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톺아보다'는 '샅샅이 훑어가며 살피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입니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는 물류 거점 도시입니다. 인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물류 관련 활동을 '키워드' 중심으로 톺아보겠습니다.

수출과 수입은 해상·항공 운송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해상 운송은 주로 20피트나 40피트 컨테이너에 담겨 운송됩니다. 항공운송은 항공기 규격에 맞는 ULD라는 상자를 활용합니다. 한 번에 수출·입하는 물량이 1개의 컨테이너나 ULD를 모두 채울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초기 수출 기업은 더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이 처음으로 베트남으로 수출을 진행하게 됐다고 가정해보죠. 첫 수출 물량은 10㎏ 무게의 박스 10개 정도에 불과하다면, 20피트 컨테이너를 가득 채울 수 없습니다. 판매가 잘 된다면 추가로 수출하는 물량은 더 많아지겠지만, 언제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화물을 항공편으로 보내면 빠르게 보낼 수 있지만, 비싼 운송료가 부담입니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상 운송을 고민하게 됩니다.

이처럼 소규모 화물 운송이 필요한 기업들은 서로 화물을 모으게 되는데. 이렇게 여러 화주의 화물이 들어 있는 컨테이너를 'LCL(Less Container Load)' 화물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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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L 화물을 취급하는 인천항 공동물류센터./ 경인일보 DB

Q. LCL 화물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A. LCL 화물은 여러 화주의 화물이 한 컨테이너 안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상이한 화물이 섞일 수 있고, 파손과 오염의 우려도 크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힙니다. 또 여러 화주의 화물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운송에 소요되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깁니다.

소량 화물을 저렴한 가격에 보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LCL화물과 달리 컨테이너에 한 화주의 화물로 채워진 것을 'FCL(Full Container Load)'라고 합니다. FCL화물은 다른 화주의 물건이 없기 때문에 운송 스케쥴을 조정하는 것이 용이 합니다.

LCL과 FCL은 화물의 종류로 구분되진 않습니다. 모든 화물이 LCL이 될 수도, FCL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류 화물을 국내 기업이 소규모로 수출할 때는 LCL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글로벌 의류 기업 'ZARA'가 국내로 의류를 들여올 때는 컨테이너 하나를 모두 채워서 들어오게 되고, 이는 FCL이 됩니다.

Q. LCL은 여러 화주의 물건을 모아야 하는데, 그 작업은 어디에서 이뤄지나요?
A. 인천항 일대에 'CFS'라고 적혀 있는 물류센터가 몇 곳 있습니다. CFS(Container Freight Station)는 여러 화주의 화물을 컨테이너에 적재하는 작업을 하는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천 아암물류1단지에 있는 인천항공동물류센터가 LCL화물 작업을 진행하는 CFS입니다. 또 인천 신항 컨테이너터미널을 운영하는 한진과 선광도 터미널 내에 CFS 창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 물류센터는 LCL 화물을 처리하는 공간이긴 하지만, 화물 포장·라벨링 등의 작업도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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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LCL 화물은 이 곳에서 처리되는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5~10% 정도로 추정된다. /경인일보DB

Q. 인천항 컨테이너 화물 중 LCL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A. 인천항은 연간 3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의 물동량을 처리합니다. 이 중 100만TEU 정도는 비어 있는 '공(空) 컨테이너' 입니다. 화물이 들어가 있는 컨테이너를 '적(積) 컨테이너'라고 부릅니다. 인천항은 대략 200만TEU 정도의 적 컨테이너가 오고 가는데, 이 중 5~10% 정도가 LCL 화물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인천항만공사와 터미널 운영사 등도 이를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FCL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해상 운송 특성상 부피가 큰 화물이 많기 때문에 FCL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FCL의 비중이 높지만 LCL 화물의 중요성은 작지 않다는 것이 물류 업계 이야기입니다. 수출을 처음 시작할 때 1개의 컨테이너를 모두 채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직 LCL 화물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비중이 적다고 하지만 LCL을 통해 수출·입을 하는 기업의 수는 1천 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LCL에 실리는 화물 종류, 화주기업의 규모 등을 분석하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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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항공은 인천공항 인근에서 항공혼재화물 통합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정항공 제공

Q. 항공 운송에서 '혼재 기업'은 무엇인가요?
A. 인천공항에 '항공 화물 혼재기업(또는 혼재사)'이 10여개 정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Consolidator'또는 콘솔사라고 부릅니다.

혼재기업은 취급하는 화물은 화주가 여러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해상 운송의 LCL화물과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운송 과정은 조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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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우정항공 물류 센터. / 우정항공 제공

혼재기업은 항공사와 계약을 통해 항공기 내 일정 공간을 빌리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합니다. 혼재사는 화물운송주선기업(이하 포워더)로부터 화물을 유치한 뒤, 이들 화물을 항공기 전용 운송상자인 'ULD'에 담은 뒤, 항공사로부터 빌린 화물기에 싣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반면 LCL 화물은 화주가 포워더에 화물 운송을 의뢰하고, 포워더가 선사와 계약하는 형태가 주를 이룹니다.

인천공항 인근에서 혼재사를 운영하는 (주)우정항공은 지난해 연간 5만t의 물동량을 취급했습니다. 지난 9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약을 맺고 추가로 물류센터를 건립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2023년 추가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연간 10만t이상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