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경부선 군포장역 개설로 일대 번영
산본신도시 조성 맞물려 안산선(4호선) 개통
총 6개 역 존재… 인구수 대비 접근성 높아
GTX-C 예정, 지하화 추진… 지형 변화 기대
많은 도시의 발전이 철도 개설과 맞물려 있다. 철도를 통해 지역 접근성이 높아지면 그만큼 인구가 늘어나고 산업이 발전하기 마련이다. 군포시도 예외는 아니다. 지역의 발전사(史)엔 어김없이 철도가 있었다. 경부선이 개통한 1905년, 안산선 운행이 시작된 1988년, 그리고 지금까지. 여전히 철도는 군포시 성장의 핵심 동력이다. 군포시 도약의 역사는 늘 철도와 함께 쓰였다.
#철도와 군포
군포시엔 전철역이 6개 있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에 당정·군포·금정역이, 4호선에 금정·산본·수리산·대야미역이 있다. 도내 시·군 중에선 성남시(지하철 8호선 남위례·산성·남한산성입구·단대오거리·신흥·수진·모란역 / 수인분당선 가천대·태평·모란·야탑·이매·서현·수내·정자·미금·오리역 / 신분당선 미금·정자·판교역 / 경강선 판교·성남·이매역 이상 18개), 수원시(1호선 세류·수원·화서·성균관대 / 수인분당선 청명·영통·망포·매탄권선·수원시청·매교·수원·고색·오목천 이상 12개), 용인시(신분당선 상현·성복·수지구청·동천역 / 수인분당선 상갈·기흥·신갈·구성·보정·죽전역 이상 10개. 용인경전철 합하면 24개), 안산시(4호선 안산·초지·고잔·중앙·한대앞·상록수·반월 / 수인분당선 안산·초지·고잔·중앙·한대앞·사리역 이상 8개) 등이 지하철역이 많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이들 시 모두 인구가 60만명 이상인 대도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민 수가 25만명 남짓인 군포시의 1인당 철도 접근성이 비교적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지역 발전도 철도 개설과 궤를 함께 한다. 일제가 1905년 개설했던 경부선의 역사가 군포에 생겨난 게 시작이었다. 군포시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현 안양 호계3동지역에 시장이 있었는데 이를 군포장으로 불렀다. 이 명칭을 딴 경부선 군포장역이 현재의 군포역에 들어섰다. 철도 개통으로 군포장역을 중심으로 사람과 자금의 흐름이 활발해지자 지역 일대도 발달하기 시작했다. 학교가 생기고, 안양천 범람을 계기로 이동해온 군포장도 성행했다. 군포초등학교와 군포역전시장의 100년 역사는 이렇게 탄생했다.
1974년 1호선 개통으로 전철 시대가 열리면서 군포역의 변화도 시작됐다. 이후 1988년 수도권 전철 4호선의 일환인 안산선이 개통하면서 또 한 번의 발전 토대가 군포지역에 마련됐다. 안산선과 맞물려 1기 신도시인 산본신도시가 개발됐고, 지역 발전의 역사도 새로 쓰였다.
#GTX, 신분당선, 그리고 지하화
철도는 여전히 군포지역 발전의 큰 요인이다. 대표적인 게 GTX-C다. 김문수 전 도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가 구상한 GTX 3개 노선 중 C노선은 군포 금정에서 서울 강남을 거쳐 의정부를 잇는 노선으로 계획됐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C노선이 확정돼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 접근성과 경기도 지역의 인구 유입, 기업 유치, 부동산 가치 상승 등이 비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GTX 개통 전후 군포지역의 모습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3기 신도시인 의왕·군포·안산 개발과 맞물려 현재 수원 광교까지 개설된 신분당선을 해당 신도시로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하철 1·4호선 이후 새로운 노선이 더해지지 못했던 군포지역 안팎에선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새 노선 개설 뿐 아니라 기존 노선의 개선도 군포시에겐 큰 과제다. 여느 수도권 지하철 노선과 달리 군포시를 지나는 모든 전철 노선은 현재 지상에 있다. 이 때문에 전철을 타려면 땅 밑으로 내려가는게 아니라 모두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반대 방향 열차에 탑승하려면 육교를 건너야만 하는 역도 적지 않다.
철도가 땅을 가르고 있으니 개발에 번번이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군포시는 사정이 비슷한 안양시, 서울 용산·영등포·구로·금천·동작구와 2012년부터 경부선 구간의 지하화를 추진해왔다. 이런 가운데 ‘철도 지하화 및 철도 용지 통합 개발에 관한 특별법’ 시행이 호재가 됐다. 올해 말 정부는 특별법에 따라 선도적으로 지하화를 추진할 철도 노선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상을 가르던 철도가 땅 밑으로 내려가면 그 윗 부지를 보다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군포시의 지도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얼마 전 군포에서 만난 누군가가 그랬다. “서울 연남동이 제일 가는 핫플이 된 건 경의선이 지하화되고 그 윗 부분 철길이 숲길이 돼면서부터거든요. 군포라고 못하라는 법이 있나요. 1호선이 지하화되면 그 위가 ‘군프럴파크’라도 될 지. 그럼 새로 뚫린 GTX 타고 서울에서도 청년들이 많이 찾는 핫플이 될 수 있을 거에요.” 하은호 군포시장은 올해 초 경인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가치 있는 도시,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위해서 우리는 철길을 낸다”고 했다. 도약의 역사는 또 다시 철도로 쓰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