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다'는 '샅샅이 훑어가며 살피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입니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는 물류 거점 도시입니다. 인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물류 관련 활동을 '키워드' 중심으로 톺아보겠습니다.

항공기가 가장 빠른 운송수단이라면 선박은 가장 크고 저렴한 운송수단입니다. 우리나라 교역에서 무게를 기준으로 하면 해상 운송이 차지하는 비율은 99.7%에 이릅니다. 교역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항공 운송의 비중은 20% 안팎으로 올라가지만, 무게 기준은 0.3%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해상 운송의 중요성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해상 운송의 비중은 압도적입니다. 이는 지형과도 연관돼 있습니다. 지구 표면의 71%가 바다로 이뤄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 면적은 5억1천100만㎢ 정도인데, 이 중 71%인 3억6천만㎢가 바다로 이뤄져 있습니다. 바다 면적이 넓다 보니 바다를 이용한 운송이 활성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부피의 제한을 크게 받지 않고, 많은 화물을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저렴한 운송 가격도 해상 운송의 비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천항은 국내 2위 컨테이너 항만입니다. 인천항에서 처리되는 화물 중 컨테이너 화물을 제외한 벌크화물 물동량도 연간 1억t에 달합니다. 벌크화물은 '비컨테이너 화물'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선박들이 매일 인천항을 오갑니다. 이들 선박에 실린 화물은 곡물, 원유, 전자제품, 자동차, 의류, 식품, 목재 등 다양합니다.

2021092501000798300039361.jpg
원유운반선 VLCC가 인천대교를 통과하고 있다. /경인일보DB

Q. 컨테이너에 실리는 화물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컨테이너선은 대표적인 화물선입니다. 정육각형 모양의 컨테이너에 실리는 화물도 다양합니다. 전자제품, 생활·주방용품, 의류, 기계류, 자동차, 식품류까지 컨테이너에 실립니다. 컨테이너에 싣는 화물의 종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점차 더 많은 화물이 '컨테이너 화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목재류는 대표적인 비컨테이너 화물이었으나, 최근엔 가공목재가 컨테이너에 실리고 있습니다. '돌덩이'도 컨테이너에 싣고 다닌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컨테이너 선박이 많아지고, 노선이 다양화되면서 '비컨테이너 화물'의 '컨테이너화'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 대부분은 컨테이너에 실린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아직 컨테이너를 이용하지 않는 화물이 있습니다.

Q. 화물선 중 컨테이너 선박 외에 다른 선박은 어떤 종류가 있나요?
A. 컨테이너에 실리지 않는 대표적 화물이 원유와 LNG 등 에너지 관련 화물입니다. 인천항 북항 위쪽으로 대한항공 부두와 SK인천석유화학 부두가 있습니다. 이들 부두는 다른 부두와 달리 원유운반선만 접안합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LNG부두도 LNG 운송선박만 오갑니다. 이들 화물은 액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굳이 컨테이너에 나눠 담을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큰 규모의 통에 한꺼번에 담는 것이 적재와 하역 모두 편리합니다. 이 때문에 액체류는 컨테이너화가 이뤄지지 않는 대표적 화물입니다.

대부분의 원목과 철재 화물, 자동차 등도 컨테이너에 실리지 않습니다. 특히 인천항은 전국 중고차의 80%를 처리하는 중고차 수출 대표 항만입니다. 이들 차량은 자동차운반선에 실려 각 나라로 향합니다.

2021092501000798300039362.jpg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부두에 VLCC가 접안하고 있다. /경인일보DB

Q. 인천항을 오가는 선박 중에 가장 큰 선박은 무엇인가요?
A. SK인천석유화학 부두에는 VLCC(Very Large Crude Carrier)라고 불리는 초대형 선박이 오고 갑니다. 이 선박이 가장 규모가 큰 선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천항을 오가는 VLCC 제원은 길이 333m, 폭 60m에 달합니다. 화물을 싣지 않은 선박의 무게만 11만614t입니다. 화물을 가득 채웠을 때 무게는 34만2천922t에 이릅니다. 이 선박은 인천항에 올 때 화물을 가득 채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천항에 입항할 때 인천대교를 통과해야 하는데 교각에 설치된 충격방지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에 맞춰 화물을 채웁니다. 이 때문에 인천항에 들어올 때 최대 무게는 21만3천257t입니다. 빈 배의 무게가 11만t정도이니까, 10만t정도의 원유를 싣고 오는 것입니다.

