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으로 돌아가겠다며 버스를 훔쳐 타고 파주 통일대교에서 월북을 시도한 30대 탈북민에 대해 경찰이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안보수사대는 30대 남성 A 씨를 차량절도, 무면허 운전, 군사기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검찰 등 관계 기관과 구속영장 신청, 혐의 적용 등을 협의하고 있다”며 “일단 명확하게 드러난 죄명들이 적용됐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께 파주시 문산읍의 한 차고지에서 마을버스를 훔쳤다.
버스 앞문 쪽 수납공간에 차 키가 보관돼 있어 어렵지 않게 차를 몰고 달아날 수 있었다.
이후 A씨는 약 4.5km를 달려 통일대교 남단 쪽으로 진입했고, 바리케이드 같은 구조물을 피해 통일대교 북쪽으로 약 800m를 달리다 결국 북문 검문소 앞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 멈췄다.
A 씨는 2011년 제3 국가를 거쳐 혼자 탈북한 후 일정한 직업 없이 건설 현장 일용직 등으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남한에서 삶이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음주나 마약 상태는 아니었으며, 통일대교만 넘으면 북한으로 갈 수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대교는 북한과 맞닿은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등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군 경계가 철저한 곳이다.
이 곳은 사전에 허가를 받았거나 출입증이 있는 민통선 내 마을 주민 등만 검문을 통해 건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