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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연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이 바로 '무대의 전환'이다. 관객들은 바뀌는 장면 속에서 공연의 흐름과 맥락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데, 무대가 바뀌는 그 잠깐의 순간이 공간에 대한 환상을 유지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기본적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막부터 시작해 적재적소에 움직여야 하는 수많은 세트와 장치를 빠르고 안전하게 작동시키는 기계감독은 관객을 만족시킬 무대의 순간순간을 제어한다.

경기아트센터 기계감독을 맡고 있는 서동권(사진) 감독은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였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꾸준히 치고, 학창시절 밴드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등 공연예술과 가깝게 있었던 경험은 그를 자연스럽게 공연장으로 이끌었다.   

수많은 세트·장치 빠르고 안전하게 제어
공연 전 무대감독과 테크리허설 진행하기도
모두가 퇴근할 때 조명 등 철거작업 '마무리'
기립박수 나올 때, 고생의 보상 받는 기분
 음악과 무대가 늘 그리웠던 서 감독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 2010년 경기아트센터에 입사했다. 기계감독은 무대가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어떠한 위험과 사고도 없이 안전하게 공연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꼼꼼함과 섬세함은 반드시 필요하다.


서 감독은 "사전에 위험요소를 빠르게 탐지할 수 있는 감각이 중요하다"며 "더욱이 투어를 도는 공연 같은 경우 세트에 문제가 없는지 지속적인 체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 감독은 완벽한 무대를 위해 공연 시작 전 무대감독과 따로 시간을 내 테크 리허설을 진행한다. 다른 문제는 없는지 점검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서 감독에겐 '공연이 시작되는 첫 큐에 기계가 제대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갖는 필수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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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권 경기아트센터 기계감독 /경기아트센터 제공

이와 함께 "스타일이 각자 다른 무대감독과 함께 시간을 조율하고 호흡을 잘 맞추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라고 서 감독은 강조했다.

이렇게 모든 것을 쏟아 공연을 끝내고 나면 가장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서 감독은 "여유롭게 모두가 퇴근할 것 같은 그때부터 전쟁이 시작된다"고 했다. 매달려 있던 세트와 조명을 모두 철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치기도 하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고 무사히 철거해 반출하는 과정까지 마쳐야 비로소 그의 일이 모두 끝난다.

서 감독은 "어떻게 하면 연출과 무대 디자이너가 만들고 싶어하는 그림대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며 "무대가 짧은 시간에 잘 전환됐을 때 관객들이 쾌감과 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스텝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이 끝나고 기립박수가 나오면 마음이 웅장해지고, 고생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느낌"이라며 "경기아트센터에서 공연을 많이 보시고 추억과 감동을 가져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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