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다'는 '샅샅이 훑어가며 살피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입니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는 물류 거점 도시입니다. 인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물류 관련 활동을 '키워드' 중심으로 톺아보겠습니다.

물류는 화물이 이동하는 모든 과정입니다. 화물을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운송하는 것이 물류의 핵심입니다. 물류는 태생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활동입니다. 선박·항공기·화물차 등 화물을 싣고 이동하는 운송수단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예선(曳船), 토잉카(Towing Car) 등도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이 외에도 지게차, 크레인, 컨베이어벨트 등 에너지를 쓰는 장비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들 장비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큽니다. 10만t을 넘는 선박도 있고 항공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컨테이너 크레인의 높이는 45m에 이릅니다. 항만과 공항은 대형 장비들이 모여 있는 대표적인 물류 거점입니다.

자연스럽게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탄소를 배출하고, 미세먼지를 발생시킵니다. '오염 유발 시설'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방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국내 항만과 공항도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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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Q. 공항과 항만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어느 정도 되나요?

A.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100이라고 한다면 '5' 안팎이 공항·항만 분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항공 산업은 트럭, 선박, 항공기 등을 포함한 전 세계 운송 부문(transport fuel consumption) 연료 소비의 약 12%를 차지합니다. 또 2017년 기준으로 항공 분야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2%를 차지하는 중점 배출원입니다.

해운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해사기구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해운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3%에 이릅니다. 항공과 해운 분야를 합하면 전체의 5%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류 분야 운송수단은 항공기, 선박, 트럭이 대표적입니다. 많은 화물을 싣고 다니는 만큼 개인용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많은 힘을 필요로 합니다. 이 때문에 물류 분야에서 사용하는 연료는 대부분 경유(diesel)입니다. 경유는 휘발유와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에 큰 힘을 낼 수 있는 연료이기 때문입니다. 물류 분야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는 경유는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힙니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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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LNG 추진 예선 '백령호(324t)' 용골거치식이 인천 동구 화수부두에 있는 디에이치조선에서 열렸다. /경인일보DB

 

Q. 선박 연료를 경유 외에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게 가능한가요?
A. 네 그렇습니다. 전국 최초로 인천항에서 'LNG를 연료로 한 예선'이 이달 중 운항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LNG를 연료로 사용하면 경유와 비교했을 때 황산화물 100%, 질소산화물 92%, 분진 99%, 이산화탄소 23%를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인천항만공사에서 운용하는 항만안내선 '에코누리호'는 국내 최초의 LNG 추진 선박입니다. 에코누리호의 연간 탄소 저감량은 약 100t으로 소나무 2만 그루가 흡수하는 탄소량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LNG 추진선은 건조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각 나라는 탄소 저감을 위해 LNG 추진선을 건조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新造(신조) 발주 집중될 친환경 선박분야 경쟁현황과 향후 전망' 자료에 따르면 LNG 추진선 건조 규모는 2020년 20조원에서 5년 만인 2025년 13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적으로 2029년까지 발주될 선박은 2천500~3천척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2030년이 되면 국내에서 건조되는 선박의 60%가 LNG 추진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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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LNG 추진 예선인 '백령호' 조감도. 이달 중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Q. 해운 분야에서 선박의 연료 전환 외에 다른 변화는 무엇인가요?

A. 친환경 에너지로 꼽히는 수소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일고 있습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SK와 수소항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수소항만은 수소의 생산, 물류(수입·저장·공급), 소비·활용 등을 모두 아우르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갖춘 항만을 의미합니다. 해수부는 수소를 생산·수입하고 수요처에 공급할 수 있는 수소생태계의 최적지가 항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외에서 수소를 수입하는 관문이자 LNG를 수입해 생산하는 데도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항만에는 선박뿐 아니라 컨테이너 크레인, 야드 크레인, 지게차, 화물차 등 다양한 장비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장비를 수소로 운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든다는 게 해수부와 SK의 계획입니다.

해수부는 여수광양항을 첫 수소항만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입니다. 첫 사업은 수소 스테이션입니다. SK는 여수광양항만공사에 충전소 등의 기능을 갖춘 수소스테이션 건립을 제안했습니다. 항만 장비의 수소연료 단계적 전환 등 항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실증사업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입니다. 해수부는 여수광양항에 이어 인천항, 부산항에도 수소항만 생태계를 구축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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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와 SK는 친환경 수소항만 구축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해양수산부 제공

 

Q. 항공 분야에서 추진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정책은 무엇인가요?
A. 항공기의 바이오 연료 도입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항공기는 빠르게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빠른 만큼 많은 연료를 소모합니다. 이 때문에 항공기를 이용하는 여행을 두고 '반환경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항공 업계는 항공 산업의 친환경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연료를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는 작업입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현대오일뱅크와 바이오항공유 제조·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바이오항공유는 곡물이나 식물, 해조류, 동물성 지방 등을 원료로 만들어집니다. 일반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지만, 항공유보다 3배가량 비싼 가격과 생산·급유 인프라가 부족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와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바이오항공유 제조·사용기반 조성' '국내 바이오항공유 사용을 위한 시장조사·연구 개발' '바이오항공유에 대한 인식 향상·관련 정책 건의' 등의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최근 SK에너지와 탄소중립항공유 도입을 위해 협력키로 하는 등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번 협력에 따라 대한항공은 우선 제주와 청주 출발 국내선 항공편을 대상으로 1개월 소요 분량의 탄소중립항공유를 SK에너지로부터 구입합니다. 탄소중립항공유는 원유 추출, 정제, 이송 등 생산부터 사용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탄소배출권으로 상쇄해 실질적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 항공유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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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설치된 수소충전소.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Q. 항공사뿐 아니라 인천공항도 변화가 있나요?
A.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바이오항공유를 체계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대한항공이 바이오항공유를 적극 도입하려고 해도 공항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바이오항공유 확산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공사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바이오항공유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바이오항공유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바이오항공유 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해 바이오항공유 현황, 관련 국제기구, 선도 국가, 주요 기업 동향, 국내 바이오항공유 생산·수입·수출 여건 등을 파악한다는 방침입니다. 바이오항공유 연관 산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파악하고, 이들 산업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분석합니다. 이러한 연구·분석 결과를 토대로 인천공항공사는 바이오항공유 생산·공급 전망 등을 인천공항 중장기 로드맵에 반영할 방침입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수소 차량 확대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은 올해 1월 제1여객터미널 인근에 수소충전소를 조성한 데 이어 7월 제2여객터미널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했습니다. 공항 이용객의 충전 편의성뿐만 아니라 공항 업무용 차량의 친환경 전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수소전기차 91대(승용 84대, 버스 7대)를 운영 중이며, 2022년까지 수소버스 12대를 더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