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 '고양고양이'는 경기도 지자체 캐릭터 중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 중 하나였다. 고양시 명칭이 고양이와 같다는 것에서 착안해 SNS 홍보용으로 지난 2011년 처음 만들어졌다. 귀여운 외모로도 사랑받았지만, 다른 지자체 캐릭터와 달리 정책을 홍보하면서 '홍보할고양', '칭찬할고양' 등 고양시와 고양고양이의 이름을 연상케하는 '고양체 말투'를 내세워 시민들의 귀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고양고양이를 중심으로 고양시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을 제작하는 한편 대표 축제인 꽃 박람회 등에도 어김없이 고양고양이를 배치하는 등 캐릭터 활성화를 위한 고양시의 노력도 꾸준했다. 이는 2014년 12월 고양시 페이스북 구독자 수 10만명 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이어졌고 제7회 대한민국 인터넷 소통대상, 제1회 대한민국 기초지자체 PR 대상 등 각종 수상의 영예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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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고양시 킨텍스 관광기념품 매장에서 고양시 대표 캐릭터인 '고양고양이' 인형·모자 등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고양고양이'의 흔적은 이곳을 포함한 일부에서만 찾을 수 있다. 2023.10.2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그러나 영원히 고양시 캐릭터로 남을 것 같았던 고양고양이는 한순간에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부터 고양고양이 캐릭터는 고양시 페이스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고양고양이도 하나 둘 지워졌다. 고양 킨텍스 내에 있는 고양고양이 굿즈숍 등 일부에서만 고양고양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2011년 제작 고양시 인기 캐릭터
고양체 말투 등 화제 한몸에 받아
민선8기 들어 이용 점점 줄어들어
"정책보다 캐릭터 관심… 리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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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의 새 캐릭터 '가와지볍씨'. /고양시 제공

정책보다는 캐릭터 자체에만 관심이 쏠리는 점 때문에 '고양고양이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게 고양시 설명이다. 캐릭터를 만든 지 10년이 넘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 등도 고려했다고 했다. 현재 고양시는 '가와지볍씨' 캐릭터를 쓰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민선 8기가 들어서면서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고양시 관계자는 "최근엔 모든 정책 홍보에서 고양고양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실 고양고양이를 만든 것은 정책 홍보를 위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시민들이 정책보다는 고양고양이 캐릭터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문제점을 인식했다"며 "2017년부터 고양고양이가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2019년부터 리뉴얼을 하려고 계획했다"고 말했다.

고양고양이가 사라진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고양시민은 "시장 바뀌면 전 시장 흔적 지우기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고양고양이는 놔뒀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도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마스코트였는데 안타깝다. 이제는 고양시청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시청 게시판에도 '고양고양이 캐릭터를 다시 활용하길 바란다'는 요청이 다수 제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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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내부에 비치된 봉공이 모습.

고양고양이처럼 사라진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민선 8기 출범과 더불어 야심차게 탄생한 캐릭터도 적지 않다. 경기도 '봉공이'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경기도 브랜드소통팀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비용은 덜 쓰면서도 도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정책을 홍보할 수단을 찾다가 민선 8기 브랜드 로고로부터 캐릭터를 고안해낸 것이다. 스토리도 부여했다. '봉공이'라는 이름은 경기도의 브랜드 추진 방향인 변화와 기회의 자음인 ㅂㅎ, ㄱㅎ을 세로로 조합해 나온 이름이다. 나라나 사회를 위해 힘써 일하고 공직에 종사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생일은 경기 1004년(새싹 기준 경기 원년) 7월 1일이고 소속은 경기도청이다. 환경과 역사 관련 경기도 전문요원으로 특별 채용됐다. 매번 지하철을 통해 경기도청 신청사가 위치한 광교중앙역으로 출·퇴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하나의 인격체로 의인화한 것이다.

탄생 1년 만에 SNS 팔로워 수가 1천명을 넘는 등 서서히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부턴 다양한 굿즈 판매도 시작했는데, 관심고객이 400명을 넘어섰다. 경기도 역시 경기도어린이박물관 1층에 부스를 설치해 어린이들의 친숙함을 높이는 방안과 팝업스토어 설치 등을 계획하며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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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내부에 비치된 봉공이 모습.

경기도 새캐릭터 '봉공이'도 지켜봐야

다만 경기도의 고민도 고양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캐릭터가 꾸준히 활성화되려면 일관되게 육성해야 하는데, '민선 8기' 브랜드를 토대로 한만큼 도지사가 바뀌면 봉공이가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봉공이는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홍보를 통해 도민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로 거듭나는 중이다. 앞으로 세계관을 더욱 확장해나갈 예정'이라며 "봉공이가 정치와 관련 없이 도민들 곁에 계속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3면([귀여움이 지역을 살린다·(2)] 캐릭터 사용 개방 두고 고민 빠진 지자체들)

/황성규·강기정·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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