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밤낮 없는 기괴한 소음공격에 캠핑장 예약·발길 끊겨
'조용한 삶' 전입자들 떠날 채비… 부동산 거래 위축 조짐
당산리 주민들 총회 예정에 인천시도 피해 범위 파악 계획
기괴한 소음을 남쪽에 흘려보내는 북한의 소음공격(9월12일자 1면 보도=[단독+영상] 북한, 쓰레기 풍선 이어 24시간 기괴한 소음공격)이 인천 접경지역에서 연일 이어지면서 북의 도발에 무방비로 노출된 강화군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번 소음공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은 캠핑장이다. 외부 소리가 그대로 전달되는 텐트 특성상 야영객 피해는 야간에 극대화되는데, 캠핑을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가거나 이른 아침에 철수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용객이 급감하고 있다.
하점면에서 30개 사이트 규모의 야영장을 운영하는 나경환(58)씨는 "밤새도록 이어지는 기괴한 소음 때문에 '밤사이 고생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는 손님들의 하소연을 들을 때면 딱히 뭐라고 드릴 말이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그는 "단골 손님 예약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소음공격이 더 지속된다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생계가 막막하다"고 했다.
부동산 거래가 위축될 조짐도 보인다. 조용한 시골 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기괴한 소음이 연일 들려오자 최근 강화군으로 전입한 주민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강화군으로 이주한 A씨는 "조용히 개인 작업을 하려고 월세를 얻어 이주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계속 소음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작업에 집중하기 어렵다. 집주인과 상의해 월세 계약을 해지하고 떠나야 하나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밤낮없이 이어지는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이들은 알지 못한다고 하소연한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주민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음공격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인 하점면 당산리 주민들은 조만간 총회를 열고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인천시도 강화군을 통해 북의 소음공격으로 인한 정확한 피해 범위와 정도를 파악할 계획이다.
정치권도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선원(인천 부평구을) 의원은 "조만간 강화군을 방문해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12일 성명을 내고 "안보는 국민이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들이 하루속히 불안감을 떨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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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