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잘알(의정부 잘아는) 후보대전’ 박지혜 vs 전희경 vs 천강정 - 의정부갑 ②
경험이 가장 좋은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죽었다 깨도 모르는 일이 세상에는 많으니까요. 특히 소외받고 차별받은 경험은 더욱 그러합니다.
지난해부터 여론이 크게 일었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경기분도론 등 경기북부 이슈는 사실은 군사보호구역,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로 분단 이후 경기북부가 수십년 간 소외받고 차별받아온 역사의 산물입니다.
그 중에서도 의정부는 경기북부지역의 ‘형님’ 같은 도시입니다. 경기북부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가장 강하게 목소리 내는 지역이니까요. 또 의정부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의정부갑 지역구는 경기북부의 민심을 좌우하는 핵심 지역입니다.
경기북부를 둘러싼 변화의 바람이 큰 시기라 그럴까요. 이번 총선에서 의정부갑 지역구는 각 당의 치열한 ‘전략공천’으로 여느 선거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후보는 연천군 전곡읍에서 태어난 의정부에서 유년을 보낸 경기북부 토박이 입니다.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호로 영입된 박지혜 후보는 기후위기 전문가입니다. 2020년 청소년기후행동이 ‘기후위기 방관은 위헌’이라며 낸 위헌소송의 소송대리인단을 맡았고 2022년엔 기후싱크탱크 ‘플랜1.5’를 설립해 공동대표로 활동했습니다.
국민의힘 전희경 후보는 비례를 통해 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소위 ‘경력직’ 입니다. 사안마다 보수의 시각에서 강한 목소리를 내왔던 터라 보수주의자들로부터 꽤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죠.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으로 일하는 등 정치적 활동반경이 큰 인물이지만 지역구 출마는 처음입니다. 의정부갑을 택한 건 의정부에서 초중고를 모두 졸업한 토박이라는 점이 작용했습니다.
개혁신당 천강정 후보는 의정부에서 오랫동안 치과의사로 일하며 의정부를 정치적 터전 삼아 꾸준히 정치활동을 해왔습니다. 자유한국당시절엔 의정부시 갑 당협위원장을 맡았고 2018년엔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의정부시장선거에 출마한 바 있습니다. 정치적 관점에서 의정부를 고민한 세월은 가장 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 당에서 의정부와 깊은 인연이 있는, ‘지역인재’ 후보들을 내세운 건 앞서 설명한 경기북부에 불고 있는 변화에 대한 갈망과 관련이 깊습니다. 특히 의정부 갑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6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뒤를 이어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선돼 ‘민주당 텃밭’이라고 해도 무방했는데, 이번 총선은 거대 양당은 물론이고 신당까지 모두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했고, 경기북부에 어울리는 새로운 비전을 들고 나오지 않으면 유권자의 표를 얻기 힘든 경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의정부를 잘 안다는, ‘의잘알’ 후보들은 진짜 의정부 갑의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요. 경인일보가 대신 짚어봤습니다.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어떻게 반환받고 어떻게 활용할 건데?
“부대가 보존되면 의정부의 명소가 될 것 같아요.”
