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의 숙원 중 하나는 편리한 교통이다. 조성 시기를 막론하고 '베드타운' 논란을 빗겨가지 못한 도내 신도시들 역시 교통 인프라 확충이 현안이었다. 경기 남·북부간 격차 문제가 각 신도시들 사이에서도 나타나는 상황 속에서 교통 인프라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을까.
여러 교통 인프라 중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단연 중심에 놓여있다. GTX발 훈풍이 불었던 대표적 지역 중엔 2기 신도시인 파주 운정과 화성 동탄이 있다. GTX-A의 기·종점이 각각 운정과 동탄이 될 예정이다. 그러나 동일한 훈풍에도 운정·동탄이 견인한 파주시와 화성시의 집값 상승 폭은 같지 않았다.
GTX-A 개설은 두 도시에 모두 큰 호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곳 모두 입주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서울로 가는 교통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철도의 경우 운정은 외곽에 자리한 경의중앙선 운정역, 동탄은 동탄2신도시에 위치한 SRT 동탄역이 유일하다. 오산시에 서동탄역이 있긴 하지만 동탄 도심과는 거리가 멀다. 두 도시 모두 광역버스 의존도가 높은 이유다.
이마저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운정에선 강남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버스가 없어 환승을 하다 보면 평균 1시간30분이 소요된다. 동탄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긴 하지만 배차시간이 길게는 30분 간격이다.
동탄1신도시에 10년째 거주 중이라는 이모(28)씨는 "서동탄역이나 동탄역 모두 접근성이 좋지 않아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탑승자가 많은 출근길엔 버스를 1~2대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착공 이후 모두 집값 상승세 시작
파주 69% 오를때 화성은 97% 뛰어
이에 GTX-A 착공 이후인 2018년 12월부터 운정과 동탄 모두에서 주택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보면, 운정신도시가 있는 파주시 아파트 가격은 2018년 12월 2억3천913만원에서 2021년 1월엔 3억619만원으로 25개월만에 앞자리가 바뀌었다. 같은 해 9월엔 4억23만원으로 손바뀜한 뒤 올 2월엔 4억836만원을 기록,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지난달엔 4억591만원으로 소폭 내린 상태다.
동탄 1·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는 2018년 12월 3억899만원에서 2020년 8월 4억40만원으로 20개월만에 앞자리가 바뀌었다. 2021년 6월엔 4억5천96만원에서 7월엔 5억9천109만원으로 불과 한달 만에 1억4천만원이 뛰기도 했다. 급기야 또다시 한 달 뒤인 2021년 8월엔 6억8천404만원으로 다시 한 번 앞자리가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6억3천876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화성시 집값은 지난달 6억1천99만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GTX-A라는 동일한 교통 호재를 토대로 운정·동탄이 파주·화성시의 주택 가격 상승을 견인했지만, 상승폭이 달랐다. 2018년 12월부터 올 7월까지 파주시는 69.7%, 화성시는 97.7% 집값이 뛰었다.
교통만으론 도시 경쟁력 제고 한계
화성의 집값이 더욱 상승한 데는 교통 호재 외에 동탄이 갖는 도시 경쟁력이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 등으로 대표되는 자족 기능과 학군, 의료 인프라 등이다. 분당과 일산의 30년 뒤 상황이 강남의 팽창, 판교 개발에 따른 자족 기능 강화로 갈린 것과 맞닿아있다.
편리한 교통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해답은 교통에만 있지 않다는 점을 2기 신도시로 함께 출발한 운정과 동탄, 두 도시의 상황에서 엿볼 수 있다. 교통 외에도 경제와 교육, 의료 인프라 유무가 신도시의 경쟁력을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경기 남부와 북부 신도시간 차이로도 이어지고 있다. → 관련기사 3면([한강이 가른 신도시·(中)] 교육·의료 인프라가 '경쟁력')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