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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금속노조 한국와이퍼 분회가 사측과 교섭이 결렬된 후 안산 공장에서 '일본 덴소 자본 규탄 성실 교섭 촉구 투쟁선포식'을 연 모습. /한국와이퍼 분회 제공.

한국와이퍼 안산공장 노동자들이 회사 강제 청산 절차에 맞서 공장 사수 투쟁(3월17일자 5면 보도=한국와이퍼 조합원들 경찰과 충돌, 10여명 부상… "공권력 위법 행사")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사측과 고용 승계 문제를 두고 교섭을 펼쳤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한국와이퍼의 모기업인 일본 덴소 본사에 항의 방문하는 등 전면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5일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이하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25일까지 한국와이퍼 사측과의 4차례 교섭에서 고용안정 협약 파기에 대한 사과와 해고 노동자의 구체적인 고용승계방안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간접고용방식 요구했지만 합의 못해
8일부터 일본 찾아 항의투쟁 나설 방침

특히 노조가 한발 물러서 직접고용이 어렵다면 기금 출연을 통해 해고자에 대한 고용 안전망을 강화하는 방식, 즉 간접고용방식을 들고 나왔으나 이마저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사측의 공장 생산설비 반출을 막기 위해 조합원들이 24시간 교대로 공장을 지켜온 지 150여일. 그동안 발생한 출혈 등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어 꺼낸 고육책이었다. 실제 지난 3월 사측의 설비 반출 시도를 막는 과정에서 조합원 10여 명이 다쳤으며, 투쟁 중 조합원 44명은 사측의 '퇴직위로금'에 서명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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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미 금속노조 한국와이퍼 분회장이 사측과 교섭이 결렬된 후 지난달 30일 안산 공장에서 열린 '일본 덴소 자본 규탄 성실 교섭 촉구 투쟁선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와이퍼 분회 제공.

이에 사측은 교섭 중 공문을 통해 "노조가 요구한 위로금 및 기금은 회사가 마련할 수 있는 재원을 초과한 수준"이라며 "회사가 약속한 평화의무를 유지할 계획이나, 대내외 쟁의행위 등이 개시된다면 회사가 유보 해왔던 청산 절차를 더는 미루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노조는 8일부터 일본 덴소 본사를 찾아 항의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덴소의 100번째 주주총회가 열리는 20일 일본 내 노동·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고용 승계'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는 것이다.

최윤미 노조 분회장은 "사측이 간접고용방식을 두고도 재정이 없다며 유보하는 태도를 보이는데, 회사 청산을 위해 증자한 1천120억원 중 일부를 기금으로 사용하면 되는 문제"라며 "(이번이) 3번째 원정 투쟁인데 사측의 불법적인 매각 절차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