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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SKIET 시간대별 주가 그래프가 표시되어 있다. 21만원에 거래된 SKIET 시초가는 상장 직후 소폭 상승했으나 이후 장중 약 20% 이상 하락하고 있다. 2021.5.11 /연합뉴스

하반기 대어급 IPO(기업공개)로 불렸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크래프톤 등 공모주들이 연이어 '따상(시초가의 공모가 두배 형성 후 상한가)'에 실패했습니다. 올 들어 신규 투자자들을 주식 시장으로 끌어들인 '공모주=따상'이란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겁니다.

최근 계속된 일부 IPO 종목들의 고평가 의견도 큰 영향을 미쳤겠으나 공모주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심리도 변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공모주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재미있는 건 위와 같은 대어급 종목들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최근 IPO에 나선 중소형 공모주들은 잇따라 따상은 물론 따상상상까지 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거예요. 오늘은 갈수록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는 국내 주식 공모주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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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2위의 공모 규모에도 청약 흥행에서 참패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크래프톤 상장 축하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2021.8.10 /연합뉴스

■대어급 공모주는 실패인데 중소형은 '따상상상'?

올해 하반기 최대 규모 IPO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크래프톤은 상장 첫 날이었던 지난 10일 따상은 커녕 공모가인 49만8천원 대비 8.84% 하락한 45만4천원으로 장을 마쳤어요. 이후 더 떨어져더니 13일 기준으로 여전히 공모가보다 12.24% 하락한 43만7천원인 상태에요.

카카오뱅크도 뜨거웠던 기대만큼의 성과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6일 상장 이후 2거래일 만에 상승세가 꺾인 뒤 폭락하고 차츰 성장세를 되찾고 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크고 거래량도 며칠 새 크게 줄어든 모습이에요.

반면 따상도 아닌 '따상상상(상장 첫 날부터 3일 째 따상)'을 달성한 공모주가 있어요. 대어급도 아닌 중소형 종목 '맥스트'에요. 지난달 29일 코스닥 무대에 데뷔한 맥스트는 메타버스 테마주 흐름을 타고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죠. 이날 기준으로는 공모가(1만5000원) 대비 주가가 무려 500%로 뛰었어요.

지난 12일 상장한 중소형 공모주 플래티어도 당일 공모가(1만1천원)의 두 배인 2만2천원의 시초가로 시장에 등장해 곧바로 상한가를 달성하며 따상에 성공했어요. 다음날인 13일오 주가가 10.49%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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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2위의 공모 규모에도 청약 흥행에서 참패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외벽에 크래프톤 상장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8.10 /연합뉴스

■수요예측, 성장성 등 복합적 요인 따져야

이렇게 대어급은 따상에 실패하고, 오히려 중소형 종목이 연이은 따상을 나타내는데 그럼 도대체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공모주 투자에 나서야 할까요.

먼저 주식 시장에 상장되는 과정에서 해당 종목에 대한 '기관 수요예측'을 살펴봐야 합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상장 첫 날보다 이전에 발표되는 데요, 중소형 공모주로 최근 따상을 기록했던 원티드랩과 플래티어의 1503.91대1, 1631대1에 비해 크래프톤은 겨우 243.15대1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IPO 규모와 관계없이 1천대1 이상 경쟁률을 나타내는 게 일반적이었던 걸 감안하면 낮은 경쟁률이었다고 볼 수 있죠.

또 해당 종목에 대한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정도도 따져봐야 합니다. 크래프톤의 경우 실제로 상장 이전부터 높은 공모가 탓에 고평가 논란을 피해가지 못해 결국 증권신고서 내용을 수정하기도 했어요.

물론 기업공개를 앞둔 해당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성장성과 관련 전방 산업의 성장 모멘텀을 분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요즘과 같이 공모주 열풍이 뜨거운 시기엔 그 이외 여러 요인들도 복합적으로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서야 혹시 모를 따상 실패나 손실에 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