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영 의원 등 강화 당산리 간담회 참석
“민주당 세 차례 다녀가” “먼저 위로해야”
“국방위원들 모시느라…” 수습 나선 국힘
강화군수 보선 지원 한동훈 “해결하려고 노력”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북한의 소음공격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주민과 만났다.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곳 주민들은 쓴소리를 쏟아내며 보수 정당을 표방하는 여당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더 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충남 서산시태안군) 국회의원을 비롯해 국방위 소속 임종득(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유용원(비례) 의원과 배준영(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의원 등이 당산리 마을회관을 찾은 것은 지난 27일이다.
석달째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소음공격에 지친 주민 목소리는 간담회 시작부터 날이 서 있었다. 고령의 여성 A씨는 국민의힘 당원임을 밝히며 작심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A씨는 “이곳 주민들이 왜 국민의힘 당을 많이 찍어주는지 아느냐. 그건 이곳이 북한과 가까운 마을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국힘이 제일 먼저 내려와 주민들을 위로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 먼저 와 의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쏘아붙였다. 그는 “강화군민이 오래도록 국민의힘에게 얼마나 많은 지지를 보내주었는지 아느냐,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을 포함해 벌써 세 차례나 이곳을 다녀갔다. 국민의힘이 이럴 줄 몰랐다. 당원으로서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정에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먼저 배준영 의원이 “소음피해는 야당처럼 얼굴만 내비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와 함께 호흡을 맞춰 해결할 수 있는 국회 국방위원들을 모시고 오려다 보니 늦었다.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A씨의 화는 풀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야당은 선거 의식하고 이곳을 찾은 것이다. 배준영 의원은 국회 원내수석이라는 핵심요직이어서 바쁘다. 핵심요직이 강화에서 나온 것이다. 몸이 지역구를 찾지 못해도 일하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을 다독이며 배 의원을 거들었다. 17사단 사단장을 역임한 임종득 의원과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의원도 함께 수습에 나섰다. 그제서야 A씨의 화는 조금 가라앉은 듯 보였다.
이곳 당산리는 북한과의 거리가 불과 1.8㎞로 가깝다. 전통적으로 접경지역 주민들은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수정당이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더 중요하게 여길 것으로 생각하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선원(인천 부평구을)의원이 일찌감치 추석 전에 다녀간데 이어, 민주당 최고위원인 김병주(경기 남양주시을)의원도 추석 연휴 동안 마을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폈다. 자연스럽게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망감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주민들은 남측이 먼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먼저 중단해달라거나, 민간이 보내는 대북전단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대통령과 여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초등학교 1·3학년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다른 주민 B씨는 “오죽하면 1학년 딸아이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한다. 여당이 대통령과 잘 노력해달라. 아이가 밤마다 울고 힘들다고 하는데 부모로서 해줄 수 없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강화군을 찾았다. 10·16 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한 자당 박용철 후보를 지원차 나선 것이다. 한 대표 강화풍물시장에서 북의 소음공격에 고통받고 있는 주민 A씨와 B씨를 만났다.
이들 주민이 북한 확성기 소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에 한 대표는 “확성기 때문에 생활하기 힘드시지 않나. 이걸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 부족할 건데 정치라는 게 이런 문제 해결하려고 정치하는 거고 저희가 잘 챙겨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