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피싱으로 전국 각지에서 신고가 잇따르는 '시XX톡'과 '디XX'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해외에 IP 서버를 뒀고, 수사도 경찰청마다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터라 '시XX톡'과 '디XX' 피해 여파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시XX톡'과 '디XX' 신고 접수가 들어온 인천, 대구, 전주, 경남 등 각 지역 담당 경찰서는 진정서를 전해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중 경남 지역에서 접수된 '디XX' 관련 1억원가량 피해 접수 건은 사기에 이용된 통장 명의자의 주소지가 경기 남부로 확인되면서, 경기 남부권의 한 경찰서로 사건이 이첩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4일 경남에 사는 40대 주부 E씨는 60만원을 사기당한 D씨(2월17일자 5면 보도)와 마찬가지로 재택 아르바이트 공고문을 보고 '디XX' 구매대행에 참여했다. 10만원 미만 소액 금액 구매대행을 하고 수수료로 포인트를 받았다. 그러다 그룹 단위로 구매대행이 이뤄진다는 '팀미션'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피해 액수가 커지기 시작했고, E씨는 1억원가량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E씨는 "팀미션에 할당된 금액이 있다. 다른 팀원들은 이 금액을 채웠고, 나만 못 채워 미션 실패할 위기라고 압박한다"며 "처음엔 몰랐는데 '재택 사기 알바' 패턴과 똑같았다. 나를 제외하고 모두 업체 관계자였다"고 털어놓았다. E씨가 포인트 충전을 위해 입금한 계좌명은 '나OO'으로 경기 남부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연수경찰서도 '시XX톡'에서 1천500만원을 사기당한 A씨 사건(2월15일자 7면 보도)을 접수해 수사에 들어갔다. 인천연수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계좌 추적과 주소지 등을 신속하게 확인하려 한다"며 "통상 피싱 사건은 대포 통장을 사용하며 서버를 해외에 두고 사기를 벌여 조사가 까다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막상 피싱 범죄에 사용된 통장 주인을 추적해도 대부분 명의를 도용당한 추가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같은 업체에서 사기와 협박을 당했어도 경찰 수사는 개별 서에서 각각 이뤄지는 실정이라 수사 내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기 어렵다.
경기 지역의 한 경찰 수사관은 "통장 명의자를 대상으로 개설 경위 등을 조사하는데, 이 명의자도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며 "피싱 범죄 관련 공조수사는 실제 관계자를 추적해 검거하면, 검거한 경찰서로 연관 피해 건들이 취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XX톡'은 21일 오전부터 사이트 접속이 차단됐다. 반면 '시XX톡' 관계자가 운영하는 걸로 추정되는 '디XX'는 경찰 수사망을 피해 대범하게 범행을 이어가고 있다. '디XX'은 의심을 피하려 사이트 주소와 상호명을 바꾼 채 비슷한 이름의 '디X원X'을 운영하고 있다. 새 사이트 IP 역시 홍콩에 서버를 뒀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