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이수정 교수 인터뷰5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집단 압력에 의해 의사가 조종당하는 상태에는 도주가 어려워질 수 있죠. 집단 살인 범죄는 주범과 공범을 나눌 필요가 없어요."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수원 BJ 살해 사건(4월6일자 7면 보도=인터넷방송 지인 살해·유기 일당 '경찰 검거')을 두고 '집단 살인 범죄'라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수원시 권선구 자택에서 한 데 지내며 서로를 '아빠' '엄마' '아들'로 불렀던 주범과 공범, 이들은 범죄 가담 정도에 따라 혐의가 달리 적용됐지만, 결과적으로 가해자 모두를 엄하게 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지난달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알게 된 20대 남성을 살해한 BJ와 공범 3명을 수원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집단 살인 범죄'라는 점에 방점
여러 압력 의해 가해자에 심리적 지배
명령 복종해야만 하는 상황 연출했을 듯
이 교수는 집단 범죄 특성을 언급했다. 격리된 집단 내 범죄에서 피해자는 여러 압력에 의해 가해자에게 심리를 지배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수원 BJ 살해 사건에서는 가부장적인 질서를 통해 일종의 상하관계를 형성하고 '아빠'라고 불린 가해 BJ는 피해 남성이 자신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하는 상황을 연출했을 것이란 취지다. 이 교수는 "집단 범죄에서는 가해자 모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가해자 모두는 범죄에 대한 책임을 나눠 가진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번 사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처음 만난 건 라이브 방송 채널인 하쿠나라이브다. 방송 BJ(호스트)로 활동하던 주범의 채널 시청자(게스트)는 가출한 뒤 가해자 자택에서 함께 생활하던 중 변을 당했다. 해당 채널에서 활동 중인 한 BJ는 주로 생방송으로 진행돼 이른바 엽방, 벗방 등 가학적인 장면을 노출해 수익을 올리는 이들이 횡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채널 시청자 살해 사건이 언제 또 발생할 지 알 수 없다. 제대로 된 제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는 "문제가 되는 장면이 노출될 시 채널 게스트가 호스트를 신고하는 데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개별 연락을 통해 채널 BJ와 시청자 간 만남을 통한 2차 가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언제 또 발생할 지… 제대로 된 제재 필요" 지적에
방송 측, 고도화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하고 있어
"규제 기관 지도 적극 협조… 서비스내 폭력 등 조치"
다만, 방송 측은 고도화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방송 측은 "국내 대형 법무법인을 개인정보 보호 대리인으로 지정해 한국 내 이용자 신고를 용이하게 하는 등 관련 규제 기관 지도에 적극 협조 하고 있다. 실시간 AI 모니터링 기술, 시스템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방 제목, 키워드, 이미지 등을 필터링하는 인력을 두고 있다. 서비스 내 폭력, 위법, 음란 행위를 강력조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 해당 사건 엄벌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와 여론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인터넷방송 시청자 살인사건 BJ와 공범 강력 처벌과 신상 공개를 촉구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일 오후 기준 3천637명 동의를 얻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