표면으로 내려오면서다.
기상청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기상청은 "스콜이 내리는 지역은 비가 와도 공기가 급격히 바뀌기보다는 계속해서 습하고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지만, 우리나라 소나기는 건조한 공기가 원인이기에 강수 이후에 오히려 신선해진다"고 설명했다.
> 기후 분류?
현대 기후 분류는 기후학자 코펜(W.Koppen)이 1884년 세계의 식물 분포에 맞게 분류한 데에 기초를 둔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개정해 오늘날에 이른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기후 분류이기도 한 이 분류법에서는 열대·건조·온대·냉대·한대 기후 등 크게 5가지로 구분한 뒤, 세부기준을 둬 세계 기후를 설명한다. 명료하게 구분해 세계의 기후대를 잘 설명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세계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변곡점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우리나라는 온대 기후에 속한다. 최한월의 평균 기온이 3도(또는 0도)에서 18도 사이인 기후로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기후대로 알려져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가 된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
> 아열대 기후?
아열대 기후는 열대와 온대의 중간 정도에서 열대에 조금 더 치우친 기후를 말하지만, 코펜의 분류 속에선 쉽사리 찾기 힘들다. 기상학자마다 세부 기준도 다르다. 미국의 지리학자 글렌 트레와다의 기준에 따르면 평균기온 10도가 넘는 달이 1년 중 8개월을 넘으면 아열대 기후다. 우리나라에선 통상 최한월(가장 추운 달) 평균기온이 5.1도 이상 18도 미만이면서 월평균기온이 20도 이상인 날이 4달 이상인 지역으로 설명된다.
아열대 기후에서 더 더워지면 열대기후로 분류된다. 동남아시아 등 적도에 가까운 지역에 분포하는 더운 기후로 보면 된다. 공통적인 기준 평균 기온이 18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극값이 내려갈 수는 있어도, 평균을 내면 18도를 초과한다는 의미다. 스콜 등에 따른 많은 강수나, 덥고 습한 공기 등도 특징이다.
글렌의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제주도와 포항·부산·거제·여수·진도 등 우리나라 남해안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가 된다.
우리나라의 기준에 따르면 1월 평년 평균기온이 6.1도인 제주도만 아열대 기후에 속한다.
> 그럼 수도권은?
지난해 기준으로 봐도 아열대 기후는 아니다.
가장 추웠던 12월이 영하 0.4도로 기록됐고, 평균 기온이 10도가 넘는 달도 7개월에 불과한 까닭이다.
평년 평균기온으로 봐도 가장 추웠던 1월이 수원 영하 2.1도, 서울 영하 1.9도, 인천 영하 1.5도로 크게 낮았다.
수도권 연 평균기온은 12.3도로 이전 기후평년값(1981~2010년) 당시 기온인 11.9도보다 0.4도 상승했다.(그림 오른쪽) 10년 단위로 비교하면 1980년대 11.5도에서 2010년대 12.6도로 무려 1.1도 가량 올랐다.(그림 왼쪽)
현재 수도권은 지속적으로 기온이 상승 추세에 있다. 이전 평년(1981~2010)과 비교하여 신 평년(1991~2020)의 평균기온은 0.3도 높아졌다. 연대별 평균기온도 0.7도, 0.1도, 0.3도 등으로 꾸준히 상승세다.
원인으론 지구온난화가 꼽힌다. 여름은 이전 평년보다 5일 늘어났고, 봄과 겨울은 3일 짧아졌다.
구체적으론 봄이 3월 12일에 시작돼 5월 30일에 끝나 80일로 기록됐고, 여름은 5월 31일부터 9월 24일까지로 117일이다. 가을은 9월 25일부터 11월 26일까지로 63일, 겨울은 11월 27일 시작해 2월 27일에 끝나 105일로 집계됐다.
최고기온 상승보다 최저 기온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최고 기온이 16.7도에서 17도로 오를 때 최저기온은 7.8도에서 8.2도로 오른 것으로 나타난 것. 수도권 내륙지방이 많이 올랐다.
또 폭염은 1.7일, 열대야는 1.9일이 늘어난 반면, 한파일수는 되려 0.9일 감소했다.
이렇듯 지구온난화의 징조가 기후변화로 나타나자 정치권에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로 했다.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5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3개 시나리오 초안'을 마련했다. 1안은 기존 화력발전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신재생발전을 늘리는 내용을, 2안은 화력발전을 중단하면서 천연가스 발전을 유지하는 내용을, 3안은 화력·천연가스 모두 중단하고 모두 신재생발전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각각 담았다.
탄소중립위는 이 세 가지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 10월 말 정부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