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다'는 '샅샅이 훑어가며 살피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입니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는 물류 거점 도시입니다. 인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물류 관련 활동을 '키워드' 중심으로 톺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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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중국 웨이하이를 오가는 카페리 골든브릿지7호. /경인일보DB

인천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도시 중 하나입니다. 서해를 사이에 두고 있어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기도 하지만, 그보다 인천과 중국을 가깝게 만드는 것은 활발한 교류입니다. 인천항은 1883년 개항 이후 여러 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였고, 중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 문화는 인천을 통해 전국으로 퍼졌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이 인천에 있다는 것이 이를 보여줍니다.

근대 시대를 지나서도 인천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도시였습니다. 한중 수교는 1993년 이뤄졌지만 1991년부터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배가 운항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화물과 여객을 모두 실을 수 있는 '한중카페리'는 30년 전부터 인천과 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여객 운송은 이뤄지지 않지만 여전히 한중카페리는 각국의 화물을 싣고 운항하고 있습니다.

Q. 한중카페리는 중국 어느 도시를 가나요?
A. 한중카페리는 모두 16개 노선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인천과 군산, 평택이 중국 12개 도시와 이어져 있습니다. 인천을 오가는 항로는 모두 10개가 개설됐으며 평택은 5개, 군산은 1개 항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중 인천~텐진 항로는 제한 선령을 초과해 현재는 운항이 중단돼 있습니다. 군산~스다오 항로는 다른 항로가 1척의 배를 운항하는 것과 달리 2척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서해안에 있는 도시들이며, 중국은 동부 연안 도시들입니다. 모두 서해를 가로질러 운항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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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는 한중카페리가 처음 운항한 도시다. 이곳에 조성된 대형 쇼핑몰 '한국보세교역센터' 일대. 상가마다 한국어로 쓰여진 간판과 한국 화장품 판매장 등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경인일보DB

가장 먼저 개설된 항로는 '인천~웨이하이'입니다. 한중 수교가 이뤄지기 2년 전인 1991년 항로가 개설돼 화물과 사람들이 오갔습니다. 이때만 해도 수교가 이뤄지기 이전이기 때문에 양국 간 교류는 많지 않았습니다. 카페리가 두 도시를 오가면서 인천과 웨이하이는 한중 교류의 거점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잇따라 항로가 개설됐으며, 웨이하이는 평택에서도 카페리를 운영하는 등 수요가 많습니다.

각 노선은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1주일에 2~3회를 왕복합니다. 4개 항로는 주 2차례, 11개 항로(12척)는 주 3차례 운항합니다. 1주일에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카페리는 44차례에 달합니다.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한중카페리 현황./ 한중카페리협회 제공>
노선 선박명 여객 정원(명) 화물 적재 능력(TEU) 항로 개설
인천~웨이하이 뉴골든브릿지(NGV) Ⅶ 724 335 1990.9.15
인천~톈진                                                    선령 제한으로 운항 중단 1991.12.24
인천~칭다오 뉴골든브릿지(NGV)Ⅴ 660 325 1993.5.22
인천~다롄 BIRYONG 510 145 1995.10.7
인천~단둥 ORIENTAL PEARL 6 800 140 1998.7.24
인천~옌타이 XIN XIANG XUE LAN 700 312 2000.10.10
인천~스다오 HUADONG PEARL Ⅷ  1,500 376 2002.07.26
인천~잉커우 ARAFURA LILY 394 228 2003.1.4
인천~친황다오 XIN YU JIN XIANG 376 270 2004.4.16
인천~롄윈강 HARMONY YUNGANG 1,080 376 2004.12.31

Q. 한중카페리로 운송하는 화물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A. 한중카페리는 여객과 컨테이너 화물을 모두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선박입니다. 각 화물에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는 140~376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입니다. 인천항을 오가는 컨테이너 전용선 중에서 가장 큰 규모는 1만TEU를 적재할 수 있습니다. 이것과 비교하면 크다고는 할 수 없는 규모입니다. 그럼에도 한중카페리는 운항 횟수가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컨테이너 항로가 보통 1주일에 1차례 인천항을 기항하지만, 한중카페리는 2~3회입니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물동량을 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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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한중카페리는 연간 40만TEU 이상의 화물을 처리한다./인천항만공사 제공

