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지나 철거도 어려운 상황
배후지역으로 한때는 호황 누려
광명 중심에 지은 보람채아파트
독자적으로 활용 못하고 공동화
한때 경기도 주요 시·군들은 위성도시로 불렸다. 성남시는 인구를 분산할 목적으로, 과천시는 중앙행정수요를 나눠지면서 서울의 '위성도시' 기능을 했다.
지금은 경기도 시·군을 위성도시로 일컫는 사람은 없지만, 서울과 그 주변을 부속으로 나눠 사고하는 경향은 여전히 지방자치의 발목을 잡고 있다.
광명 보람채 아파트는 이런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산업화를 위한 도시개발과 안정적인 노동력 수급이라는 대의를 위해 광명시가 개발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광명시 역시 갈대가 무성한 습지에서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로 성장하는데 산업화 시기 주어진 그 역할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한때 구로공단의 노동자들이 점심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고된 노동을 잊기 위해 술 한 잔을 기울일 곳으로 광명시를 찾았으니 서울 배후지역의 경제적 이익을 누렸다. 늘어난 인구 역시 서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여러 이점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본격화되고, 자신이 사는 지역을 더 나은 환경으로 가꾸려는 시민의식이 성숙하면서 서울 배후지역이라는 인식은 수도권 지자체가 공통으로 겪는 비애가 됐다.
보람채 아파트는 광명시 행정과 상업의 중심지역에 방치됐고, 광명시가 독자적으로 활용방안을 세울 수 없는 도심 속 공동(空洞)으로 남았다.
안전한 광명을 위한 시민모임 김성동 대표는 "40년이 넘도록 시민을 위해 사용하지 못했고, 도심 흉물로 전락해 시민들의 걱정거리가 됐다"며 "하루빨리 철거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되돌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도 "앞으로 기업들이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으로 (보람채 아파트)부지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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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공지영·이시은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