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속빈 전세들의 경고·(1)]
2021~2022년 경기도 관련 계약 정보 분석
심상치 않은 다수의 '이상 신호' 감지
깡통전세들 보증금 총액 2조9269억원
'인구 2위' 용인시 작년 본예산 맞먹어

'수원 일가족 전세 사기' 의혹이 불거지던 지난 10월 초 경인일보는 무턱대고 특별취재팀부터 꾸렸다. 서울 화곡동, 인천 미추홀구, 화성 동탄신도시 등으로 이어진 대규모 전세 피해 사례가 마치 연례행사처럼 계속되는 현상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전세사기를 예방해보자는 꿈을 꾼 건 아니다. 보증금 미반환 피해 발생과 임대인의 고의적 기망까지 더해져야 죄가 성립하는 탓에 요즘 경찰과 검찰마저 혐의 입증에 혀를 내두르는 상황만 보더라도 '전세사기' 사례를 미리 인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있다.
'깡통전세'가 극심한 지역이나 '전세피해 우려' 소지가 있는 주택들은 찾아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2년 계약이라고 가정하면 올해나 내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지난 2021~2022년의 경기도 전세계약 데이터를 모두 분석했다. 여기에 50채 이상 다주택자(2017~2022년 취득 기준)가 가진 주택들의 정보를 대입해 위험 요소를 추려냈다.
그 결과 경기도 곳곳에서 심상치 않은 다수의 '시그널(Signal·신호)'이 감지됐다. 아직 어디에도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미 전세 사기에 가까운 사고로 경찰에 구속된 임대인도 있었고, 아무도 모르게 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입은 채 2년 넘도록 대답 없는 임대인의 연락만 기다리는 임차인도 만났다.
제2 금융권이 수십억 원대 근저당을 잡아뒀거나 전세가율 100%를 훌쩍 넘기면서 등기부등본에 각종 '압류'나 '경매개시' 사항까지 적힌 전셋집들은 셀 수 없이 많았다. 경인일보는 '무고한 임대인을 의심할 가능성'만 의식하다가 자칫 '무고한 임차인의 피해 확산 가능성'까지 방관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특별취재에 나섰다. 지난 2개월 간 포착한 여러 '시그널'을 총 5편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 주
'전세가율 100% ↑' 경기도 전세보증금 총 2조9천억원
먼저 특별취재팀은 지난 2021~2022년 경기도에서 이뤄져 공공기관에 신고된 14만480건의 전세계약 정보를 분석했다. 아파트를 제외한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이 대상이다. 정부 산하기관의 웹사이트(부동산테크)나 애플리케이션(안심전세)은 다수의 매매 가격·시세 정보를 누락해 정작 일부 연립·다세대 및 오피스텔 전세가율(전세가격/매매가격*100)을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를 공간데이터 전문기업 (주)빅밸류의 매매시세 빅데이터로 보완하고 공통된 산출 공식을 대입해 계산했다.
그 결과 각 계약체결(2021~2022년) 시기 그리고 현재(올해 8월) 등 두 시점 모두 100%를 넘긴 전세가율로 전세거래가 이뤄진 건수가 경기도 내 1만6천55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증금을 모두 합치면 2조9천269억1천58만원이다. 전세가율만으로 보증금 미반환 등 피해 가능성을 예단할 수 없지만, 계약 당시는 물론 현재 매매시세로 따져봐도 '완전히 텅 빈' 상태인 깡통전세들의 보증금 총액이 도내 인구 2위 도시인 용인시의 지난해 본예산(2조9천871억원) 규모와 맞먹을 정도란 것이다.
→ 관련기사 (접근성 믿고 들어간 명당, 사기꾼이 파놓은 무덤일수도…)
특별취재팀/김준석·김산·한규준·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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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밸류 협업' 2년간 실거래 정보 14만여건 분석]경인일보의 이번 '시그널(Signal) : 속빈 전세들의 경고' 기획보도에 활용된 전세가율 및 다주택자 정보(지도 콘텐츠 포함)는 (주)빅밸류의 용역을 통해 도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전세가율은 해당 임대차 계약 당시와 현재(2023년 8월) 등 두 시점을 각각 기준으로 한 매매가(빅밸류 산출 시세)를 분모로 계산했으며, 이중 90% 이상 및 100% 이상의 전세가율을 나타내는 실거래 정보들을 토대로 비교·분석 및 취재한 자료를 보도에 활용했다.
빅밸류는 정부가 공개하는 등기부, 건축물, 토지, 지적도, 수치지도 등 수많은 행정·지리 정보를 수집해 공간 AI(인공지능) 기술로 분석·가공하는 공간데이터 전문기업이다.
주택 등의 담보가치 산정 시 매매거래 정보가 부족한 50세대 미만 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의 인공지능 시세를 은행에 제공할 수 있도록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을 통한 법률을 근거로 인공지능 시세를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