38년 동안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앞에서 미국식 바비큐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윤복(71)씨는 CRC가 그대로 보존돼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최씨는 “부대를 구경 오는 사람들이 미군들이 먹던 그 방식이니, 우리 가게도 더 찾을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한편 20여년 동안 의정부에 거주 중인 김민철(46)씨는 CRC가 ‘공원’이 됐으면 합니다. 그는 “집값 때문에 의정부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공원이 되면 굳이 주말까지 서울에 나가지 않아도 아이들이 뛰어놀며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캠프 레드클라우드(CRC)의 활용방안을 두고 시민들의 기대감이 싹트고 있습니다. 의정부시 가능동 317번지 일원에 위치한 CRC는 미2사단 사령부 등이 주둔했던 미군부대로 부지면적만 83만6천㎡에 달합니다. 미군기지가 8개나 위치한 의정부에서 미군 공여지 활용방안은 늘 이슈였지만, 지난 2022년 CRC가 우리 군에 반환되고, 지난해 7월 CRC를 지나는 왕복 2차로 도로가 일반에 개방되면서 최근 CRC의 구체적인 활용방안논의에 속도가 붙은 양상입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지난해 4월 기존에 CRC에 예정됐던 ‘E커머스(전자상거래) 물류단지 조성계획’을 백지화하고 ‘디자인·문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여지 내 이국적인 미군 건물을 최대한 살려 디자인·문화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의정부문화재단이 시민 1천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시민 81%가 CRC의 ‘디자인·문화 복합공간 조성’을 희망하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부지면적만 83만6천㎡ 달하는 부지면적
디자인·문화 클러스터 조성계획에 기대감
천문학적인 ‘토지매입비용’ 개발 걸림돌
특별법 제·개정… 무상 반환 시민 운동도
활용 위해선 지역 국회의원 역할이 중요
의정부시 관계자는 “의정부시에서 미군부대 8곳이 반환됐는데, 모두 아파트가 지어지는 등 재개발 사업이 진행돼 형태가 보존된 곳은 CRC뿐이다. 미국 내 작은 소도시로 불려도 무방할 만큼 주거건물이 많아 문화적 가치가 크고 훈련소가 아닌 지휘부여서 환경오염 문제도 적다”며 “경기북부지역의 산업구조는 개발 제한 때문에 섬유(양주)·가구(포천) 등 1차산업에 집중돼 있다. CRC가 디자인산업의 거점이 되면 북부지역의 다양한 산업시설과의 연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구상이 나온들, 지자체의 힘만으론 미군공여지 개발이 불가능합니다. 천문학적인 ‘토지매입비용’ 때문입니다. 지자체가 미군공여지를 개발·활용하기 위해선 국토교통부 소유의 부지를 지자체로 반환받는 게 우선 필요한데, CRC부지 매입을 위해선 1조원에 이르는 재원이 필요하다고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특별법을 제·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2006년 제정된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공여지법)에는 지자체가 반환공여지를 개발하면 토지매입비 일부(최대80%)를 지원받을 수 있는데, 공원·도로·하천으로 개발하는 경우로만 한정돼있습니다. 현행법대로 하면, 지자체가 원하는 방식대로 개발하기도 어렵고, 개발을 앞두고 지가가 오르면 지자체의 재정 부담도 함께 커지게 됩니다. 실제로 서울의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용산기지는 공여지법이 아닌,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을 별도로 제정해 국비 100%로 국가 주도의 공원화를 추진하고 있죠.
의정부 시민사회에선 ‘미군반환 공여지 시민참여위원회’가 꾸려져 무상 반환을 요구하는 움직임(3월19일자 인터넷판 보도=“국가가 CRC 무상양여해야” 의정부 시민운동 본격화)도 있습니다. 국가가 국방을 목적으로 의정부 시민들의 땅(재산)을 ‘징발’했던 만큼, 국가가 책임지고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겁니다. 위원회 관계자는 “국가가 필요해서 해당 토지를 가져갔던 것이니 지자체에 반환할 책임도 국가에 있는 것”이라며 “공여지가 시민 품으로 돌아오게 되면,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도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특별법을 손보지 않고도 국가주도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국방부가 CRC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고 시민을 위한 공익적인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굳이 지자체나 민간사업자에게 부지를 넘기지 않고 사업 시행을 도맡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여전히 한국 곳곳에 미반환 공여지가 남아있고, 지속적인 유지관리 비용도 투입돼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예산을 들이겠느냐 하는 의문도 남아있습니다.
