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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상록경찰서 전경. /안산상록경찰서 제공

안산에서 홀로 발달장애인 형제를 키워오던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두 명의 발달장애인 아들을 홀로 키우며, 경제적 활동을 할 여력이 없던 그는 생전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안산상록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안산 반월호수공원 인근 창고에서 60대 남성 A씨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이들 가정을 돕던 생활지원사로부터 "A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하고, 이날 오후까지 수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이동 동선 CC(폐쇄회로)TV 등을 확인해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산에 거주하며 홀로 발달장애가 있는 20대 형제를 키우던 A씨는 평소 주변에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A씨가 음주 관련 교통사고에 연루되는 등 좋지 않은 일이 겹치면서 힘들어 했다는 주변 진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가 돌봄 부담을 느끼고, 처지를 비관해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수원·시흥·인천·서울에 이어 올해만 5번째다.

앞서 지난달 23일 서울시 성동구에선 40대 여성과 6살 발달장애인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날 인천시 연수구에서도 60대 여성이 뇌병변 장애를 가진 30대 딸을 살해했다. 이보다 앞선 3월2일에는 수원시 장안구에서 40대 여성이 8살 발달장애인 아들을 숨지게 했고, 같은 날 시흥시 신천동에선 50대 여성이 20대 발달장애인 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탁미선 경기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발달장애인 형제를 양육하며 안정적인 일을 할 수 없어 경제적인 어려움 겪으신 것으로 안다"면서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계속 어려운 상황에 처해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등 목소리를 내는데도 정부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장애인부모연대는 오는 7일 오후 3시 수원역 앞에 추모소를 설치하고, 안산·인천·서울에서 숨진 발달장애인 자녀와 부모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배재흥·이시은·이자현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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