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창원
지난 24일 오후 3시 30분께 경남 창원시 성주동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부평공장에서 파견 온 노동자(47)를 만났다. 그는 "회사가 올해부터 '한국지엠'이 아닌 '지엠 한국사업장'으로 부르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한국지엠 대규모 파견(배치전환)은 부평 2공장 생산 중단에서 비롯됐다. 근본적 원인 제공자는 글로벌 GM이다. 사진은 입사 15년이 넘는 창원공장의 부평 노동자가 GM을 바라보고 있고, 그 곁으로 창원공장 노동자들이 자전거로 출근하는 모습이다. 2023.5.24 /기획취재팀
 

경인일보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한국지엠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자유 의견란'에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남겨달라고 했다.


응답자 143명 중 약 40명이 현재 자신의 처한 상황과 느끼는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파견 인사가 부당하게 이뤄졌다'라고 생각하고, '고립된 삶'을 견디기 힘들다는 호소가 주를 이뤘다.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본인이 부당하게 또는 억울하게 부평에 잔류하지 못하고 창원으로 보내졌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각자의 사정과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한 큰 비극이다" "파견자 선별 기준이 무엇인지 취재 좀 부탁한다" "백이 없는 파견자 조립부로 때려 박았다"는 말이 나온다.

오랜 기간 함께 지낸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고립 상태는 더욱 심화하는 분위기다. "급작스러운 가족과 이별, 낯섦, 음식·말투까지 생소한 머나먼 타지 생활은 사람을 외롭고 무력하게 만든다" "가족과 떨어져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회사는 잘 모른다" "가족과 떨어져 있으니 매사에 힘이 나지 않고 불안하다"는 딱한 사정이 이어졌다.

이 밖에도 "언제 크게 터져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을 정도로 서서히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와 "피 말리는 강제 발령으로 직원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으니 관리 시스템, 심리 상담 프로그램 같은 것이 가동돼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취재 : 김명래 팀장, 한달수 기자
사진 : 김용국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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