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강제 청산으로 대량해고 위기에 놓인 한국와이퍼 안산공장 노동자들이 모기업 일본 덴소를 다시 찾는다. 지난달 3차 원정투쟁(6월7일자 7면 보도=한국와이퍼 노사, '고용승계' 이견차 여전… 노동자들 일본 덴소 본사 찾는다)에 나선 지 한 달여 만인데, 이번 원정에서 노동자들은 고용안전망에 대한 조속한 해법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
26일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이하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3차 일본 덴소 본사 원정 투쟁 이후 고용노동부의 주선으로 5자(금속노조·고용노동부·한국와이퍼·덴소코리아·덴소와이퍼시스템) 교섭 체계를 마련했다. 그간 간담회 형식으로 실질적인 협상안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과 달리 교섭 테이블을 꾸리며 '사회적 고용기금'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고 있다고 노조 측은 설명한다.
사회적 고용기금 방식은 사측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던 노조가 한 발 물러, 해고 대상자들의 재고용과 직업교육 등 고용안전망을 강화하는 안이다. 최윤미 노조 분회장은 "3차 일본 원정 전까지 직접고용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적 기금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던 사측이 협상 의지를 보인 건 긍정적이지만, 결국 6차례 교섭 끝에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주 일본 덴소 본사 원정투쟁
직접 고용 요구하던 방식 물러나
사회적 고용기금 마련 촉구할 듯
이에 노조는 이르면 다음 주 일본 덴소 본사를 다시 찾아 사회적 기금 마련을 위해 일본 내 노동·시민단체와의 연대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한국와이퍼는 덴소가 100% 출자해 세운 회사인 만큼, 청산 개시 직전 증자한 300억원가량 가운데 일부를 사회적 고용기금 출연금으로 활용할 것을 요구한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한편, 노조는 이날 덴소코리아 화성공장 앞에서 회사 강제 청산 이후 지난 1년여간의 투쟁기를 정리하는 동시에 다가오는 일본 원정에서의 결의를 다지는 투쟁문화제를 열고 "덴소가 해고된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약속을 지키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와이퍼 관계자는 "(노조 측과) 계속 교섭 중에 있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교섭을 다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