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괴한 소음 공격' 대처 목청

해상 접경지역 전파공략 노출
2012년 GPS 교란 직접적 타깃
군인보다 민간인 겨냥 '심리전'
전문가 "서해, 우선 순위 둬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 GPS 교란공격에 이어 소음공격까지.

인천 접경지역이 북한의 '대남 도발 시험장'이 되고 있다.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내륙 접경지역보다 바다를 품고 있는 인천의 해상 접경지역에서 북한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특성을 고려한 안보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북한의 대남 도발은 언제나 기존 틀을 벗어나 우리 사회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로 이뤄져 왔다. 대표적인 예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다. 그 이전까지 우리 해군 함정에 대한 북측의 직접적 어뢰 공격은 없었다.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우리 사회는 음모론이 확산하는 등 극심한 사회 혼란을 겪기도 했다.

새로운 형태의 도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2010년 11월23일 아무런 사전 경고 없이 민간인 거주 지역을 폭격한 '연평도 포격전'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정전협정을 맺은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민간인 거주지역에 대한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군인 2명이 전사했다. 연평도 주민들은 포격을 피해 인천 내륙의 찜질방에서 '피란생활'을 장기간 이어가는 등 불안과 혼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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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스피커. /경인일보DB
 

산악 지형이 대부분인 내륙 접경과 달리 인천의 해상 접경지역은 북한의 전파·소음공격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피해가 더 크다. 그만큼 사회 혼란도 더 커진다는 의미다.

2012년 경인일보를 통해 알려진 북한의 서해상 GPS 전파 교란공격도 전자전 형식의 첫 도발이었다. 인천이 북한의 직접적 타깃이 됐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기와 인천 어민들이 북한의 GPS 교란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이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국제기구가 나서며 북에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최근 시작된 소음공격은 심리전 형식의 대남 도발로 그간 유례를 찾기 힘들다. 북한 노래나 사람 음성이 아닌 기괴한 소음을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소음공격이 접경지역 군인보다는 민간인을 겨냥해 이뤄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북한은 우리 사회에 동요를 일으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대남 도발을 벌여 왔다.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지 않고 사회 혼란을 유발하는 도발에는 언제나 민간인이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인천 접경지역에 더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안보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홍우택 연구위원은 "북의 도발은 언제나 새로운 형식을 띠었지만 남한 사회의 동요를 일으키려는 목적은 언제나 같았다"면서 "정부와 군 당국이 우리나라 모든 전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서해 접경지역에 조금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는 방식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