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인천 부평 2공장 생산 중단 후 창원공장으로 파견된 생산직 노동자 2명 중 1명은 정신건강 상담이나 치료를 요하는 불안, 우울감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공장 노동자의 대규모 원거리 인사에 대한 첫 설문으로, 객관적 조사 기법을 사용해 얻은 결과다.

경인일보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지난 11~17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 362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부평 2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이듬달 창원공장으로 파견된 이들이다.

응답률은 39.5%(143명)이며 BAI(Becks Anxiety Inventory·벡스 불안 척도),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우울증 선별 척도), ISI(Insomnia Severity Index·불면증 심각도 평가 척도) 등 세 가지 조사 유형을 활용했다.

BAI(불안) 항목에서 '심한 불안'에 해당하는 사람이 39명, '중등도 불안'이 27명이었다. 응답자 중 66명(48.2%)은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PHQ-9(우울)에서는 '심한 우울'이 34명, '중등도 우울'이 41명으로 나타나 75명(52.5%)이 우울증이 의심된다.

ISI(불면) 조사 결과는 더욱 심각하다. '심한 불면'과 '중등도 불면'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58명씩 총 116명(81.2%)으로 나왔다. 10명 중 8명은 수면 장애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노동안전보건硏과 모바일 설문
응답자 52.5%는 우울증 의심도


이번 설문조사는 취재의 객관성을 높이면서 경향성을 확인할 목적으로 경인일보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 의뢰해 시작됐다. 연구소 소속 직업환경전문의와 경인일보 기획취재팀이 설문 문항을 설계했으며, 이 중 '정신건강' 조사부문은 BAI, PHQ-9, ISI 등 세 가지 유형의 질문지를 따랐다.

질병관리청이 매년 진행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비롯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개인 심리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 주로 쓰는 조사 기법이다. BAI 항목에는 '편안하게 쉴 수가 없다' '가끔 숨쉬기 곤란할 때가 있다' 등 21개 질문이 포함됐다. 응답자는 '전혀 느끼지 않았다(0점)'부터 '심하게 느꼈다(3점)'까지 네 가지 중 자신의 상태를 골랐다.

만일 모두 심하게 느꼈다고 답하면 총점은 63점이다. 총 점수가 16점을 넘으면 중등도 이상의 불안으로 상담·치료가 필요하다고 판정한다. PHQ-9(총점 36점)는 10점 이상이면 우울증 의심으로, ISI(총점 28점)는 15점 이상이 나오면 불면증으로 분류한다. → 그래프 참조·관련기사 3면([한국지엠기획-GM부평노동자, 창원 파견 그후·(中)] 발령후 무너진 일상… 5명중 1명은 위험징후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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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취재 : 김명래 팀장, 한달수 기자
사진 : 김용국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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