이러나저러나 CRC를 개발·활용하기 위해선 지역구 국회의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법을 손보거나 국방부를 포함한 중앙정부와의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후보자들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후보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의정부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자원입니다. 의정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부지활용 계획을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 가장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1호 공약으로 캠프 레드클라우드에 디자인 융복합 시티를 조성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디자인산업·미래에너지·역사관광·복합문화쇼핑 4개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낙후된 지역경제를 회복시키고 도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비전을 담았습니다. 또한, 캠프 레드클라우드 부지에 기후테크 등 탄소중립 산업을 유치·육성하여 지역순환경제를 촉진시키고 의정부를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선도도시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캠프 레드클라우드의 무상이전이 조속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의정부시 재정으로만 부지 이전을 완료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가가 책임있는 자세로 무상이전 문제를 풀고, 캠프 레드클라우드가 하루빨리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국회에 입성하면 관계부처와 적극 소통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또한, 용산·평택 미군기지 무상이전 특별법과 이전 과정도 면밀하게 살펴 무상이전에 대한 제도적 방안을 단계적으로 마련하겠습니다.
의정부 시민들은 오랜 시간 동안 국가 안보를 이유로 불편과 희생을 감수해 왔습니다. 따라서 의정부 시민들과 함께 부지 활용 논의를 이어가는 것은 당연하고,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CRC 시민간담회·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매 간담회를 참석하며 느끼는 것은 시민들은 캠프 레드클라우드를 통한 의정부의 발전을 간절히 염원하고 계신다는 겁니다. 박지혜의 비전과 의정부 시민의 염원이 잘 융화될 수 있도록 시민 소통의 장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캠프 레드클라우드를 시민의 품으로 완벽히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전희경 후보
CRC 개발사업이 청사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현을 위해서는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대형국책사업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이는 반드시 의정부에 힘있는 집권여당 소속 국회의원이 있어야만 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고 실현해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면밀한 투자전략, 우수한 인프라, 맞춤형 행정지원과 신속한 의사결정 등 기업과 교육기관이 필요로 하는 물리·제도적 환경이 구축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캠프 레드 클라우드(Camp Red Cloud)에 디자인산업단지를 조성해 국제적인 디자인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하고 교육기관 유치도 공약화했습니다. 이를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특별법상 부여되는 규제특례와 고도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의정부를 디자인산업 및 교육특성화도시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도 도입 근거를 담은 법 제정과 하위법령 마련, 관계부처 협의 등을 추진해 국가주도 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CRC 국가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 최고의사결정기구로 국무총리실 산하 CRC위원회를 설치해 행정지원 체계를 마련토록 할 계획입니다.
CRC 국가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는 토지개발 기본구상 및 개발계획 수립 시 반드시 의정부시와 협의토록 조문에 명시해 의정부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보장할 방침입니다. 법 제정 과정에서 논의되는 절차와 방식에 따라 시민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개혁신당 천강정 후보
정부는 지난 2023년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의 범위를 일정한 재무건전성을 갖춘 민간주체가 100분의 50 이상 출자한 경우”를 신설하여 미군기지 반환 지연, 민간투자 저조 등으로 진행이 더딘 반환기지의 개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했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도로ㆍ하천, 공원”입니다. 그것도 소요경비의 100분의 60이 아닌 80이어도 현재 의정부 재정 여건상 개발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난감한 것은 실정이 이렇다고 언제까지 기다릴 수도 없습니다.
저는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개발이 간절합니다. 오랜 숙원입니다. 간절함이 큰 만큼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개발을 통해 의정부 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의 삶이 행복한 방향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의 노후 행복을 위해 어르신들께서 합리적인 입주비용을 지불하고 각종 편의시설과 의료서비스 등을 누리면서 거주하는 주택 개념에 해당하는 대한민국 최대의 실버타운을 조성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최대의 실버타운으로 탈바꿈하는 캠프 레드클라우드(CRC)는 복지뿐만 아니라, 고령화 사회라는 실정에 걸맞게 연령별 맞춤 일자리를 창출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