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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부평 2공장의 모습. /경인일보DB

 

한국지엠이 부평 2공장에서 본인 의사에 반해 창원공장으로 파견된 노동자 360명을 연내 부평공장으로 복귀시키기로 했다.

홍영표 국회의원(인천 부평구을)의 경인일보 기고(7월6일자 19면 보도=[기고] 한국GM의 세번째 위기)에 따르면 한국지엠 측은 최근 홍 의원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를 올해 말 부평으로 복귀시킬 예정"이라고 공식 답변했다.

지난해 12월 이들을 창원공장으로 인사 발령하면서 파견 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연장 등 변동사항은 노사 협의로 결정한다'고 했는데, 이보다 빠른 조기 복귀 계획을 홍 의원에게 밝힌 것이다.

한국지엠이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의 조기 복귀 의사를 외부에 처음 밝힌 건 지난 4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이하 인천지노위)에서 진행된 '부당 인사 발령 구제 신청' 과정에서였다.

한국지엠은 인천지노위에 "올해 창원공장 파견 배치 인원보다 많은 다수의 정년 퇴직자가 발생하므로 현시점으로부터 단 몇 개월 만에 부평 1공장으로 재배치가 시작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는 인천지노위의 기각 판정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홍영표 의원과 비공개면담서 답변
노조 임협 교섭중 일정 등은 안밝혀
정신건강 고위험군 '긴급개입' 시급


하지만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에 대한 조기 복귀 일정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어 공장 내부에서는 불신이 존재한다. 파견 노동자 A씨는 "조기 복귀를 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정확한 얘기가 없고 '8월에 복귀한다' '10월에 복귀한다' 등 이런저런 소문만 무성하다"라며 현장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에 '창원 파견 조합원 조기 복귀'를 포함하고 사측과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사측은 아직 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조기 복귀를 이행하기 전까지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긴급 개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인일보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지난 5월 11~17일 파견노동자 3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명 중 1명은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5월31일자 1·3면 보도=[한국지엠기획-GM부평노동자, 창원 파견 그후·(中)] 10명 중 8명은 '잠 못들고'… 48.2% "전문가 도움 필요")했다.

한국지엠 측은 홍영표 의원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파견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도 세심하게 살펴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는데, 파견 노동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인천지노위 기각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신청 사건을 대리하는 박준성 노무사는 파견 인사로 정신건강이 악화된 노동자를 한국지엠이 외면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몇몇 분들은 정말 하루하루가 급한 상황인데 여기에 대한 회사의 배려(심리 상담 등 후속 조치)가 없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초부터 경인일보 취재팀 질문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거나 연락을 피하다가 지난 6일이 돼서야 답변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창원공장 파견자들은 부평공장 복귀를 전제로 이동한 것이다. 다만 올해 중에 순차적으로 복귀할지, 한꺼번에 복귀할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김명래·한달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