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반려동물입양센터(이하 센터)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쉬지 않는다. 공휴일만 빼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점심시간 낮 12~1시) 항상 문을 연다.
조금 더 많은 이들이 찾아와 많은 댕댕이들이 입양되길 바라는 마음인가 보다.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센터는 4명의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센터장은 화성시에 위치한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장을 겸직하며 화성에 상주한다.
공휴일은 휴무지만 방문·상담 등 일반인에게 개방을 안 할 뿐이지 댕댕이들의 사료 등을 챙기기 위해 누군가는 출근해야 한다. 실제로 명절 연휴만(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로 옮겨 관리) 빼고 1년 대부분을 4명이 교대로 근무, 녹록지 않은 곳이다.
우선 훈련사 자격증을 소지한 김태희, 이지현 주무관은 입소한 개들의 관리·교육과 입양 전반을 담당한다.
카페 관리·입양 상담·사후 관리 등 각자 다양한 업무
가장 힘든 건 '기르던 개 맡아줄 수 없냐'는 전화
댓글은 많지 않지만 조용히 홈페이지(cafe.naver.com/ggpetadoptioncenter, 네이버 카페)에 들어와 보고 가는 회원들만 200명 정도되니 '1일 1글'을 목표로 댕댕이들의 근황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일도 한다.
또 다른 직원 강석자, 서예진씨 역시 관리·교육 등 전반적인 업무를 지원하며 세심하게 개들을 보살핀다.
기본적으로 다들 직접 개를 키우거나 좋아한다. 그렇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최대 9마리가 입소할 수 있는 센터는 항상 개들의 털 날림으로 4인방의 작업복이 희끗희끗하다.
센터가 건물 2·3층으로 이루어져 아이들이 실내서 생활하다 보니 비 오는 날 비릿한 냄새 때문에 위생에 더욱 신경 쓰는 등 어려운 점도 있지만 사람이 무서워 구석으로만 도는 댕댕이들을 볼 때면 안쓰럽기도 하고 입양가서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때면 보람된다고.
정작 이들이 가장 힘들다고 말한 것은 의외였다.
바로 '기르고 있는 개를 맡아줄 수 없냐'는 전화다. 경제적 이유로, 가정 상황으로, 반려견의 문제로, 중병에 걸려 장기간 입원을 해야해서 등 각종 이유로 아이러니하게 입양센터에 '유기'를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 평균 3통꼴로 온다는 이야기에 꽤 당황스러웠다.
혹여 센터 앞에 개들을 유기하면 CCTV 등으로 확인, 경찰에 고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절대로 그런 만행(?)을 저지르는 사람이 없길 바라본다.
센터 운영에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사람들, 바로 '자원봉사자'다.
공휴일만 제외하고 매일 문을 열다보니 4명의 직원이 교대근무를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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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은 '1365자원봉사포털'에서 받는다. 청소, 용품정리, 댕댕이 사회화 활동 등을 돕는 역할(8월15일 인터넷 보도=[안녕하시개!- '경기도반려동물입양센터'를 가다] #1 자원봉사 어디까지 해봤어?)을 한다. 중학생 이상이면 가능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현재는 성인만 신청할 수 있다.
70%는 대학생… 봉사활동 이수과정으로 참여자 많아
"가족 반대로 개 못 키우고 있는데 마음껏 놀 수 있어"
센터 자원봉사자의 70% 정도는 대학생이다. 학교 봉사활동 이수과정때문에 알아보다 오는 경우가 많다고. 실제로 기자가 자원봉사체험을 하는 동안 만난 대다수가 대학생이었다.
광교에 거주하며 지난해 12월 개관 때부터 꾸준히 주 1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 이정민씨. 그는 "개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곳에 오면 함께 할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센터 근처에 살면서 지나가다 보고 오게 됐다는 20대 이효정·현정 자매는 올해 1월부터 한달에 한번 꼴로 같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유독 눈이 가는 아이들이 입양을 갔을 때면 살짝 섭섭하기도 하지만 좋은 보호자를 만났다는 기쁨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학교 봉사시간을 채우려 1365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댕댕이들한테 이끌려 온 서인지씨는 화성시에서 온다. 서씨는 "가족 반대로 개를 못 키우고 있는데 이곳에서 여러 아이들과 마음껏 놀 수 있어 자꾸 오게된다"고 말했다.
친구따라 오는 경우도 있다. 일을 잠시 쉬게 되자 평소 출퇴근 길에 봐두었던 센터에 봉사를 자원한 김정선씨. 센터에서나마 댕댕이들을 만나며 대리만족을 느껴 또 다른 친구 정종우씨까지 끌고 왔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이런 곳에도 쓰인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다른 곳에도 센터가 더 생기길 바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자원봉사자 없이는 센터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만에 하나 갑작스럽게 못 오는 경우엔 급히 다른 사람을 알아볼 수 밖에 없다. 강지은씨가 그런 경우였다.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센터에 호기심이 생겨 지원했는데 기존에 예정된 봉사자 2명 모두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재공고가 나면서 운 좋게(?) 바로 봉사를 올 수 있었다고.
센터 측에 의하면 이외에도 휴가기간에 짬을 내어 온 군인, 파주에서 연차 내고 온 직장인, 짬을 내서 오는 주부 등 다양한 봉사자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개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를 지닌 이들은 다들 한결같이 말했다. "봉사가 아니라 힐링이에요."
/이송기자 snow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