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캐릭터 사업 활성화에 매진 중이다. 캐릭터는 지역 소멸 위기 속 이를 극복하고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주목받은 지 오래지만, 효과는 제각각이다.
캐릭터 구축에 성공해 지역 인지도가 높아진 곳이 있는가 하면, 비용과 노력을 들이고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사라지거나 유명무실해진 캐릭터도 적지 않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는 지역의 명운을 뒤바꿔놓기도 한다. 일본 구마모토현의 '쿠마몬'이 이를 증명한다.
경기도를 비롯한 국내·외 여러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캐릭터 사업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지역 캐릭터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조명해 본다. → 관련기사 3면([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1)] 캐릭터 육성에 매진하는 지자체들)·편집자 주
용인특례시 공식 캐릭터 '조아용'은 국내 지자체에서 만든 캐릭터 중 손에 꼽히는 인기 캐릭터 중 하나다. 지역 내에서의 뜨거운 호응을 바탕으로 현재 지자체 캐릭터 계의 선두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최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높이뛰기 우상혁(용인시청) 선수가 자신의 가방에 조아용 인형을 달고 있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용인의 '용(龍)'에서 착안해 이름 지어진 조아용의 인기 비결은 '귀여움'이다. 바라만 봐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는 게 조아용에 열광하는 이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용인시, 무료 이모티콘 등 'SNS 홍보'
시설물 곳곳 캐릭터 배치, 인식 주력
온·오프라인서 굿즈 매출 5억 가까이
글로벌 무대에 설 'K-캐릭터'로 육성
조아용이 처음부터 귀여웠던 건 아니다. 지난 2016년 SNS 홍보를 위해 처음 제작됐을 당시엔 지극히 사실적인 용의 모습이었고 호응도 얻지 못했다. 이에 시 담당 부서에선 트렌드에 맞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2019년 디자인 리뉴얼을 거쳤다. 무시무시한 용의 이미지를 둥글둥글한 몸매와 귀여운 표정으로 순화시켜 현재의 조아용으로 탈바꿈시켰다. 대중에게 '친근함'으로 다가간 순간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조아용의 인기에 발맞춰 시는 조아용을 공식 캐릭터로 지정했고 카카오톡 이모티콘 무료 배포 등 각종 SNS상에서 조아용 활용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와 동시에 도시 곳곳의 시설물에 캐릭터를 새겨넣으며 지역 주민들에게 조아용을 인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조아용은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제4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대외 인지도까지 높였고 관련 굿즈를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매장은 문을 연 지 1년 6개월 만에 매출 4억8천만원을 넘어섰다.
이영민 용인시 공보관
시는 내년 '청룡의 해'를 맞아 지역 농·특산물에 조아용을 활용한 브랜드를 만들고 시청사 내에 공식 홍보존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 일본 구마모토 현지 벤치마킹 이후 조아용을 글로벌 무대에 설 수 있는 대표적 K-캐릭터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목표까지 세웠다.
귀여움에서 비롯됐지만, 캐릭터가 성장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지역 주민들의 전폭적인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시는 분석했다. 이영민 용인시 공보관은 "캐릭터가 지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다 보면 어느새 우리 동네의 자랑거리가 되고, 이는 지역사회 내에서 강한 유대감과 애향심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며 "이런 게 캐릭터가 가진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성규·강기정·서승택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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