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에는 공무원을 구분하는 두 단어가 있다.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늘공(늘 공무원, 직업공무원)'이다. 임기제 공무원을 어공으로 분류하는데, 통상 공직사회 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선발해 왔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연줄로 들어온 '보은인사'로 어공을 치부하며 두 집단이 갈등하는 일도 빈번하다. 새로 취임한 단체장은 정책 추진 등 여러 이유로 임기제 공무원을 늘리고 싶지만, 중앙에서 제한해둔 총액인건비에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 역동성·전문성 등을 키운다는 취지와 달리, 어공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만 짙어져 왔다.
이 같은 임기제 공무원이 최근 경기도 내에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민선 6기에서 민선 7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곳곳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경인일보는 소위 '어공'이라 불리는 임기제 공무원이 무엇이고 이들이 늘어난 이유, 역할 등을 짚어본다. → 편집자 주·관련기사 3면([임기제 공무원 어떻게 활용할까·(上)] 일명 '어쩌다 공무원'이란 무엇인가)
공직사회 일각 '정치적 연줄' 치부
'늘공' 일반직 공무원과 갈등 빈번
소위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원래 이름은 '임기제 공무원'이다. 공무원 시험을 보고 들어오는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한해 채용하는 방식이다. 임기제 공무원은 행정기관마다 선발하고 있는데, 경기도와 도내 시·군도 마찬가지다. 언론홍보와 노동분야, 게임산업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해당하는 임기제 공무원을 뽑아 공직사회에 역동성을 불어넣는다.
최근 경기도를 비롯한 도내 시·군 상당수에서 이 같은 임기제 공무원이 크게 늘었다. 주로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증가세를 보였는데, 민선 6기와 민선 7기를 비교하면 도를 포함해 도내 모든 기초단체에서 임기제 공무원이 증가했으며 최대 5배가량 늘어난 곳도 있었다.
정책추진·팬데믹 등 선발이유 다양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기초단체 26곳(가평·화성·의왕·이천·구리시 제외) 가운데 2017년부터 지난해 사이 임기제 공무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하남시다. 26명이었던 임기제 공무원이 133명으로 약 5배 증가했다. 그다음으로는 포천시가 같은 기간 30명에서 124명으로 4배가량 늘었다. 하남, 포천뿐만 아니라 12곳에서 2배 넘게 규모가 늘었다.
임기제 공무원은 크게 늘었지만, 정작 일반직 공무원은 제자리걸음이다. 2017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일반직 공무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김포시로 953명에서 1천613명으로 1.6배가량 증가했다. 2배 넘게 늘어난 기초단체는 한 곳도 없었다.
경기도의 상황도 비슷하다. 경기도 임기제 공무원도 2017년 220여명에서 2021년 260여명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는 250여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일반직 공무원도 3천300여명→4천여명→3천800여명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임기제 공무원이 많이 늘었다고 하면 통상 '보은인사'라는 시선이 강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저마다 이유는 다양하다. 임기제 공무원의 목적대로 직군 전문화를 위해 늘린 기초단체도 있었고, 새로 취임한 기초단체장의 정책을 추진해야 하거나, 코로나19 팬데믹 영향 등도 있었다.
/취재팀
※취재팀: 정치부 공지영 차장, 신현정·고건 기자, 지역자치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