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수원 영화동과 고색동 일부 다세대주택 반지하층에 최근 수도권 집중호우 등 '물폭탄'으로 잠긴 빗물은 빠졌으나 주민들은 여전히 수해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오전 영화동 한 다세대주택 입구엔 조각 낸 장롱, 냉장고, 장판 등 집기가 쌓여 있었고 재활용품수집 트럭 두 대가 이를 싣고 있었다. 이곳에 거주하는 진모(65) 씨는 "지난 이틀 밥 한 끼 못 먹고 겨우 물만 마셨다. 계속 닦고, 버리고, 옷가지 솎아내도 끝이 보이지 않아 바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전 영화동 한 다세대주택 입구엔 조각 낸 장롱, 냉장고, 장판 등 집기가 쌓여 있었고 재활용품수집 트럭 두 대가 이를 싣고 있었다. 이곳에 거주하는 진모(65) 씨는 "지난 이틀 밥 한 끼 못 먹고 겨우 물만 마셨다. 계속 닦고, 버리고, 옷가지 솎아내도 끝이 보이지 않아 바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거처도 없는데… 주말 폭우 예보
'워터밤'에 일부 불편한 시선도
맞은편에 위치한 반지하 주택도 마찬가지였다. 10년 전쯤 베트남에서 귀화해 2개월 전 이곳에 자리 잡았다는 정지혜(47) 씨는 "빗물 빼내도 벽에서 자꾸 물이 나와 닦느라 수건이랑 걸레 40장은 쓴 거 같다"고 토로했고, 실제 안방으로 향하자 벽과 바닥에서 나오는 습기로 침대와 화장대가 축축했다.
'워터밤'에 일부 불편한 시선도
맞은편에 위치한 반지하 주택도 마찬가지였다. 10년 전쯤 베트남에서 귀화해 2개월 전 이곳에 자리 잡았다는 정지혜(47) 씨는 "빗물 빼내도 벽에서 자꾸 물이 나와 닦느라 수건이랑 걸레 40장은 쓴 거 같다"고 토로했고, 실제 안방으로 향하자 벽과 바닥에서 나오는 습기로 침대와 화장대가 축축했다.

오후 찾아간 고색동 다세대주택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8일 쏟아진 폭우로 고현초등학교 인근 다세대주택 반지하층은 스물한 개 거주지가 침수됐을 정도였다.
고현초 임시거주시설에서 가족과 머물다 퇴거날짜에 이르러 이날 짐을 챙겨 나온 박모(52) 씨는 "더운 여름이라 수해 잔여물 치우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지친다. 어차피 가구 같은 건 물에 젖어버려 말려도 냄새나서 못 쓴다"며 벽지와 장판을 다 뜯어낸 반지하층을 세제 거품을 묻혀 닦는 데 열중이었다.
박 씨 부인인 김모(49) 씨는 딸과 함께 1층에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잠시 쉬고 있었다. 김씨는 "제일 문제는 못 씻고, 못 먹는 거다"며 "임시주거시설에선 기껏해야 세수 정도밖에 못 한다. 싱크대도 없으니 쌀을 얹혀서 밥 해먹을 데도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최근 수도권 집중호우 여파로 일부 주민들은 수해복구를 마치지 못한 건 물론 거처 마련조차 불투명하지만 주말 사이 또다시 적지 않은 비가 예고된 상태다. 기상청은 13~14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30~80mm에서 많게는 150mm 이상의 비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수원 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13일 열리는 '워터밤 수원 2022' 행사 소식을 듣고 주민들은 속상해 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기도 했다. 워터밤은 쏟아지는 인공 물줄기를 맞으며 물총 게임과 음악 공연을 즐기는 축제다.
진씨는 "아는 후배한테 축제 소식을 듣고 나선 우리끼리 모여서 항의라고 할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푸념했고, 영화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고모(40대 후반) 씨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여기 사람들 지금 물 때문에 곰팡이가 피고 하수 역류해서 난리인 마당에 (페스티벌을 하는 건)국회의원 김성원의 최근 망언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행사가 수해 발생 이전인 지난 5월에 이미 티켓을 판매했고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와 무관하다는 의견도 있다. 고색동의 박씨는 "피해 본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마음은 아프지만, 그래도 사람마다 입장이 다 다른 법이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한편 '워터밤 수원 2022'이 열린 13일 오후 12시 수원 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 행사장은 이날 역시 쏟아진 비 때문이었는지 예상보다 적은 시민들이 참여한 상태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김준석·수습 유혜연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