원유운반선은 컨테이너 선박이 정기적으로 오고 가는 것과 달리 비정기적으로 운항합니다. 인천항에는 VLCC가 한 달에 한두 차례 정도 입항합니다. 다만 원유 가격, 원유 저장시설 현황, SK인천석유화학 공장 가동 현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인천항은 중고차 수출 선박이 많다고 했는데, 이들 선박의 규모를 VLCC와 비교하면 더 작은가요?

2021092501000798300039363.jpg
인천항에서 중고차가 자동차운반선에 실리고 있다. /경인일보DB

 

A. 인천항은 신차와 중고차를 수출하는 선박이 많이 있습니다. 신차는 한국지엠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출합니다. 차량 수출은 대부분 자동차운반선을 통해 진행하는데, 이들 선박엔 많게는 한 번에 6천대 정도의 차량이 들어갑니다.

 

2021092501000798300039364.jpg
인천 내항에 중고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경인일보 DB

 

자동차운반선이 접안하는 부두는 인천 내항입니다. 인천 내항은 갑문을 통과해야 출입이 가능합니다. 갑문의 폭은 36m로 제한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천항을 오가는 자동차 운반선의 폭은 모두 36m 이하입니다. 폭이 60m인 VLCC보다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Q. 인천항을 오가는 컨테이너선 중에서 가장 큰 선박은 무엇인가요?
A. 컨테이너선은 인천 신항, 남항을 오고 갑니다. 과거엔 인천 내항에서도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했습니다. 인천 내항 4부두는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이기도 합니다. 인천 신항이 2016년 개장하면서 내항 4부두는 컨테이너 기능을 잃었습니다. 이후에도 내항에서 한중카페리를 통해 컨테이너를 처리하기도 했으나, 2020년 국제여객터미널이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면서 내항에서 컨테이너는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1092501000798300039365.jpg
인천 신항에 컨테이너선이 접안해 있다. /경인일보 DB

 

현재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대표적인 부두는 인천 신항입니다. 이 중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을 오가는 선박 중에서 미국을 오가는 선박이 가장 큽니다. 이름은 'HYUNDAI JUPITER'호입니다. 이 선박이 최대로 적재할 수 있는 컨테이너는 1만77TEU입니다.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말합니다. 이 선박의 길이는 323m, 폭은 48m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VLCC와 비교면 길이는 비슷하지만 폭은 12m 정도 좁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Q. 인천항에 오지 않더라도 VLCC보다 큰 선박이 있나요?
2021092501000798300039366.jpg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 크루즈가 기항하고 있다. /경인일보DB

A. 네 그렇습니다. 원유운반선으로 보면 VLCC보다 큰 선박을 ULCC(Ultra Large Crude Carrier)라고 부릅니다. ULCC는 적재할 수 있는 화물의 무게만 30만t을 넘습니다. 이 때문에 배의 무게까지 합하면 40만t을 넘게 됩니다. 컨테이너선으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은 2만4천TEU를 적재할 수 있습니다.

2021092501000798300039367.jpg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에 크루즈가 접안해 있다. /경인일보DB


인천항에 오는 가장 큰 컨테이너선과 비교하면 2.4배에 이릅니다. 국적선사인 HMM이 운영하는 2만4천TEU급 선박은 길이 400m, 폭은 61m에 달합니다.

Q. 대형 크루즈와 대형 화물선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A. 코로나19 영향으로 인천항에 크루즈가 입항하지 않은 지 1년이 넘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엔 크루즈의 인천항 기항 횟수는 1년에 100회 가까이 되기도 했습니다. 크루즈는 화물을 싣지 않기 때문에 같은 크기라고 한다면 화물을 적재한 화물선보다 가볍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는 'Oasis of the Seas'호입니다. 무게는 22만t에 이르고, 길이는 361.6m, 너비 47m입니다. VLCC보다 길이는 길고 폭은 좁습니다. 5천명의 승객·승무원이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높이가 72m로 20층 건물 높이에 이릅니다.

2021092501000798300039368.jpg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이 개장하기 전 인천 신항에 크루즈가 접안해 환영 행사를 하고 있다. 이 크루즈는 16만t 급으로 동북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경인일보DB

인천항에 기항한 크루즈 중 가장 큰 규모는 16만8천t급 크루즈 'Queen mary2'호입니다. 이 역시 길이가 340m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은 세계 최대 크루즈가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크루즈 입항 금지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