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 옆, 기후괴담·(2)] 


2041~2060년 연평균 기온 1.7~3.1도 상승·폭염일수 3배 급증
21세기 후반 겨울 강수량 최대 62.64%↑… 예측 불확실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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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를 듣고, 북극과 남극에서 녹아 떠내려가는 빙하만 떠올렸다면 정말 오산이다. 지구온난화는 이제 경기도온난화다.

경기도는 이미 뜨거워지고 있고, 앞으로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불행하게도 지금 당신에게 닥친 현실이다.

■ 향후 경기도가 더워지면서 겪어야 하는 일들


기상청의 '2023년 경기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분석했다. 경기도 연평균 기온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12.2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21세기 중반(2041~2060년)에 이르면 1.7~3.1도, 21세기 후반(2081~2100년)에는 2.4~6.7도씩 더 상승할 전망이다. 점점 더워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지구온난화, 아니 '경기도온난화'는 폭염·폭우·겨울강수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무더위에 양산을 쓴 시민. /경인일보DB
무더위에 양산을 쓴 시민. /경인일보DB

우선 폭염은 더 잦아진다. 폭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뜻한다. 2000~2019년 기준 경기도의 폭염일수는 12.4일이다. 기상청은 2021~2040년 경기도의 연평균 폭염 일수는 26.3~28.6일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2배가 넘는 예측치로, 올해만 해도 23일 기준 17.3일로 이전 기준을 넘어섰다. 상황은 갈수록 심각하다. 21세기 중반이 되면 33~48.9일까지 연평균 폭염일수가 급증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21세기 후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탄소 감축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 경우 폭염일수가 연간 104일까지 늘어날 수 있는데, 1년 중 3개월 이상 재난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

온열질환자 연평균 증가율도 경기도가 압도적이다. 지난 2011~2022년 온열질환자 연평균 증가율은 도(3.5%)가 전국(1.8%)을 앞섰다. 최근 3년(2020~2022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도(24.9%)가 전국(8.4%) 평균을 크게 웃돈다.

김한수 경기연구원 기후환경정보센터장은 도내 온열질환자 증가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경기도에는 건설업 공사장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폭염 대응 정책을 시행하는 지자체에서 온열질환자 발생 지역과 취약계층, 도시구조적으로 더 더운 지역 등 구체적인 정보를 갖춰야 한다"며 경기도만의 폭염관리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겨울비 내리는 경기도, 강수량 전국 최대 증가 예측


경기도온난화는 비단 폭염에만 그치지 않는다. 올해 경기도를 집어삼킨 강수량도 매년 늘어난다.

이대로 온난화가 계속 진행됐을 경우를 가정해 21세기 중·후반이 되면 경기도의 연강수량은 각각 현재보다 13.7%, 19.2%까지 증가할 수 있다. 같은 시기 전국 연강수량 증가율 예측치인 16%를 능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강수량은 계절을 가리지 않을 전망이다. '겨울 강수량'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겨울은 일년 중 가장 건조하고 추운 계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겨울비가 잦아졌고 '겨울장마'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기상청은 경기도 겨울강수량이 2021~2040년에는 60.2~75.1㎜, 2041~2060년 66.8~88.7㎜, 2081~2100년에는 61.3~96.1㎜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도 겨울 강수량이 96.1㎜에 이르는, 최악의 경우엔 현재보다 최대 62.64% 늘어난다.

겨울강수량이 늘어난 배경에도 '경기도온난화'가 있다. 겨울철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해상에 진입하면 해수면 온도차로 강수 구름대가 형성된다.

이때 온도차가 클수록 구름대가 많이 생겨나는데, 최근 해수면 온도가 상승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또 겨울철 남쪽으로부터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이전보다 강해진 것도 겨울강수량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결국 경기도 미래기후는 '갈수록 더워질 것'이 기저에 있다. 지금 겪은 것보다 훨씬 덥고 습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데 문제는 더워지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더워질 건 자명한데, 도무지 오늘만 더울지, 내일은 비올지, 아니 한시간 뒤 어떤 지역에 폭염이 올지 폭우가 내릴지, 전문가조차 '예측할 수 없다'는데 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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