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가 '해로와 토로'를 처음 만든 것은 2003년이다. 해로는 바다거북이, 토로는 육지거북이다. 바다와 육지를 아우르며 서해안의 중심 도시로 부상하는 시흥시의 이미지를 두 거북이로 표현했다. 올해로 스무살이 된다. 그러나 활성화가 된 것은 2019년 캐릭터가 대대적으로 리뉴얼되면서부터다. 기존의 해로와 토로가 조금 더 거북이의 모습을 형상화했다면, 새롭게 태어난 해로와 토로는 보다 동그랗고 단순하면서 귀여워졌다.


리뉴얼 이후 훨씬 더 호응이 많아졌다는 게 시흥시 설명이다. 캐릭터 리뉴얼에 대해 시흥시 관계자는 "캐릭터 자체가 오래 되기도 했고 시대가 많이 흐르면서, 이미지를 보다 세련되게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졌다. 지자체 전반적으로 캐릭터를 토대로 한 홍보가 늘어나고 있을 때여서,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서 리뉴얼을 했던 것"이라며 "리뉴얼 후 반응은 더 좋아졌다. 해로와 토로를 좋아하는 마니아층도 형성될 정도다. 시민들에게 두루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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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캐릭터 양춘이.


경기도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을 홍보하고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캐릭터를 육성하고 나선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그러나 저마다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2001년 7월 13일자 경인일보는 1990년대 후반 경기도 각 시·군에 활발히 불었다가 시들해진 지자체 캐릭터 육성 바람에 대해 '경기도내 일선 시·군들에서 지자체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명목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한 캐릭터 개발 사업이 무용지물화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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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7월 13일자 1면 지면. /경인일보 아카이브


 

지역마다 온도 차는 있지만 대체로 활성화에는 이르지 못했던 도내 각 지자체 캐릭터들이 최근 해로와 토로처럼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전 캐릭터가 보다 직관적이고 사실적인 모습이었다면, 탈바꿈한 현재의 캐릭터는 공통적으로 동그랗고 귀여워 친근감을 준다.

시흥시 '해로' '토로' 2019년 재탄생
트렌드 맞춰 마니아층도 형성 '인기'
'부천핸썹' '봉공이' 등 새롭게 대체
대회 출전해 지역 인지도 높이기도

아예 새로운 캐릭터가 기존 캐릭터를 대체한 경우도 적지 않다. 2008년 만들어진 '판타'와 '시아'를 대표 캐릭터로 활용하던 부천시가 현재는 2014년 SNS 홍보 캐릭터로 출발한 '부천핸썹'을 사용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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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역시 접경 지역의 특성을 살려 2000년 남·북한의 대표 개인 삽살개와 풍산개를 상징하는 '삽사리'와 '풍산이'를 일찌감치 개발했지만 최근엔 '물의 도시'와 '쌀의 도시'를 각각 형상화한 '포수', '포미'를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도 기존엔 도의 로고를 본따 만든 캐릭터인 '블루링'이 공식 캐릭터였지만 민선 8기가 시작된 후 마찬가지로 민선 8기 브랜드 로고를 형상화한 '봉공이'를 대표 캐릭터로 쓰고 있다.

지자체 캐릭터의 귀여움과 친근함이 대내외적으로 각 지역을 홍보하는데 톡톡히 역할을 하자,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지자체 캐릭터 육성 바람이 다시금 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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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도 각 지역의 이런 움직임들을 고려해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각 지자체·공공기관 캐릭터에 시상하는 대회인데 올해가 6회째다. 지난 20일 대국민 투표를 마치고 이르면 이달 내로 6회 대회의 수상 캐릭터가 발표된다.

해당 대회 출전을 통해 캐릭터 인지도를 높인 지자체도 적지 않다. '잘 만든 캐릭터'라는 점을 전문가와 일반 국민들에게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용인시의 '조아용'이 지난 2021년 4회 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쥔 가운데, 1회부터 6회까지 대회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많은 경기도 지자체 캐릭터들이 참여하는 추세다.

이번 6회 대회에도 의정부시의 '의돌이와 랑이', 부천시의 '부천핸썹', 하남시의 '하남이와 방울이', 남양주시의 '크크와 낙낙', 시흥시의 '해로와 토로'가 본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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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캐릭터 '해로, 토로'의 예전 모습과 리뉴얼 후 모습. /경인일보DB, 시흥시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 측은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은 지역·공공 캐릭터가 모이는 유일무이한 대회, 사업이다.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각 지역으로선 캐릭터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 대회 시상과 축제를 통해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이런 캐릭터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각 지자체들마다 캐릭터에 지역적 특징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저마다의 지역적 특성을 담은 각 캐릭터들이 잘 홍보될 수 있도록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황성규·강기정·서승택기자 kanggj@kyeongin.com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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