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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스트리트를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코인 스트리트 이웃센터'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주민 커뮤니티가 원동력이 된 런던 도시재생을 이야기하면 '코인 스트리트'를 빼놓을 수 없다. 런던 중심부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남동쪽에 위치한 코인 스트리트는 원래 공업지대였다. 

80년대까지만 해도 공장과 창고가 많은 지역이라 산업화 시대가 저물며 함께 쇠락했다. 낡고 허름한 공업지대를 벗어나, 주민 친화적 도시가 된 지금에 이른 데는 주민들이 도시개발을 주도했고 나아가 주민의 삶도 도시와 함께 '재생'됐기 때문이다.

또 30년 넘게 도시재생이 성공으로 이어진 데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그 수익을 주민들이 민주적 과정을 통해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주효했다.

1970년 정부·민간의 상업지구 재개발
반대 시민단체 결성… 7년간 캠페인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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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정부 주도 하에 당시 낙후된 공업지대였던 코인스트리트를 상업지구로 개발하려하자 주민들이 직접 개발 반대에 나섰다. /코인스트리트 제공

코인 스트리트는 지역의 이름이면서, 도시재생을 주도하는 '사회적 기업'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 출발은 주민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1970년대, 정부와 민간기업 주도로 코인스트리트를 상업지구로 재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을 무렵, 당시 주민들은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 목소리는 꽤 강력했다. 코인스트리트 대외관계 책임자 케이트 손더스씨는 "당시 노인·아이 할 것 없이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다 같이 참여해 상업지구로 재개발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77년 산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던 주민들은 코인스트리트 개발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결성했고 무려 7년간 캠페인을 벌였다고 했다.

이같은 움직임 속에 1984년 '코인스트리트'의 이름으로 주민들의 사회적 기업이 설립됐고 런던시가 당시 해당 지역의 시 소유 땅을 주민들이 직접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케이트씨는 코인 스트리트 도시재생의 성공에 "운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그는 "1984년에 시가 주민에게 도시재생을 맡기는 결정을 하면서 아무것도 없었던 땅(약 5만2천609㎡)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용도대로 도시재생을 할 수 있었다"며 "보조금 등 당시의 정책은 가능한 일이지만, 지금이라면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4년 코인스트리트 사회적기업 설립
런던시 소유의 땅 직접 참여 길 열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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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스트리트 도시재생을 상징하는 OXO타워. 아래층에는 상점과 레스토랑 등이 입점했고 위층 대다수는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하지만 운이 좋았다는 것이 성공의 열쇠는 아니다. 코인스트리트의 성공은 주민들이 직접 도시의 주인이 돼 영리하고 알차게 도시를 다시 살려냈다는 데 있다. 실제로 코인스트리트 역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시로부터 제공받은 구역에 주민들이 가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상점거리를 만들었다. 이들 상점거리는 템즈강 주변이었는데 강변에 산책길을 조성하고, 지역축제를 만들어 외부인구가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 도시가 개발돼도 저소득층 주민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게 임대주택을 지었는데, 1993년에 착공을 시작해 1996년에 문을 연 'OXO 타워'가 이를 가장 상징하는 건물이다. OXO 타워는 단순히 임대주택만 있는 게 아니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들과 템즈강을 바라보며 멋진 뷰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들이 함께 입주해 있다. 지금도 관광명소로 꼽히는데 여기서 벌어들인 수익을 통해 임대주택 주민들의 안정적인 거주를 돕는다.

템스강 산책길·상점거리·임대주택 건립
레스토랑 등 年 157억·고용창출 발생

실제로 취재진이 찾은 OXO타워와 그 인근의 식당 및 상점거리는 평일 임에도 런던시민들로 북적였다. 템즈강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 역시 유동인구가 적지 않았다. 실제 코인스트리트가 발표한 지난 2018년 3월말 기준 코인스트리트가 벌어들인 수익은 약 1천100만유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57억원 상당이다. 앞서 밝힌 레스토랑과 카페, 상점, 예술공간 임대, 주차장, 영화촬영 공간 대여 등을 통해 수익은 물론 주민 고용창출이 발생했다. 시로부터 받는 보조금은 단 1%에 불과하다.

이렇게 번 수익의 36%가 이들 공간을 운영하는 직원·고용자 즉, 주민에게 돌아갔고 41%는 청소년 및 지역사회 프로그램 등 공공서비스에 사용됐다. 또 17%는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주택협동조합을 위해 사용됐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개발하며 그 수익을 다시 지역과 주민을 위해 재분배하는 과정은 단순히 운이 좋았다는 것만으로 치부할 수 없다. '우리 동네'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발전을 선택한 이들의 역사에서 주민들은 충분히 도시재생의 효능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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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과 일반 주택이 어울려 주민공동체로 활동하는 코인스트리트의 전경.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런던/공지영·구민주기자 jyg@kyeongin.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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