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미온적이다. 지방소멸에 따른 세수 감소를 막겠다는 목표로 야심차게 시행을 알렸지만, 현재 기준으로 흥행 성적은 저조하다.
특히 경기도에 대한 고향 사랑이 유난히 박하다. 5월 기준 목표액 3천만원의 30%인 900만원이 모금된 하남시, 267명 정도만 참여해 8천만원 중 23% 수준인 1천854만원이 모인 성남시 등 대다수 도내 시군들이 목표액의 절반에 한참 못 미쳤다.
같은 제도와 비슷한 여건 속에서 경기도의 고향사랑기부제 반응이 상대적으로 더욱 잠잠한 이유에 대한 의문이 던져지고 있다. 대한민국 4분의 1을 차지하는 인구와 경제규모를 가진 경기도에서의 해당 정책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 제도와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제도의 원조모델인 일본을 찾았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원조인 '고향납세'를 지난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일본은 첫 해 전국 820억원이었던 기부금을 2021년에 8조원까지 늘렸다. 14년 만에 100배 가까이 기부금을 높인 일본의 비결은 무엇일까. → 관련기사 3면([고향사랑기부제 흥행 해법 일본에서 찾다·(1)] 특색있는 답례품 등 촉매제… 日 고향납세, 13년만에 100배로)·편집자 주
우리 지역의 국제 자전거 대회 운영에 여러분의 기부금이 사용됩니다. 성공적 개최를 위해 동참해주세요
지난달 29일 찾은 일본 후쿠오카시 하카타구에 위치한 후쿠오카현청. 민원인들로 북적거리는 현청 1층에는 '투르 드 규슈(Tour de KYUSHU)'라 적힌 고향납세 홍보 부스가 한가운데에 설치돼 있었다. 고향납세에 참여하면 오는 10월 6일 후쿠오카와 코쿠라, 쿠마모토 등 규슈지방 내에서 열리는 자전거 국제대회인 투르 드 규슈 운영비에 그 기부금이 사용된다.
부스에 배치된 직원들은 주민들에게 후쿠오카 대표팀의 유니폼과 장비, 대회 안전요원 인건비, 코스 제작 비용 등 사업에 투입될 기부금 용도들을 설명했다. 특히 현장엔 실제 자전거 사이클 기기와 모니터를 설치해 기부자들이 대회에 가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해 동기부여를 강화했다.
후쿠오카 '투르 드 규슈' 홍보부스
용도 설명·코스 체험… 동기 부여
세액공제도 간편화… "금액도 늘어"
용도 설명·코스 체험… 동기 부여
세액공제도 간편화… "금액도 늘어"
이처럼 후쿠오카현은 기부자가 원하는 사업에 기부금이 쓰이는 '지정 기부' 방식을 최대한 활용한다.
기부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기부한 금액이 자신의 지역 발전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점이 피부로 느껴지는 셈이다.
한국은 현행법상 지정 기부가 가능하지만, 현재 경기지역 지자체 중 활용한 시례는 없다. 홍보도 방송이나 SNS 등 간접적인 방식에만 얽매이는 상황이다.
오가타 후쿠오카현 총무부 세무과 관리계장은 "자전거 대회 성공 마케팅과 크라우드 펀딩 홍보 등 지정기부제로 진행할 경우 참여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세액 공제가 간편해진 이후부터 고향납세 기부액이 크게 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후쿠오카/고건·김동한기자 gogosing@kyeongin.com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