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운송회사협회 라스 바그너
VDV(Verband Deutscher Verkehrsunternhmen·독일운송회사협회)는 월 49유로(약 7만원) 무제한 정기권 '도이칠란트 티켓'(D-티켓) 관련 독일 대중교통 회사·기관 입장을 대변한다.

독일은 VBB(Verkehrsverbund Berlin-Brandenburg·베를린-브란덴부르크 교통조합) 등 광역교통행정기구가 16개 주의 광역 단위별 교통 행정을 총괄하며 운송 수입 등을 각 회사·기관에 분배한다. 독일이 고속철도를 제외한 모든 대중교통 요금을 일원화할 수 있는 이유다.

VDV 전략·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라스 바그너(Lars Wagner·사진)는 지난 5일(현지 시간) 베를린 VDV 사무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운송회사 입장에선 대중교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D-티켓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기존엔 16개 주마다 요금 체계가 달랐는데, 이젠 D-티켓 하나로 통합되고 디지털화해 시스템이 훨씬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D-티켓 구매자가 누적 1천100만명을 넘었는데, 이 중 90%는 기존 정기권에서 옮긴 사람이고 나머지 10%는 신규 구매자로 파악됐다"며 "신규 구매자 10% 중에는 자가용에서 대중교통으로 전환한 사람들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누적구매 1100만명 훌쩍 10% 신규
회사 운영계획 세우기 어려운 상황


2023101601000509700026595.jpg
지난 3일 베를린 전철역에 정차한 에스반(S-Bahn) 열차에 '자전거칸'임을 알리는 그림이 큼지막하게 표기돼 있다. 베를린 전철은 자전거 휴대가 자유롭다. 2023.10.3 베를린/김명래기자problema@kyeongin.com


그러나 VDV는 현재까지 D-티켓 정책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바그너는 "올해까지는 티켓으로 수익이 나든 정부 지원금이 나오든 적자만 나지 않으면 된다"면서도 "5년 단위 등 중장기 계획이 아닌 1년 단위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 당장 내년 회사 운영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은 오르고 있는데 티켓 가격만 고정된다면 회사 입장에선 대중교통 운영 횟수나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대중교통을 장려하는 정책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VDV는 애초 D-티켓 가격을 69유로(약 9만8천300원)로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지역별 월간 정기권 가격이 70~80유로 사이였는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조금 더 할인한 가격이었다"며 "지난해 '9유로(약 1만3천원) 티켓'과 69유로 티켓은 큰 차이가 있어 중간값으로 만나리라 예상했고, 예상(49유로)대로 됐다"고 했다.

베를린/김명래·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3101601000504200026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