인천항을 보면 각 항로에서 취급하는 물동량은 연간 2만~6만TEU 정도 됩니다. 10개 항로가 운영되고 있어 연간 물동량은 2020년 기준으로 약 43만TEU입니다. 이는 2020년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 327만TEU의 13%에 해당합니다. 인천 남항에 있는 컨테이너터미널 E1CT에서 처리하는 연간 물동량이 25만TEU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한중카페리가 운송하는 화물의 양이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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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컨테이너 운송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뒤편으로 한중카페리가 보인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Q. 한중카페리 여객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A. 한중카페리는 인천, 평택, 군산과 연결돼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인천은 가장 먼저 항로가 개설됐고,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합니다. 인천을 기준으로 하면 보통 오후 6시 이후에 출발해 다음 날 아침에 도착하는 일정입니다. 운항 시간은 12시간 안팎이 소요됩니다. 주로 중국인이 많이 이용하고, 한국에서도 중국 관광 목적으로 한중카페리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2019년을 기준으로 보면 인천항 한중카페리 여객은 100만명이 넘었습니다. 이후 일부 선사가 선박을 새로 건조하면서 기존 선박보다 여객 정원을 크게 늘리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한중카페리 이용객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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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한중카페리 여객 현황./인천항만공사 제공


다만 한중카페리는 운항 시간이 항공기에 비해 10시간 이상 길기 때문에 촉박한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적절치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인 단체여행객이 주로 이용합니다. '보따리상'이라고 불리는 중국인 소무역인들도 많이 이용합니다. 이들은 컨테이너가 아닌 손짐 형태로 농산물 등을 들여와 한국에 판매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의 물품을 중국으로 가져가서 팔기도 합니다. 보따리상은 점차 줄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한중카페리 여객의 한 축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월부터 여객 운송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내년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알 순 없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한중카페리는 화물만 싣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고 있습니다.

Q. 한중카페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여객을 수송하지 못하고 있는데 경영이 어렵지는 않나요?
A. 여객 수송을 하지 못하면서 일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라고 할만큼은 아닙니다. 그것은 한중카페리 수익 구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객과 화물을 모두 운송하는 한중카페리는 일반적으로 수익의 70~80%를 화물에서 창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선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여객보다 화물 부문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여객 수익이 '0'이 된다고 해도 위기를 겪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만약 화물 운송을 못 하게 됐다면 선사들은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선사 입장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화물 운송 운임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 운임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을 오가는 컨테이너 운임은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원양 선사인 HMM은 올해 역대 최대인 6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중카페리는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원양 항로만큼은 아니지만 운임이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여객 부문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운영에 큰 차질은 빚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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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카페리 등이 이용하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코로나19 영향으로 승객은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경인일보DB

Q. 한중카페리는 다른 항로와 마찬가지로 선사가 원하면 만들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A사가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카페리를 운항하려고 한다면 양국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한중 항로는 개방돼 있지 않기 때문에 양국 합의를 통해 진행됩니다. 추가 항로 개설을 위한 논의는 '한중해운회담'에서 이뤄집니다.

한중 항로를 오가는 선사들로 구성된 '한중카페리협회'와 '황해정기선사협의회' 의견도 중요합니다. 높아지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항로를 개설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너무 많은 항로가 개설되면 경쟁이 심화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중카페리협회와 황해정기선사협의회는 이러한 상황 등을 토대로 항로 추가 개설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합니다.

가장 최근 한중카페리 선박이 추가 투입된 것은 2018년 4월입니다. 1척이 다니던 군산~스다오 항로에 선박 1척이 추가로 투입돼 2척이 운항하게 됐습니다. 이때에도 한중해운회담에서 논의가 이뤄져 선박 투입이 결정됐습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