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다'는 '샅샅이 훑어가며 살피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입니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는 물류 거점 도시입니다. 인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물류 관련 활동을 '키워드' 중심으로 톺아보겠습니다.

'허브(hub)'라는 단어는 신문과 방송에서 종종 쓰이는 단어입니다. 경제·산업, 특히 물류와 항공 분야에서 자주 쓰입니다. 많은 분이 '동북아 허브 인천공항', '물류 허브 부산항'이라는 표현을 접해보셨을 겁니다. 허브는 '중심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바퀴의 중심축'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바큇살들이 모이는 가운데 부분이 허브인 것입니다. 이 때문에 허브는 물류 분야에서 '화물이 모이는 곳'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 화물이 모이는 인천국제공항을 '글로벌 물류 허브' 등으로 표현합니다.

'물류 허브'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환적(換積)'입니다. 영어로는 Transshipment이며, 물류 업계에서는 'T/S'라고 줄여 씁니다. 환적은 여객들의 환승이랑 비슷한 개념입니다. 항공 화물을 예로 들면 중국 베이징공항에서 실린 화물이 인천공항에 내려진 뒤 다른 항공기에 실리는 과정을 말합니다. 환적 화물의 많고 적음에 따라 해당 공항·항만이 허브 역할을 하는지 구분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허브 공항'을 말할 때에는 여객들의 '환승'이 주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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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항공기에 화물이 적재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Q. 환적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화물은 출발지와 목적지가 있습니다.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바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일 겁니다. 그러나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한 번에 가는 항공편이나 선박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중간에 특정 공항·항만을 경유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환적이 발생합니다.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바로 가는 운송편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용과 일정 등이 맞지 않으면 환적이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중국 베이징공항에서 미국 뉴욕JFK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이 2주 뒤에 있다면, 이보다 빠른 항공편을 통해 화물을 인천공항에 보냈다가 미국으로 보내는 게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인천공항의 환적 화물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A. 2020년 인천공항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282만2천364t입니다. 이 중 환적 화물은 115만826t으로, 전체의 40.7%를 차지합니다.

인천공항은 꾸준히 40% 안팎의 환적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물동량과 환적률이 동시에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올해 인천공항은 개항 이후 처음으로 연간 물동량 300만t을 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2020년보다 10% 안팎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환적 물동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9년과 2020년에 인천공항이 물동량 기준 세계 3위를 기록한 것도 환적 화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인천공항만큼 환적 물동량 비중이 높은 곳은 많지 않습니다.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등이 인천공항과 함께 환적이 활발한 허브 공항으로 꼽힙니다.

 

Q. 환적 화물 집계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A. 인천공항 환적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출발지 →인천공항 →도착지'의 흐름입니다. 예를 들어 무게가 5t인 가전제품이 중국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미국으로 간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가전제품은 '중국→인천공항', '인천공항→미국'의 단계를 거쳐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인천공항 입장에서는 중국에서 인천공항으로 올 때 5t으로 집계되고, 이 화물이 항공기를 바꿔서 미국으로 나갈 때도 5t이 기록됩니다. 실질적으로는 5t의 화물이 움직인 것이지만 10t의 물동량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환적 화물은 인천공항 물동량 창출에 도움이 되는 '효자 화물'이기도 합니다.

Q. 인천공항에서 환적이 이뤄진 화물은 어느 나라로 많이 가나요?
A. 환적 화물을 인천공항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인천공항에 오는 '도착 화물'과 인천공항에서 나가는 '출발 화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환적 화물 중에서 인천공항 도착 화물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입니다. 출발 화물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입니다. 중국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미국으로 가는 화물이 가장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많은데, 미국으로 가는 항공편이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인천공항 환적 화물을 국가별로 보면 50여 개 국가에서 인천공항으로 화물을 운송한 뒤, 다른 국가로 보냅니다.

출발 화물과 도착 화물은 국가별로 차이가 많았습니다. 인천공항 도착 환적 화물은 중국, 홍콩, 미국, 일본 순이었습니다. 10위는 캐나다가 차지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환적 화물의 목적지를 국가별로 구분하니 미국이 가장 많았습니다. 중국, 베트남, 일본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인구 2만1천명의 작은 국가 '팔라우'로 가는 화물도 인천공항을 경유합니다.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환적한 화물 1t이 팔라우로 향했습니다.

<2020년 인천공항 국가별 환적 도착 화물 /단위 :t>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국가

물동량 

 중국

181,727 

 홍콩

85,841 

 미국 

76,775 

 일본 

62,194 

 베트남 

37,011 

 말레이시아 

21,644 

태국
21,114 
 독일
13,965 
 싱가포르
11,837 
 캐나다 9,906 


<2020년 인천공항 국가별 환적 출발 화물 /단위 :t>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국가

물동량 

 미국 

247,802 

 중국 

80,114 

 일본 

51,705 

 베트남 

25,658 

 홍콩 

24,739 

 독일 

24,003 

 싱가포르 

16,893 

 영국 

12,453 

 오스트리아 

12,105 

 말레이시아

9,547 



Q. 환적 화물도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왔다가 나가는데 수출입 화물이라고 볼 수 있나요?
A. 수출입 화물이 아닙니다. 수출입 화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관세선'입니다. 수입 화물은 관세선을 넘어야 수입이 되는 것입니다. 국경이랑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관세선은 대부분 국경과 일치하지만 그렇지 않은 관세선도 있습니다. 바로 보세창고입니다. 보세창고는 수입 절차가 끝나지 않은 화물을 보관하는 공간입니다.

환적 화물은 보통 항만과 공항 인근에 있는 보세창고로 옮겨진 뒤, 원하는 선박·항공기에 실립니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국내로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수출·수입 물량으로 집계되지 않습니다.

인천공항 일대는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돼 있고, 이곳에서 많은 보세창고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환적 화물은 자유무역지역 보세창고에 보관되기도 하고, 보관 기간이 길지 않은 화물 등은 화물터미널에 두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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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에 있는 판토스 인천공항센터. 환적 화물은 이러한 물류센터에서 보관되다가 목적지로 가는 항공기에 실리게 된다. /경인일보DB

Q. 환적 화물이 많아 좋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환적 화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노선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국가·도시와 연결돼 있다는 점은 국내 수출입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국내 기업이 수출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많은 노선이 있기 때문에 수출입과 관련한 제약을 덜 받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멕시코에서 국내로 부품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인천공항을 통해 바로 수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인천공항의 노선 네트워크가 다양하지 않다면 타국을 경유해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다른 나라에서 환적이 이뤄지면 운송 비용이 늘어날 수 있고, 운송 시간도 길어집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물품을 더 비싸게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입니다.

인천공항은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수출입 선택지를 넓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수출입 화물만 처리하는 항만과 공항은 국내 경제 상황이 좋고 나쁨에 따라 처리하는 물동량이 큰 차이를 보입니다. 환적 화물이 많은 공항·항만은 외국의 물품도 처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내 업황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환적 화물은 공항이나 항만을 벗어나지 않고 처리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용이 덜 드는 화물이기도 합니다. 수출입 화물은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육상운송을 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과 '도로 파손'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합니다. 환적 화물은 이러한 사회적 비용이 적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환적 물동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Q. 인천항에서도 환적이 많이 이뤄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인천항은 한 해에 3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를 처리하는데, 이 중 환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1%도 되지 않습니다. 인천항은 수출입 중심 항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환적 화물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내에서는 부산항이 인천공항처럼 해상운송 분야에서 아시아 허브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환적 화물도 많습니다. 부산항은 연간 2천만TEU의 화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환적 화물 비중은 50~60%에 달합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