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선수] 24년 프로생활 마감한 SSG 추신수


경기·안타·홈런·타점·도루 '빅리거 최다'
KBO 최고령 타자·그라운드 밖 영향력도
접전 양상땐 출전 단념… 내년 은퇴식

추신수
지난달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키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추신수가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타석을 소화한 후 덕아웃 앞에 도열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9.30 /SSG랜더스 제공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의 주장이자 맏형 추신수가 24년 동안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추신수는 지난달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7-1로 크게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섰다. 프로 통산 1만2천145번째 타석이었다.

추신수는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고, 팬들은 환호로 반겼다.

추신수는 22살이나 어린 투수 김연주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추신수는 3구째 직구를 공략했으나 2루 땅볼로 물러났다.

범타로 물러난 추신수를 향해 팬들은 함성을 질렀고, 추신수는 헬멧을 벗고서 팬들에게 답례했다. SSG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에 도열했고, 이숭용 SSG 감독은 추신수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이로써 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기간 프로로 활약한 야구선수 중 한 명인 추신수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추신수는 부산고를 졸업한 2001년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 위스콘신 팀버래틀러스 소속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마이너리그 723경기 3천145타석을 거쳐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추신수는 2020년까지 빅리그(시애틀-클리블랜드-신시내티-텍사스)에서 1천652경기, 7천157타석, 타율 0.275(6천87타수 1천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렸다. 출장 경기, 안타, 홈런, 타점, 도루 모두 '코리안 빅리거 최다 기록'이다. 20홈런-20도루 달성(2009년), 사이클링 히트(2015년) 등 메이저리그 아시아 최초 기록도 세웠다.

한국으로 돌아온 추신수는 2021년 SSG에 창단 멤버로 합류했다. 올해까지 KBO리그 4시즌 동안 439경기 1천843타석에 섰다. 타율 0.263,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51도루를 남겼다. 특히 타자 부문 최고령 기록을 모두 바꿔놨다. 2021년에 21홈런-25도루를 기록해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운 추신수는 은퇴를 예고한 올 시즌에도 펠릭스 호세(전 롯데 자이언츠)가 보유했던 KBO리그 최고령 타자 출장, 안타, 홈런, 타점 기록을 모조리 바꿨다.

미국에서도 '가장 먼저 출근하는 선수'로 유명했던 추신수는 한국에 와서도 이 같은 루틴을 이어가는 등 야구에 대한 치열함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추신수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국내 복귀 후 4년 동안 30억원 이상을 기부했으며, 구장 환경에 관한 목소리를 내면서 잠실구장 라커룸 개선을 이끌어낸 바 있다.

추신수는 키움과 경기 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마지막 경기에 나섰을 때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열려 아쉬웠다"며 "관중들의 응원을 받으며 마지막 타격을 하는 이런 상황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접전 양상을 보이면 출전을 안 하려고 했다"며 "이 기회를 준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홈런 2개를 쳐서 점수 차를 벌린 최정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서 추신수는 "가을 야구에 나서는 건 어려워 보인다"며 "일단은 좀 쉬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뒤에서 동료들을 응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SSG는 추신수의 은퇴식을 2025년에 열기로 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