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가 시화호 옛 뱃길 복원 사업에 국내 최초의 순수 전기 유람선 운항이라는 명예를 포기하고 디젤 엔진 등의 일반 선박으로 먼저 항로를 여는 대안을 계획하고 있다.(7월16일자 11면 보도)
70억여원이 투입된 사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결국 명예보다 안전과 실리를 선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4일 안산시에 따르면 시화호 옛 뱃길은 선박 등을 통해 상록구 사동 호수공원 인근 안산천 하구와 반달섬, 구방아머리선착장까지 편도 21㎞를 잇는 복원 사업이다.
시는 수질 보호 등 환경을 위해 40t 규모(승선 인원 40명)의 2층 순수 전기 유람선으로 항로를 개척하려 했지만 충전 등에서 여전히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해 취항 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결국 시는 명예를 포기하고 일반 선박을 먼저 투입하는 안을 꺼내 들었다. 건조는 했지만 취항하지 못하고 있는 순수 전기 유람선과 같은 규모의 일반 선박을 고려하고 있으며 계약 심사 등 올해 사업자를 선정, 내년 본예산에 사업을 반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계획의 초기 단계인 만큼 예산 규모나 운영 기간 등은 미정이다. 순수 전기 유람선의 안전성 확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일반 선박 운영 기간에 전기 유람선의 안전성 검사 및 시험 운항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여기에 항로도 기존 21㎞에서 13㎞로 축소돼 반달섬에서 구방아머리선착장만 먼저 운영할 예정이다. 선박 운항에 안산천의 하구 수심이 충족하지 않아 안정성을 확보한 뒤 애초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다만 사업 지연과 예산 낭비 및 추가 반영 등에 대한 지적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전기 유람선 건조에만 70억여원의 예산 중 25%에 달하는 17억9천여만원이 투입됐다. 일반 선박에 대한 비용 추가가 불가피하다. 게다가 이미 조성된 안산천 하구 선착장도 목적과 달리 당분간 해양아카데미 등으로 활용될 수 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사업이 계속 미룰 수도 없고 안전도 포기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계획한 대안”이라면서 “안산천 하구도 수심 등을 계속 검토해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